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가장 좋은 고래골옥을 골라, 외부에는 세상에서 유일한 고래골옥이라고 홍보해서 데이몬드가 사게 만드는 거죠.”파마머리 노인은 딱 봐도 대단한 상인 같아 보였다. 그는 보석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 가치에만 관심을 두었다.“황실의 상징 제품으로서 전 세계 허영이 가득한 사람들한테서 이익을 내는 게 더 대단하지 않나요?”또 다른 젊은 상인도 대화에 끼어들어 토론을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한 시간 전에 이곳이 폭탄이 날아다니던 전쟁터였다는 것을 잊은 듯 일을 꾸미고 있었다.“저희 어디 좀 앉아서 얘기하시죠…”사람들은 모두 각자 수다를 떨고 있었고, 염구준의 머리는 빠르게 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가장 급한 일은 자신의 가족을 찾는 일이었다.“좋습니다. 데이몬드의 오피스 건물을 빌리죠!”염구준은 흔쾌히 대답했다. 어쨌든 지금은 상인이 주요 업무이고, 전신은 그저 겸직일 뿐이었다.부자들은 역시 다들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지 데이몬드의 건물은 이미 사람 한 명도 없이 텅텅 비어있었다. 임원들도 모두 철수한 상태였다.염구준을 따라 같이 온 몇몇 상인들이 고래골옥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그는 모두의 의견을 취합할 생각이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세계 정상급의 기업가들이었다.“그래서 결정하셨나요, 선생님?”오후 내내 진행한 토론으로 결과가 나왔다. 철탑국의 디자이너 루이는 자신이 이런 큰 비즈니스 계획에 참여하게 될 줄 몰랐다. 그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당연하죠 루이 씨, 고래골옥은 반드시 당신의 손에서 빛날 겁니다.”염구준은 한번 하기로 한 일은 무조건 지켰다.“그래서 이제 손씨 그룹을 다시 세상에 나오게 해야 합니다. 해영국의 상업 거리에요.”파마머리의 노인 톰슨도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건 마찬가지였다. 보석같이 가치 없는 물건이 그들의 과대광고를 통해 럭셔리 행렬에 오른 것이다.“잘 해봅시다, 선생님!”젊은 이탈리아의 주식 고수도 염구준에게 친절한 손길을 내밀었다.“잘 해봅시다!”염구준은 마
주작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염구준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머리 아파!”염구준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비즈니스가 아니라 주작 때문이었다.가족들이 모두 황실의 궁전에 있다니 염구준도 훨씬 마음이 놓였다. 그는 갑자기 국주도 이 골옥의 계획에 참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전주님, 비즈니스에 전념하실 생각이신가요?”용국 황실 본부, 국주는 염구준의 전화를 직접 받더니 참을 수 없다는 듯 농담을 던졌다.“국주님, 발전이야말로 확실한 도리입니다. 전신전이 아직 존재하고, 저 염구준이 있으니, 국주님께서는 아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염구준은 자신의 태도도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이상 예전처럼 살기 가득한 사람이 아니었다.“좋습니다. 하지만 은세집안은 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큰 스트레스를 견디면 무슨 보상을 해줄 건가요?”국주는 조금 서글프다는 듯 말했다. 은세집안은 확실히 대하기가 어려웠다.“50년 동안 흑주에서 무료로 채굴권을 허가하겠습니다. 용씨 집안과 영씨 가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염구준도 스스로 약속했다. 어쨌든 국주는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당신은 흑주를 무너뜨리겠다고요?”국주는 염구준이 무슨 말을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아 시험 삼아 물었다.“아니요. 저는 흑주를 발전시킬 것입니다. 용국의 도움 아래 발전시킬 겁니다. 저희도 동맹이 필요합니다.”염구준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전신전 외에도 민중이 모두 부유해져야 용국도 진정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좋습니다. 마음껏 하세요. 황실의 주식이 있다면 은세집안도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할 것입니다.”국주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일은 그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는 염구준도 다시 한번 자신을 증명해 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한 시간 뒤, 염구준의 전화기에 익숙한 “’뭐해’ 라는 글씨가 보였다. 아내 손가을이 보낸 문자였다.“구준 씨…”전화가 연결된 그 순간, 손가을은 자신의
흑주 루카다, 흑풍은 이미 자신의 정권을 세워 주변의 작은 국가들은 이미 그가 다 처리했다.“흑풍, 그 자식들 아마 힘이 없는 것 같아. 겨우 손씨 그룹도 처리 못하잖아.”여우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은세집안이 용국의 중대한 사항들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과는 그의 예상을 빗나갔다.“여우, 네 말이 틀렸어.”흑풍이 몰래 웃으며 말했다.“용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라. 황실을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전신전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니, 권위 있는 집안은 무장을 하지 않아.”“그러니까 황실에 실 권력이 있는 국가는 유일하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군대와 경제가 다 국주의 손에 없다는 말이야.”여우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또 무슨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 같았다.“용국은 한량을 키우지 않지. 용국 사람들은 제일 단결이 잘 되고, 동시에 제일 참을성이 없지. 그들은 영웅의 실패를 허용하지 않아.”