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먼저 데려올게.”고대영은 더는 말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별장에서 나왔다.그가 가자마자 고대강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에휴. 바보 같은 대영아. 매사에 원칙을 지켜서 뭐 하냐?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났어.”고씨 가문의 부가주가 되려면 실력 외에 독특한 수단도 있어야 했다.“여봐라!”“부가주님, 부르셨습니까.”“청해에 있는 고씨 가문의 모든 고수들을 불러오거라.”“네.”고대강은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서 다른 계획을 세웠다.한 시간 뒤, 염구준은 고대영을 따라 별장으로 가고 있었다.“네 형이 나랑 손을 잡겠다고 했다고?”염구준은 믿기지 않았다. 비록 고대강과 본 적은 없었지만, 최근 그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절대 타협할 사람이 아니었다. 일처리가 악랄하며 항상 사람을 이용해 여지를 두지 않는 편이었다.“그래. 형이 직접 대답했으니 거짓말이 아니야.”고대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형이 자신은 속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나와 네 형이 붙으면, 누구 편을 들 거야?”하지만 염구준은 수상쩍었다.“그럴 리가 없어. 형님은 한 번 알겠다고 하면 절대 공격하지 않아.”고대영은 질문을 피했다.솔직히 말해서 그도 자신의 형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몰랐다. 그러자 염구준은 더는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만약 나까지 말리면 너를 바로 죽여버릴 거야.”처음부터 고대영을 좋게 보았지만 본인을 죽이려 든다면 사정을 봐주지 않을 것이다.세력 간의 싸움은 이렇게 잔혹했다. 우정 따위 없다. “알았어.”고대영은 운전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니 염구준의 말도 일리가 있는 듯 했다.솔직히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필요한 경우 직면해야 했다.끼이익!큰 자동차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별장 앞에 차를 주차한 후 두 사람은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그런데 예상과 달리 별장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염구준이 주변을 둘러보면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살해할 목적으로 초대했다면 그럴 능력이 있는지나 보
”당연히 3개죠. 하나라도 부족하면 안 됩니다.”고대강이 단번에 대답했다.역시 고씨 가문은 옥패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게 맞았다.“하하하, 그렇게나 많은 옥패를 어디 무덤에 가져가시려고요?”염구준이 못마땅하게 말했다.그의 옥패를 노리는 자들은 대부분 다 죽었고 흑풍이 그나마 오래 버티고 있었는데 감히어딜 넘 보는지 한심했다.“둘째, 봤지? 염구준이 원하지 않으니 내 탓 하지 말거라.”고대강은 더는 염구준과 상의하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섰다.“앞으로 각자 능력을 발휘해서 누가 먼저 죽는지 지켜봅시다.”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자 염구준도 자리에서 일어섰다.“그게…”안색이 굳어진 두 사람을 보며 고대영은 다소 실망했다. 어렵게 성사시킨 자리가 이렇게 무산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여기까지 왔는데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하지 마.”“당신 같은 수준으로 날 막을 수나 있겠어?”염구준은 살의가 가득 찬 눈빛으로 고대강을 노려봤다.“형님, 제가 데리고 온 사람입니다. 여기서 싸우시면 안 돼요.”고대영이 재빨리 나서서 그들을 막았다.정말 염구준의 말처럼 그런 상황이 온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다.“가문을 위해서 네 마음대로 할 수 없어.”고대강은 싸늘하게 말을 내뱉으며 누구의 체면도 봐주지 않았다. 이미 화살을 당겼으니 오늘 반드시 염구준을 제거해야 했다.염구준 또한 지지않고 그 자리에 서서 경계태세를 취했다.“그럼 시작하지.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이따가 우리 딸 하원시켜야 하거든.”상대가 어떤 판을 짰는지 한번 놀아보고 싶었다.”“하하하. 미쳤구나. 그럼 네가 어떻게 죽는지 똑똑히 봐라. 쳐라!”고대강이 명령을 내리자 별장 곳곳에 숨었던 부하들이 작살을 들고 나타났다.염구준은 이들을 보자마자 호수 밑에서 봤던 놈들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했다.스스슥!그때, 부하들이 염구준과 고대영을 향해 무자비로 작살을 던졌다.“형님, 저까지 죽이려고 그러십니까..?”고대영은 납득할 수 없었다.형제끼리 서로 죽이려고 들다니 얼마나 가슴이 찢어
