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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그게..."

고대영은 손을 놓지 않고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사람을 풀어주면 염구준이 바로 번복할까 봐서였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가 어떤 사람이면 상대방도 그럴 거라고 여기곤 했다.

"왜, 또 무슨 문제 있나?"

염구준의 말투는 이미 좋지 않았다.

"우리가 안전하게 떠난 후에야 사람들을 풀어줄 수 있어."

고대영은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체면 따위는 버리고 조건을 내걸었다.

한때 그는 가족으로 협박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지만 결국엔 자신이 싫어하던 모습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휙.

"나와 흥정하지 마. 사람을 풀어주면 떠나게 할 테니까."

염구준은 화가 치밀어 올라 옆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고황호를 들어올렸다.

'왜 또 나야?'

고황호는 울먹이며 반항하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

고대영은 자신이 걱정하던 점을 말했다.

"지금 네가 나를 믿게 할 수는 없지만, 너한테는 나를 믿든지, 죽든지 하는 선택지 밖에 없어."

지금 당장 사람들을 풀어주는 게 염구준이 참을 수 있는 한계였기에 바로 단호하게 말했다.

협상할 때 고려하는 게 많은 탓에 상대방에게 약점을 보여준다면 줄곧 당하고만 있어야 했다.

염구준이 지금 매우 진지하다는 걸 보아낸 고대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염진을 잡든 죽이든 모두 그의 목적이 아니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고씨 가문의 보물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 뿐이었다.

"좋아, 한 번만 믿어줄게."

고대영도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구준이 넌 너무 멍청한 선택을 했어."

염진은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도와 묶인 걸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아들이 이미 커서 통제할 수도 없으니 따르는 수밖에.

사람을 풀어준 후, 고대영은 염구준이 갑자기 공격할까 봐 줄곧 그를 주시하며 천천히 문 쪽으로 기댔다.

"허, 보내준다고 한 이상 그냥 보내줄 거니까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담담하게 말하며 기운을 내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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