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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고은영도 예전에 직장에 있을 때 억울함을 참은 적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답답하진 않았다.

방금 나 집사가 이런 결정하기 전에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

“화나긴 해도, 생각해 보면 다 상관없는 사람들인데 화낼 가치가 없죠.”

혜나의 말에 고은영은 약간 충격을 받았다!

“멘탈이 정말 강하시네요!”

“별로 가치 없는 사람한텐 화내지 않는 게 좋아요. 자기 몸만 상하죠 뭐.”

하긴 사실이다!

전에 조보은이 매번 자신을 화나게 할 때마다 고은영도 이렇게 생각했다.

화낼 게 뭐가 있어? 다들 별로 가치도 없는 사람인데!

“자, 일어나서 과일 차 좀 마셔요. 제 솜씨 맛 좀 보세요.”

“혜나 씨가 끓인 거예요?”

“네, 다 과일 그 자체의 달콤함이에요, 설탕은 하나도 안 넣었어요, 몸에도 좋은 차에요.”

혜나가 차를 그릇에 덜어주며 말했다.

설탕을 넣지 않았다는 말에, 고은영은 더 맛보고 싶었다.

전에 의사가 임신했을 땐 설탕을 적게 먹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고은영은 혜나가 과일 차를 끓였다고 했을 때, 당연히 설탕을 넣고 만들었을 줄 알았다.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은은한 달콤함과 과일 본연의 맛이 잘 어우러져서 편안한 맛이었다.

“맛있어요.”

고은영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모님, 좋아하시면 한 그릇 더 드세요. 나머지는 따뜻하게 데워서 도련님께 드릴게요.”

“단 거 좋아해요?”

고은영은 궁금했다.

“너무 단 건 싫어하시는데, 이 정도 단 건 드세요.”

고은영은 대충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전에 배준우가 하원에 돌아가지 않을 때마다 란완으로 왔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면 그의 입맛을 이렇게 잘 파악하고 있지 못했을 것이다.

방금 나 집사 때문에 망쳤던 기분이, 혜나의 과일 차 한 그릇으로 순식간에 풀렸다.

요즘 고은영은 식욕이 꽤 좋았다.

그래서 앉은 자리에서 과일 차 두 그릇을 순식간에 마셨다.

그녀가 마지막 한 모금을 다 마셨을 때, 배준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네.”

“어때? 좀 익숙해?”

배준우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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