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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서재 밖, 염씨 집안의 집사 염옥정이 회색 두루마기를 입고 몸을 수그린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관씨 집안의 아가씨가 뵙기를 원합니다.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관신주?

염진은 이마를 찌푸리며 낮게 말했다. “들여보내게.”

염옥정이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허리를 구부리며 답했다.

“네!”

30초도 안 된 사이 관신주가 도착했다.

그녀는 여비서를 데리고 오지 않고 홀로 염가의 서재로 들어갔다. 청춘의 기운이 넘치는 얼굴에는 수줍음이 가득했다. 사무실의 냉철한 여회장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관신주는 아주 자연스럽게 염진의 맞은편에 앉아 부드럽게 말했다.

“오랜만에 뵙는데 아저씨 풍채가 여전하시네요.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폐가 되지는 않았으면 해요.”

예전처럼 아주 예의 바른 모습이었다.

염진은 고서를 쥔 채 관신주를 보면서 말했다.

“집안끼리 오래된 친구잖아. 도움이 필요하면 직접 말해도 괜찮다.”

관신주는 얼굴을 붉히더니 가볍게 말했다. “구준 오빠…”

역시 그 일 때문에 온 거였어!

염진은 책을 내려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네가 그 일로 찾아올 줄 알았어, 하지만...”

염진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너도 잘 알겠지만, 그 자식은 이미 우리 집안 사람이 아니다. 더이상 우리 집안이랑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다. 너희 집안이랑은 더 안 맞는 사람이고.”

“게다가 너희 집안은 가법이 엄한데, 어떻게 버린 자식을 사위로 맞이할 수 있어?”

염진은 관신주의 창백해진 얼굴을 들여다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보였다.

“신주야, 네가 괜찮다면 우리 염가의 딸이 되어주렴. 그럼 내가...”

관신주의 안색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그녀가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바로 염구준과의 혼약을 이행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염진의 딸이 된다면 염구준과는 남매가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그럼 혼약은 자연스레 깨질 테고 더 이상 추호의 희망도 남아있지 않다!

“구준오빠가 청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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