”감히 날 죽이려고 해?!”염구준이 피식 웃었다.여섯 명이 공격해도 그는 여전히 여유로움을 유지했다.“하하하, 언제까지 웃을 수 있나 보자.”고대강은 허리에서 연검을 뽑아 매화검법을 펼쳤다.고씨 가문의 검법은 그도 할 수 있었다.하지만 검을 휘두르는 순간, 염구준이 옆으로 피하는 바람에 날카로운 검기가 한 부하를 향해 버렸다. “안 돼!”방금 무자비하게 공격했더니 다른 것은 생각도 못한 것이였다.다행히 부하가 반응이 예민하여 검기를 피할 수 있었다.‘휴, 다행이야.’그가 안도의 숨을 내쉴 때, 염구준이 그를 향해 주먹을 날리며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다.비록 검기는 피했지만 전투 흐름은 이미 흐트러지고 곳곳에 약점이 드러났다.“너…”고대강이 자기 편을 공격하게 되자 체면이 깎여서 씩씩거렸다. 단체 전투에서는 제멋대로 굴면 안 된다.“계속 공격해. 저놈을 죽여 버리라고!”고대강은 연검을 휘두르며 염구준을 행해 돌진했다.나머지 네 명도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뒤를 바짝 따랐다.그렇게 그들은 이미 목숨을 걸고 싸우는 지경까지 이르렀다.“퉤! 매화검법을 쓰레기처럼 사용하다니 창피해 죽겠어.”염구준이 조소를 날렸는데, 그의 말에는 안타까움도 깃들어 있었다. 고대강이 사용하는 검법은 형태를 갖추긴 했지만 검의는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촤아악!검광이 번쩍였지만 염구준의 두 손가락에 잡혀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아마 세상에서 그 만큼이나 이 검법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또 없을 것이다.이어서 염구준이 앞으로 다가가 고대강의 검을 빼앗고 상대방을 뒤로 물러나게 했다.“매화검법, 낙화!”염구준은 양손으로 검을 잡고 검을 가볍게 흔들어서 화염검을 주변에 발산했다.“검의다! 전력으로 방어하라!”고대강은 강력한 적을 만난 듯 전신의 기운을 끌어 모아 방패를 만들었다.“뚫어라!”염구준이 움직였다.검에 죽음의 기운으로 가득 찬 것처럼 서늘한 빛이 반짝였다.‘엄청 강한 검의야!’고대강은 속으로 식겁했다. 염구준이 매화검법을 이
염구준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칼을 피해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가자!”두 사람이 동시에 일격을 날린 후, 흑풍은 고대강을 데리고 서둘러 도망쳤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친 것을 보니 염구준이 두려워서 맞설 용기가 없는 모양이다.염구준은 벽을 뚫고 도망가는 두 사람을 바라볼 뿐, 쫓지는 않았다.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추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휴. 헛수고만 했네.”그는 시계를 보았는데, 마침 딸을 데리러 갈 시간이 다 되었다. 한 편, 고대영은 쭈그리고 앉아 가슴이 찢어지도록 고함을 질렀다.“대체… 대체 왜 외부인과 손을 잡고 자기 사람을 함정에 빠트리는 거냐고!”고대강과 흑풍이 함께 도망치는 것을 보니 한 패라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고씨 가문과 염구준 사이에 이간질을 한 사람은 바로 고대강이라는 사실이 된다. 고대영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넋이 빠진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나머지는 너한테 맡길게.”그러자 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긴 후 별장에서 나갔다.지금 고대영을 설득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다.사실 스스로 납득하는 방법밖에 없기도 했다. 자신의 형제에게 죽임을 당하는 고통을 아는 사람은 몇 명 없을 것이다.염구준은 무사히 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이런저런 일들을 마쳤더니 벌써 오후가 되어 부하들을 불러 보안실에서 회의를 열었다.“내일 상업 위주로 고씨 가문의 산업을 전면 공격할 거야. 너희들 임무는 손씨 그룹 간부들의 신변을 차질 없이 보호하는 것이야. 이것이 상세한 계획표야. 일단 보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해.”염구준은 준비한 계획안을 그들에게 나눠주었다.고대강이 흑풍과 결탁하고 가문까지 희생하며 그를 해치고 있으니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다.고씨 가문에서 고대강을 처벌하는 것은 그 가문의 일이지만, 지금 모든 산업이 고대강의 손에 있어 어쩔 수 없이 먼저 공격해야 했다.“네!”모두 이구동성으로 힘차게 대답했다.“문제없으면 돌아가서 준비해. 이번에도 멋