흑풍은 못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용국에 대해서 알아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여긴 네가 필요해. 난 역시 용국에 좀 갔다 올게. 양쪽에서 쳐서 염구준을 물리치자!”흑풍은 이런 용병들을 관리하는 것이 여우의 특기라는 것과 자신은 비즈니스 전쟁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카디안 영감은 말은 잘 들어. 자기 이익만 챙기는 새끼.”여우는 비즈니스 폭풍에도 점점 더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항상 염구준이 가는 곳의 반대편에 서고 싶어 했다.염구준과 사람들이 덫을 놓자, 데이몬드는 바로 걸려들어 높은 가격에 손씨 그룹의 고래골옥을 구매했다.“그녀를 사랑한다면, 여왕을 대하듯 존중해 주세요.”염구준은 고래골옥 하나를 데이몬드에 팔았다. 마침 카디안 영감이 우쭐거릴 때, 수많은 고래골옥이 나타났다.“약아빠진 용국 사람, 빌어먹을 염구준!”레이먼은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었다. 이제 염구준 한 명이 아니라 거물 몇 명이 더 있었다.시장은 원래 서로 속고 속이는 법이다. 목숨을 건 상황에서는 연민 같은
“용국 국민들이 원하는 건 뭔가요?”청룡은 염구준의 대본대로 국주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다.“들어볼까요?”국주는 청룡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청룡의 대답은 듣고 싶었다.“용국은 천년 제국입니다. 자신의 어떤 신화 체계가 있죠. 하지만 용국은 여태까지 한 번도 종교 신앙이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고래골옥도 하나의 술수에 불과합니다. 한편으로는 신도들이 추측하게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황실에서 압박하는 겁니다.”청룡도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확실하지 않은 물건일수록 달려드는 법이다.“그리고?”국주는 다음 질문이 기다려졌다. 염구준의 아이디어는 한번 들으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용국과 해영국, 설웅국과 서해 대국은 계속 견제 상태에 있습니다. 국민들은 용국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결론도 나지 않았습니다.”“저희는 전신전을 구석에 숨기지 않고 끌고 나가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국주와 전신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야 합니다.”청룡은 말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길을 사방으로 돌렸다. 국주는 그가 대본을 외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염구준 씨와 군사단은 무슨 생각이죠?”국주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비록 청룡 지존은 전신전 전주의 대리 자격으로 왔지만, 실력과 책략을 논하면 염구준과 아직 갭 차이가 많이 났다.“어… 용국은 각 나라의 떠돌이 연예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흐트러진 심리를 바로잡고, 동시에 우수한 연예인들을 배양하며 정상급 연예인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이…”이건 염구준이 생각한 게 아니었다. 군사단의 의견이었다.“이것들은 모두 정신적인 식량에 불과합니다. 국민들은 그래도 자신이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원과 권력을 필요로 합니다.”국주의 질문은 마침 또 청룡이 준비했던 질문 중에 있었다. 그는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역시 국주구나, 역시 군사단이구나!“국민들 모두가 소비할 능력이 생기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살 수 있어질 때 말입니다.”청룡은
한 가드가 갑자기 앞에서 나타나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무례하다!”이가 어르신은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 사람은 가문이 버린 아들 흑풍이었다.“너… 너…”“내가 어떻게 여기에 나타나?”흑풍은 한 걸음 한 걸음 놀라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이가 어르신에게 다가갔다. 두 가문의 가족들이 흑풍을 막으려 했지만, 그에게 한 대만 맞아도 즉사할 것이 분명해 차마 나설 수 없었다.“나한테 덤벼들 만큼 멍청하지는 않겠지!”흑풍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염구준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서 아직 그를 이긴 사람은 없었다.“넌 이씨 가문 사람이 아니다. 우리…”“당신들은 결백하지. 우리 둘째 가족이 총알받이가 됐으니까. 토사구팽이라는 거, 나도 잘 알고 있어!”흑풍의 얼굴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이씨 가문 사람의 공포심이 그를 더욱 흥분시켰다. 이 사람들은 예전에 자신을 개로 쓴 사람들이었다.“어떻게 하고 싶은데?”이씨 가문 장남 이장근이 흑풍을 가로막으며 크게 소리쳤다.“네가 이씨 가문의 다음 후계자구나?”흑풍은 이장근을 보며 눈에 살기가 돌았다.“당연하지!”“아니!”이가 어르신과 이장근이 동시에 대답했는데, 서로 다른 대답이었다.“멍청한 놈!”아들의 대답을 들은 이가 어르신은 절망적이라는 듯 대성통곡을 했다. 역시 흑풍은 그대로 이장근의 목을 뜯어버렸다.“당황하지 말고 조용히 해!”이씨 가문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흑풍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는 또 손을 써서 두 명을 처리했는데, 양손으로 그들의 가슴을 찔러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영감, 이씨 가문의 계보를 내놓으면 당신들은 살아있게 해줄게.”흑풍은 또 이씨 가문 손자 한 명을 손에 쥐었다. 만약 이씨 어르신이 안된다는 말을 한 마디라도 하면 오늘은 아마 가문이 전멸하는 날이 될 것이다.“흑풍, 꿈 깨!”이씨 가문 손자들은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흑풍은 당연히 사양하지 않고 서서히 손에 힘을 주었고 이에 젊은 남자의 팔은 그대로 잘려나갔다.“어때?
