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강력한 공세에 그는 아무리 반보천인인 염구준이라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염구준은 오히려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공격을 할 생각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저몸놀림으로 교묘하게 공격을 피할 뿐이었다.그렇게 10분 뒤, 고대영은 싸울수록 자기만 힘이 드는 것 같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공세를 늦췄다.“헥헥.. 너 구자검이 힘을 흡수한다는 걸 알아서 피하기만 하고 공격은 하지 않는 거지? 얍삽한 자식 같으니라고!”고재영은 사실 구자검에 대해 본 적은 있지만 만져본 적은 없었으니 당연히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그러자 염구준은 고개를 저어 공격을 피하고 설명했다.“틀렸어. 힘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구자검을 발동할 때 어마어마하게 큰 힘이 드는 거야.”예전에 그가 구자검을 사용해 전투를 할 때에도 속전속결로 끝냈다.반보천인처럼 강력한 사람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고대영은 이제 다 깨달았지만 염구준이 다가오지 못하게 계속 싸울 수밖에 없었다.“휙!”검을 또 한 번 휘둘렀지만, 힘과 속도가 많이 약해져 있었다.거의 다 됐다!이때만 기다린 염구준이 갑자기 힘을 주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힘으로 무장한 오른손을 뻗어 검을 꽉 잡고, 왼손으로는 주먹을 쥐어 고대영의 아랫배를 가격했다.망했다!고대영은 불길한 느낌에 휩싸였지만, 되돌릴 수 없었다.주먹을 맞고 이미 정신이 없어져 그저 멍하니 구자검을 빼앗기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그가 진 것이다.“아니, 난 질 수 없어.”고대영은 바닥에 쓰러지자마자 뒤돌아 뛰어올라 전신의 영역 전개를 통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이때 그는 두 눈이 빨개지고,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에,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면, 구자검의 진정한 위력을 보여주지.”염구준은 말을 하면서 천천히 검을 들어 한번 휘둘렀다.손에 들고 있던 구자검이 전신 이상이니,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됐다.“구준아, 안 돼!”염진은 이 장면을 보고 급히 달
“그래. 정리하고 출발하자.”염진은 손녀를 보러 간다는 말에 신이 나 더는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청해, 단지 관리실.한밤중 날이 밝기 전,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몇 명이 거들먹거리며 입구로 들어갔다.염구준이 청해에 없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정문으로 드나드는 것이였다.“거기 서, 먼저 등록하시오!”반팔 차림의 젊은 경비원이 관리실에서 걸어 나왔다. 밖에 내놓은 팔뚝은 단단한 근육으로 가득했다.한기가 가시지 않은 밤중에도 그는 전혀 춥다고 느끼지 않은듯 싶었다.그들의 옷에는 검은색 단풍잎이 수놓아져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흑풍 조직의 사람들이었다. “미련한 사람 같으니라고!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니 남 일에 참견하지 마시오.” 한 사람이 걸어 나와 소리쳤다.흑풍 조직은 뻔뻔하고, 당당했다. 경비원이 문밖에서 막아선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이게 제 업무입니다. 먼저 등록하지 않으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경비원이 말하면서 그들의 앞으로 가 길을 막아섰다.“와 씨, 매달 월급으로 딸랑 이백몇십만 원 받으면서 목숨까지 거는 거야?”한 흑풍 조직원이 반짝거리는 무기를 꺼내 흔들며 비꼬았다. “당신들 손쓰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힘 조절을 잘 못하면 죽일 수도 있거든요.” “하하, 설마 나사 하나 빠진 건 아니겠지?”경비원은 진지하게 말했지만 몸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흐르지 않아 흑풍 조직원들은 삿대질을 하며 큰 소리로 비웃었다.원래 그들은 흑풍 존주의 명령을 받고, 손가을을 납치해 가려고 온 것이었는데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혀 버렸으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형들, 장난 그만해요. 바로 처리해 버리면 편하게 임무 수행할 수 있는데 괜히 여기서 힘 빼지 맙시다.”그들 중에서 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손에 나이프를 들고 허세를 부리며 말했다.그가 경비원에게 다가가자 웃는 얼굴이 서서히 음흉해지면서 잔인함이 드러났다.역시 그들은 전혀 착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죽어!”그는 손을 들어
