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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아, 설민준이라고, 해외에 있을 때 알게 된 친구예요. 성남에는 어제 처음 오는 거라 머물 곳이 없다고 해서 하룻밤 재워준 거예요.”

도예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대답했다.

꾸밈없는 그녀의 표정을 보자 서지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자기가 이 집 남자 주인이라고 하던데.”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설민준은 목을 살짝 움츠리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설명했다.

“형님이 잘못 들어셨겠죠…… 제 뜻은 제 차림새가 이래서 옷, 옷 갈아입겠다는 뜻이었어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설민준은 도망치듯 사라졌다.

그 사이 서지우의 진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나야, 너 아이 아빠도 없이 혼자서 애 키우는데 집에 아무 남자나 끌어들이는 건 아니지. 만약 저 사람이 갈 데가 없다면 서 씨 저택에서 머물게 해.”

“오빠, 걱정 마요. 저 애들 유치원 보내고 회사로 바로 갈테니까.”

도예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던 그때.

“너 일 봐. 애들 유치원 내가 데려갈게.”

설민준이 고개를 쑥 내밀며 끼어들었다.

해외에 있을 때 도예나는 애들을 설민준에게 자주 맡겼었다. 그는 신뢰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두 아이에게만큼은 누구보다도 세심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들리자 도예나가 아이들 가방을 문 앞에 놓으며 신신당부했다.

“애들 유치원 들어가는 것까지 보고 가. 알았지?”

“내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그것까지 일일이 말할 필요 없어. 얼른 가서 일 봐!”

확답을 받고 난 도예나는 그제야 가방을 들고 서지우의 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차가 별장을 나서는 순간 그녀는 또 한 대의 차량이 그들 뒤를 쫓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서지우도 발견했는지 그녀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아침에 여기로 올 때도 저 차량이 대문 앞에 세워져 있었어. 지금 또 따라오는 걸 보니 우릴 미행하는 것 같은데.”

“어제 애들 데리러 유치원에 갔을 때도 저 차가 따라붙었어요. 해외에서 온 지 며칠도 안되는데 대체 누구에게 원한을 샀다고 이러는지.”

“도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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