그렇게 총성이 없는 전쟁은 서막을 내렸고, 그 뒤로 며칠 동안 두 기업은 끊임없이 맞붙었다.결국 용하국 사업계에 변화가 일어났고 적지 않은 회사에도 영향을 받았다.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수많은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줄을 서야 했다.몇 차례 맞붙은 후, 고씨 그룹은 대량의 산업을 잃은 것은 물론 패배를 거듭했다.상업은 전쟁터와 같아 패하면 그 대가는 의심할 여지없이 참혹했다.고씨 가문에서 연거푸 패배하자 드디어 물불 안 가리고 미친듯이 행동하기 시작했다.…한편, 대웅시 손씨 그룹 지사.철푸덕!한 남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당장이라도 생을 마감할것만 같았다.“백 대표님..!”나머지 직원은 이미 제압을 당해서 소리만 지를 뿐 전혀 반격하지 못했다.“말해. 계좌 비밀번호 뭐야?”그때 한 남자가 백 대표라는 자의 가슴을 발로 밟으며 추궁했다.“회사 돈인데 너희들한테 말할 수 없다. 포기해.”이미 의식이 희미해진 백 대표는 본능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혹시라도 말 실수를 할까 봐 계속 속으로 묵념했다.“씨발!”그러자 그 남자는 욕설을 뱉으며 백 대표의 가슴을 차버렸다.한쪽 구석으로 밀려난 백 대표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고대강의 명령을 받고 온 놈들이 틀림없다.“대장. 저 사람들 이제 어떡합니까?”다른 남자가 직원들을 가리키며 물었다.“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전부 죽여. 손씨 그룹한테 공포가 뭔지 알려줘야 해!”험악하게 생긴 남자는 변태 같은 미소를 지으며 뒷목을 문질렀다. 고대강의 측근이니 성격도 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공포? 애송이 몇 명이 와서 감히 우리한테 겁을 준다고?”바로 그때, 우렁찬 목소리가 홀에 울리더니 한 그림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염구준!”그들은 고씨 가문에서 염구준의 초상화를 몇 번이나 봤는지, 한 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차렸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훈련할 때 염구준의 초
”백 대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안심하고 치료 받으세요.”백 대표 같은 좋은 직원이 있으니 손씨 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기에 염구준은 잘 보살폈다.이때 염구준의 휴대폰이 울렸다. 통화 버튼을 눌렀는데, 휴대폰 너머에서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구준 씨! 고씨 가문에서 또 정예팀을 보내서 다들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위치 보내드리겠습니다!”“바로 갈게요.”염구준이 비장하게 대답했다.고씨 가문이 흑풍과 연합하여 10명 혹은 5명으로 구성된 팀을 미친듯이 파견한 것이다!습격을 대비해 염구준은 인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모두 분산시키고 곳곳에 불을 끄러 다녔기에 다행히 전신경 경지인 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어쩌면 별장에서 싸운 후, 고대강이 더는 나서지 않는 듯 싶었다.염구준 정도의 실력은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여러분, 잘만 버티면 이틀안에 바로 안전해질 겁니다.”염구준은 직원들을 보며 약속했다.긴 말을 늘어놓으면서 위로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워낙 긴박하여 그럴 여유가 없었다.“우린 항상 염구준 씨를 믿습니다!”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힘차게 대답했다.염구준은 다른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를 타고 다음 구조 지점으로 서둘러 향했다.이번 싸움에서는 두 그룹 모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으며 다쳤지만 고씨 가문에서 더 많은 사상자들이 생겼다. 이틀 동안 구조하러 다니던 염구준은 조금 몸이 피곤해졌다. 그 조차도 피곤할 지경이니,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이미 지쳐버린 후였다. 누군가에게 끌려 다니면 이 꼴이 나는 건 당연지사였다.고씨 가문에서 이틀 동안 미친듯이 공격하더니 다행히 지금은 공세가 누그러졌다.“다들 그룹 본부에 돌아가서 공격당한 지점을 보고하세요.”그때 염구준에게 실행 가능성이 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보안실에 다시 사람들을 모았는데, 표정만 봐도 다들 이미 지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제가 본거지를 찾았습니다!”염구준이 그들을 둘러보면서 좋은 소식을 전했다.“정말이에