진짜 빠르다!나머지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때는 그 두사람은 이미 죽어있었고, 애초에 구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였다. 곧이어 경비원이 또 움직였다. 경비원의 기술은 마치 군인의 체술같이 하나하나 모두 소박하고 꾸밈이 없었다.흑풍 조직원들은 비록 그가 다음에 어떻게 공격을 할지 알아차렸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고, 힘이 상상 이상으로 세서 차마 피할 수가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우두머리를 제외한 사람들 모두가 순식간에 죽어 버렸다. “단지 육신의 강도가 이렇게 두려울 정도라니, 그냥 괴물 그 자체구나.”비록 그의 전력이 최고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단전의 무성에 이제 막 입성한 강자긴 했다.그의 매서운 공격에 조직원들은 공격도, 피할 수도 없었다.가만히 서있어도 못 때리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어이, 검은 단풍잎, 당신도 흑풍 조직 사람입니까?”경비원은 마치 꿈에서 깬 듯, 그제서야 사람들 옷에 있던 단풍 그림이 보였다.‘저 자식이, 진짜 멍청한 거야, 아니면 멍청한 척하는 거야?’흑풍 우두머리는 경비원의 정체를 정말 가늠할 수 없었다.“맞아, 난 흑풍 조직 사람이다. 이제 무서운 거 알겠지?”흑풍 조직은 악명이 매우 높아 보통 그 존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기 바빠했다. “그럼 너도 죽어야겠네!”하지만 경비원은 달랐다. 그가 사실은 흑풍 조직에 원한이 있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경비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공격을 가했다.“아니!”그러자 우두머리는 순식간에 겁에 질려 피하려고 했지만 두 눈을 크게 뜬 채 역시나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구준이가 예상한 그대로군. 진짜 가을이를 노리러 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했네!” 이 경비원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용필이었다. 전형의 독을 제거하고 난 뒤로 그는 계속 청해에 남아있었고 염구준은 그에게 하는 수 없이 보디가드 자리를 내주었다.어쩔 수 없었다. 해독이 되었으니 남은 건 강한 몸 뿐이고, 머리를 다쳤으니 어려운 일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야? 나 너무 배고파. 우리한테 밥도 안 주고... 무서운 개랑 같은 데 가둬두고... 개한테 여러 군데 물리기까지 했어. 나 너무 아프고 무서워. 흑...”극북빙양, 거대한 전장에서 수많은 함선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그중 붉은색 드래곤이 코팅된 함선의 지휘실 수화기에서 이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하지만 아이의 애절한 목소리에도 염구준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잘못 거셨습니다.”“아니야! 우리 엄마가 날 속였을 리가 없어. 내 이름은 염희주야. 염구준의 딸 염희주라고! 엄마가 그렇게 말해 줬단 말이야.”쿠궁!행여라도 전화를 끊을가 싶어 다급하게 내뱉는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염구준의 눈동자가 드디어 흔들리기 시작한다.염희주?“정... 정말 내 딸이라고?”하지만 그의 질문에 대답 대신 들려오는 건 찢어질 듯한 따귀 소리와 여자아이의 처참한 비명소리였다.“이 계집애가, 발칙하게 몰래 전화를 걸어?”“아,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그러니까 때리지만 말아주세요!”여자아이의 애원을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겨버리고 다시 걸어봐도 묵묵부답.딸이 위기에 처했음을 인지한 염구준은 다급한 마음에 붉은 피를 왈칵 쏟아냈다.“주군!”깔끔한 군복차림의 여자가 다급하게 그를 부축했다.하지만 거칠게 그 손을 뿌리친 염구준이 포효했다.“어서 전세기 준비해. 지금 당장 청해로 돌아간다!”“알겠습니다!”잠시 후, 거대한 전세기가 하늘을 뚫고 사라지고... 수많은 병사들이 수십 척의 함선갑판을 가득 메운 채 무릎을 꿇었다.“안녕히 가십시오, 주군!”다음 날, 청해 교외, 손씨 가문 저택.저택 밖에 선 염구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5년 전, 가문에서 쫓겨나고 킬러들에게 쫓기다 교통사고까지 당했던 순간, 우연히 길을 지나던 소녀 한 명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헤치고 중상을 입은 그를 구해냈었다.그녀의 정체는 바로 손씨 가문의 딸, 목숨을 구해 준 은혜를 갚기 위해 염구준은 기꺼이 데릴사위가 되는 조건
