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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고은영은 컵을 받아 들고, 물 절반을 마신 뒤에야 마음속의 공포가 조금 가라앉았다.

“또 감기 걸렸어?”

“그런 것 같아요!”

고은영은 서둘러 대답했다.

그녀는 지금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 배준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그가 말만 하면...!

그의 대화 리듬에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고은영은 이 마지막 순간에 그동안 공들였던 탑이 무너질까 너무 두려웠다.

배준우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대며 말했다.

“음, 열은 없는데.”

“가끔 열이 안 날 때도 있어요.”

배준우는 그렇게 그녀가 거짓말하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지켜보고 있었다. 고은영은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운지 전혀 알지 못하고 계속해서 거짓말하려고 애쓰고 있다. 배준우와의 관계가 끝날 때, 이 거짓말도 끝낼 생각이었다.

아침 식사 때.

나태웅이 왔다.

그러자 배준우가 고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넌 출근하지 말고 여기 있어!”

“네.”

그녀는 평소 같으면 여기 있지 않겠다고 했을 텐데, 오늘 아침 배준우의 그 말들 때문에 지금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지금 그녀는 그저 서둘러 배준우와 떨어져 있고 싶었다.

만약 오늘 아침 같은 그런 대화가 더 오고 간다면, 고은영은 더욱 어찌할 바를 몰랐을 것이다.

그녀가 쉽게 알겠다고 하자, 배준우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무슨 일 있으면 나 집사 찾아.”

“네, 알겠어요!”

나 집사는 어제 한 무리의 도우미를 데리고 밖에서 그들을 맞이했던 집사다.

얼추 50대쯤 되어 보이는데, 정신력은 아주 대단했다.

배준우를 마주할 땐 세상 공손하고, 도우미들을 마주할 땐 얼굴에 위엄이 넘친다.

고은영은 배준우를 쳐다보며 물었다.

“저, 량천옥, 그리고 그 집 사람들 란완 리조트가 대표님 것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아니, 몰라.”

“네!”

어쩐지!

만약 량천옥이 란완 리조트가 배준우의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감히 배준우와 싸울 엄두도 못 냈겠지!

란완 리조트는 10년 전에 완공됐다. 모두가 란완 리조트 주인의 권세에 대해 의논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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