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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7화

손자 역시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어떻게 돌을 던진 걸로 이렇게나 큰 물보라를 일으킬 수 있는지 던진 자기마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에 호수에서 다시 물보라가 일더니 곧이어 염구준이 뭍으로 올라왔다.

"쯧. 짜증나네."

그저 단순한 계획이었는데 남의 속임수에 넘어가 버렸으니 기분이 좋지 않은게 당연했다.

그러나 흑풍 존주에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짧은 시간 내에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을 다 짜낸 뒤였다.

"할아버지, 저 알았어요. 저 사람이 한 것 같애요."

손자가 염구준을 가리켰다. 구체적인 상황은 중요하지 않으니 우선 남한테 덮어씌우는 게 급선무였다.

"물건 정리하고 이만 돌아가세요. 여기는 곧 수사 지역이 될 테니까요."

말을 마친 후 염구준은 휴대폰을 꺼내 현지의 주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렇게 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가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거위 호수의 물귀신마저 그에게 잡힐 줄 누가 알았겠나!

"존주님, 염구준이 뭍으로 올라왔는데, 조금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10여킬로메터 떨어진 고층건물에서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한 남자가 망원경을 보고는 놀라며 보고했다.

"상관없어. 그냥 바둑알일 뿐인걸."

흑풍 존주는 가볍게 말했지만 눈에는 살짝 실망감이 어려있었다. 매번 염구준을 잡으려는 계획을 실시할 때마다 사실 속으로 이길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부하가 물었다.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려면 고씨 가문부터 봐야 해. 이 일은 신경 쓸 필요 없어."

흑풍 존주는 말을 마치고 힘없이 의자에 기대었다.

염구준과 같은 강대한 적수를 상대로 정말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옥패를 가지기 위해서라면 싸우는 방법밖에 없었다.

사실 속으로는 매우 모순적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날 밤, 손씨 그룹 경비실.

염구준은 책상 옆에 앉아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을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입꼬리가 올라가 있네요. 성과가 좋은가 보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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