”흑풍, 정영팀을 보내면 염구준이 앞뒤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을 거라고 했잖아. 근데 이게 대체 무슨일이야..? 우리 사람들 모두 중상을 입었고, 심지어 조력자들까지 다 잃을 판이야.”열받은 고대강은 폭주하면서 손에 잡히는 대로 바닥에 마구 내리 쳤다. 이번 작전은 전면적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 있었다. 사실 지금 그는 상업 쪽이든 무력 쪽이든 염구준과 대항할 자격이 없었다. 이 상황이 더욱 그를 화나게 만든 것이였다. “부가주님, 화를 푸세요. 저희는 큰 일을 도모하는 사람인데 일시적인 득실에 화를 내실 필요가 없습니다.”흑풍의 말은 듣기에 고대강을 설득하는 것 같았지만, 실은 흑풍 자신을 설득한 것이였다. 그 또한 무서웠다. 그리고 여러 번이나 패배하지만 다시 싸우는 그의 용기는 참 감탄할만 하다고 생각했다.“그래, 네가 말해 봐. 이제 어떡하면 좋겠냐?”고대강은 입에 바른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직접적으로 물었다.“고씨 가문의 실력을 총동원한다면 염구준을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흑풍의 눈에 사악한 빛이 스쳤고, 머릿속에는 온통 잔꾀들이 들어차 있었다.고씨 가문과 염구준이 전면전을 벌이면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셈이었다.그 말을 들은 고대강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동원할 수 있는 건 이게 다야.”그러다가 문득 좋은 수가 떠올라 흑풍을 쳐다봤다.“청목 존주가 기계 사람을 잘 개조했다고 들었는데 그걸 갖고 오면 염구준을 계속 제압할 수 있어.”두 여우가 손을 잡으면 호랑의 가죽을 벗기고도 남을 법하니, 일단 기회만 있다면 바로 상대방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고 했다.“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청목이 요즘 무엇을 하는지 도통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흑풍은 대충 핑계를 둘러댔다. 두 사람은 모두 직접 나서지 않으려고 했다. ‘여우 같은 놈.’‘여우 같은 영감탱이.’둘은 속으로 서로를 욕했지만, 애써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침착한 척을 했다. “우리 먼저 철수합시다. 다들 임무를 수행하러 나갔는데 느낌상 안
”마녀는 정면으로 마을에 가서 주민들을 구하고 나머지는 나를 따라와. 이 잡놈들을 전부 쳐 죽여 버리자꾸나!”명령에 따라 각 팀이 일사천리로 움직였다.바로 그때, 한 무리의 그림자가 간우촌을 누비며 스쳐 지나갔다.“경계하라! 습격이다.”실력이 좋은 고씨 가문의 고수들이 단번에 알아차리고 신호를 보냈다.“흑풍, 놈들이 쳐들어왔어.”고대강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옆방을 향해 소리쳤다. 위험에 닥치니 두 사람은 함께 손을 잡고 적을 대할 수밖에 없었다.“갑니다.”흑풍이 대답하는 동시에 결국 문이 부서지면서 몇몇의 그림자가 날아 들어왔다!바로 염구준이였다. 흑풍은 그렇게 기척을 느끼자마자 염구준을 만나 죽도록 얻어맞고 서둘러 도망쳤다.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네 부하들은 어디 갔어?”고대강이 급하게 물었다.“밖에서 싸우고 있겠죠.. 염구준이 적지 않은 고수들을 데리고 와서 귀찮게 되었어요.”흑풍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일어섰다.그가 수련한 것은 저항력이 강한 토원소의 힘이라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다.“우리 철수하자!”고대강은 예전에 염구준과 싸웠던 기억이 떠올라 무리하게 맞서지 않으려고 했다.염구준을 생각만 하면 찔렸던 가슴팍이 서서히 아파오는 것 같았다.“이미 늦었어요.”흑풍이 고개를 저으며 문 쪽을 쳐다봤다.“참 여유롭네. 며칠 동안 이곳에 죽치고 있다니 새해까지 있을 셈이야?”이때, 염구준이 집안으로 들어와 조소를 날렸다.이어서 용필도 뒤를 따라 들어왔다.“염구준, 여긴 어떻게 찾았어?”고대강은 엄청 조심스럽게 움직여서 전혀 노출되지 않았을 거라 믿었다.“흑풍이 알려줬어.”염구준은 흑풍을 가리키며 진지하게 말했다.“흑풍?”그러자 고대강이 고개를 돌려 보더니 바로 반응했다.“하! 네놈이 이간질을 했구나.”그도 사람 마음을 갖고 노는 데 능숙해서 쉽게 속지 않았다.“그냥 한 소리야. 믿든 말든 알아서 하든가.”염구준이 아무렇지 않게 비꼬며 말했다.“염구준, 정말 다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