이에 다시 딸을 꼭 끌어안은 염구준이 아이의 뒤통수를 어루만졌다.“아니야. 엄마가 착각한 거야. 아빠 살아있어. 지금 바로 네 앞에 있잖아.”눈물의 부녀상봉을 마친 염구준이 물었다.“그런데 여기 말이야... 혹시 엄마가 보낸 거야?”염구준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던 염희주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아니야! 엄마가 날 이딴 곳에 보낼 리가 없잖아! 우리 엄마가 얼마나 착한데! 이모, 나쁜 이모가 날 여기 보낸 거야. 이모가 엄마랑 날 집에서 내쫓은 거라고...”‘이모?!’생각지 못한 단어에 염구준의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손혜린 그 여자를 이모라고 부른다고? 그럼... 이 아이 엄마는 도대체 누구지? 나랑... 손혜린이 낳은 딸... 아니었나?’이 상황이 당황스러웠지만 염구준은 최대한 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빠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해. 이모 이름이 뭐야?”“이모 이름은 손혜린. 우리 엄마 사촌언니랬어. 그런데... 나쁜 이모가...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도 말래. 이모가 내 엄마래! 어른들은 다 거짓말쟁이야. 그러니까 아저씨도 우리 아빠 아니지?”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던 염희주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눈을 반짝였다.“엄마가 그랬어. 아빠를 구하려다 성대를 다친 거라고. 그래서 말을 못 하는 거라고. 그래도 이건 가르쳐줬다?”염희주은 작은 손가락으로 염구준의 큰 손바닥에 삐뚤삐뚤하게 “염구준” 세 글 자를 적어보였다.“엄마가 가르쳐 준 거야. 아빠 이름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나 제대로 쓴 거 맞지?”한편, 염희주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염구준은 경악스러울 따름이었다.‘날 구하려다 성대를 다쳤다고? 그날 날 구한 게 손혜린 그 여자가 아니었단 말이야? 손혜린 그 여자는 분명 말을 할 줄 알았었지... 그럼 그날 밤, 나랑 첫날밤을 보냈던 그 여잔 도대체 누구야?’“희주야.”전장에서 온갖 못 볼 꼴을 다 보며 살아남은 염구준이었지만 이 순간, 떨리는 목소리만큼은 차마 숨길 수 없었다.“엄마 이름이 뭐야?”그러
혼인신고를 하고 맹세의 키스를 하고 서로의 부모님께 큰절로 인사를 올렸다.5년 동안 전장을 구르면서도 매일 밤 그리워했던 여자가 이 여자였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그리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손혜린은 그녀의 사촌언니이자 희대의 사기꾼이었다!결혼식마저 모두를 속이기 위한 사기극에 불과했다!그는 이제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전신전 군주 염구준이다!그런 그가 이 하찮은 여자에게 5년을 속았다니!“지금… 뭐 하자는 거야?”잠시 당황한 손혜린은 옆에 있는 서재원의 팔을 꽉 잡고는 의기양양한 말투로 말했다.“네 신분을 망각하지 마. 넌 우리 가문 데릴사위야! 어디 감히 내 앞에서 큰소리를 내?”염구준은 낮게 으르렁거렸다.“말해! 왜 나를 속였어?”“5년 전 나와 결혼한 사람이 너 맞아? 손가을은 누구야? 빨리 해명해!”손혜린은 흠칫 어깨를 떨더니 떨떠름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설마… 다 알고 왔어?”알고 왔다니?염구준은 뿌드득 소리 나게 이를 갈았다.역시 그런 거였어!희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그 결혼식은 가짜였다.손가을, 손씨 가문… 저들은 도대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걸까?“혜린아.”여태 말이 없던 서재원이 냉랭한 미소를 지으며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두려워할 것 없어. 저 자식이 진실을 알게 된들 뭘 할 수 있는데? 너 이제 곧 나랑 결혼할 거라고 솔직하게 말해! 저놈은 그냥 벌레야. 남한테 놀아난 줄도 모르는 가련한 버러지일 뿐이라고!”손혜린은 깔깔 웃더니 가면을 완전히 벗어 던졌다. 그녀는 서재원의 품에 안기더니 염구준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어차피 너랑은 이혼할 생각이었으니까 거짓말할 필요도 없지! 넌 내가 널 살려준 은인인 줄 알았어? 내가 왜? 난 손가을처럼 멍청하지 않아!”과거, 손씨 가문은 데릴사위를 공개적으로 모집했다!4대째 내려온 가문은 이번 대에서 대가 끊길 위기에 직면했다. 손가을은 이 가문의 유일한 손녀였다. 결국 어르신은 친척인 손혜린을 호적에 입적시켰다. 손혜
“예전에 잘나갈 때 나도 잘해준다고 선물도 종종 가져다 주고 그랬는데 저 여자 나한테 시선 한번 안 주더라?”서석호는 두툼한 손으로 턱을 만지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전에는 도도하게 굴어도 어쩔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지.”말을 마친 그는 손가을에게 손짓하며 자신의 허벅지를 툭툭 쳤다.“거기, 여기 와서 앉아! 오늘은 오빠가 예뻐해 줄게!”피아노 박자가 다소 빨라지더니 손가을은 두 손을 앞으로 공손히 모으고 휴게실에 있는 손님들을 향해 허리를 꾸벅 숙였다. 다시 고개를 든 그녀는 서석호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짓고는 손가락으로 의사를 표현했다.5년 전 사고현장을 목격한 그녀는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하다가 뜨거운 일산화탄소에 성대가 손상되면서 다시는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되었다.그 뒤로 그녀는 수화를 몸에 익혔다. [죄송합니다. 저는 이제 퇴근해야 해서요. 재밌게 놀다 가세요.]수화로 의사를 전달한 그녀는 다급히 자리를 뜨려 했다.그녀가 서석호의 옆을 스쳐 지나갈 때, 그가 그녀의 옷자락을 우악스럽게 잡았다.“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 애 보러 가는 거야?”그는 야비한 미소를 짓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아, 넌 아직 모르겠구나? 네 딸 희주 있잖아? 손혜린이 걔를 우리 조카한테 보내주기로 했어!”“우리 조카 알지? 우리 누나가 애지중지하는 왕자님이잖아. 애가 좀 멍청하기는 해도 예쁜 여자애들이랑 노는 걸 좋아하더라고! 지난번에 걔랑 같이 놀라고 데려온 여자애가 베란다에서 떨어져 즉사했다지?”손가을은 움찔하며 충격 어린 표정으로 서석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니 소리 없이 흐느꼈다.서석호가 거짓말한 것 같지는 않았다. 손혜린은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남을 애였다.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딸 희주는 그녀에게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왜? 마음 아파?”서석호가 입술을 감빨더니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딸 살리고 싶어? 간단해! 내가 평소에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 거야! 여기 사람
“내가 잘못했어.”염구준은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손혜린한테 속아서 5년이란 시간을 허비했어. 내가 속지만 않았어도….”“이것들이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옆에서 듣고 있던 서석호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염구준의 말을 잘랐다. 그는 염구준의 얼굴에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개 같은 자식, 누군가 했더니 너였구나? 손가네 데릴사위, 염구준?”“감히 내 일을 방해하려 하다니! 죽고 싶어? 내 이놈을 당장!”고래고래 떠들던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손아귀를 뻗어 서석호의 턱을 잡고 비틀었다.우드득!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상하 치아가 순식간에 맞물리며 서석호의 혀를 잘랐다!그 뒤에 이어진 발차기에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던 서석호가 끈 떨어진 연처럼 공중을 날아 우당탕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뒤에 있던 호화 안마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서석호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손가을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염구준의 품에 안긴 염희주마저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190cm를 자랑하는 장신 서석호가 가볍게 나가 떨어져서 피를 토하는 모습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으… 윽….”놀란 손가을도 다급한 마음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염구준의 팔을 밀쳤다.‘도망가. 빨리 도망가. 여긴 서가네 아지트야. 온통 서가네 사람들 뿐이라고!’“두려워하지 마.”염구준은 시선을 돌려 담담한 표정으로 손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만 원한다면 저놈들을 싹 다 죽여 버릴 수 있어. 내 딸과 처를 괴롭힌 놈들은 죽어도 싸!”그냥 겁주기 위한 멘트가 아닌, 전신전 전주의 선전포고였다.어차피 사회의 암 같은 존재들뿐인데 좀 죽이면 어때서?"………" 손가을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물을 흘렸다.죽이면 안 돼, 죽이면 안 돼!당신이 군인이었다 하더라도, 무공이 뛰어나고, 서석호를 죽일 수 있고, 이곳의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