“아버지, 당신이 그들을 위해 만든 밀실이 그들의 묘지가 됐네요.”흑풍은 사방에 널린 시체를 보며 즐기고 있었다. 그는 이날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왔다.“편히 쉬어라! 점잖은 척하는 자식들아!”흑풍은 말을 하면서 밀실을 향해 수류탄 하나를 던졌다. 이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은 모두 폭발음과 함께 한 줌의 재가 되었다.“우리 재밌게 놀아보자, 염구준!”순조롭게 이씨 가문을 점령한 흑풍은 이씨 가문 장남의 모습으로 위장하고 이가 어르신의 사망 소식을 외부에 알렸다.“국주의 빚 청산, 전신전이 직접 나서다!”흑풍은 사건을 이슈화시켰다. 이씨 가문 사람들이 처리당했다면, 다른 몇몇 나라들은 분명 연합을 할 것이다.“흑풍, 역시 넌 감정을 숨기는 데 서툴러. 날 너무 얕봤어!”바다 건너, 염구준도 이가 어르신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국주는 직접 그와 유선 회의를 했다.“은세집안과 피맺힌 원한이 있는 것이 흑풍 말고 또 누가 있나요?”염구준은 그제야 흑풍 그 자식이 이미 용국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은세집안에서 배양한 통솔자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어요.”국주의 뜻은 아주 명확했다. 통솔자들은 당연히 반란을 일으킬 것이고, 그는 가장 유능한 조수인 염구준이 필요했다.“국주님, 국주님께서는 4대 지존을 포함한 전신전의 병사들을 조종하실 수 있습니다!”염구준은 국주에게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이렇게 오래된 세력들을 처리하려면 전신전도 반드시 전력을 다해야 한다.“크게 한 번 놀아보자!”염구준도 이 게임이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고 생각했다. 여우는 우선 관여하지 않고, 천천히 용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여우는 흑주에서 미친 듯이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마치 그는 혼자가 아닌 듯했다. 염구준이 잠시 이 일에서 관심을 돌린 때를 틈타, 그는 흑주에서 충분히 많이 벌었다.염구준이 집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손가을은 밤새 들떠있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그룹의 모든 일이 염구준이랑 비교하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손가을도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한쪽에 서있던 진숙영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복잡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보았다. 만약 예전에 모두가 미워하던 이 사위가 아니었다면, 집안은 진작에 망해 길바닥에 나앉았을 것이다.“맞네, 내가 말을 잘 못하네.”손태석은 사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 한 가족인데 네 거 내 거 나눌 필요가 없었다.“아버님, 이제 아버님께서도 상장회사 대표님이신데 차 좀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염구준이 농담을 던졌다. 그는 손태석에게 차를 바꿔줄 생각이 있었다. 그는 장인어른 장모님이 반평생 동안 고생하셔서 버신 돈을 쉽게 쓰지 않으실 거란 것을 알고 있었다.“하이고, 이 나이에 차를 바꾸긴 무슨!”손태석은 바로 거절했다. 그는 그저 회사를 더욱 크고 강하게 만들어 다시 눈부시게 만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제가 준비하겠습니다!”염구준은 장인어른의 돈은 넣어두시라는 뜻으로 말했다. 그는 한번 결정한 일은 무조건 해낸다.가족들은 술을 마시며 즐겁게 얘기를 나눈 뒤, 다음 날 다시 새로운 직책에 투입되었다.염구준은 혼자서 자동차 단지로 향했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한 차들이 모여있었다.그는 장인어른 나이대의 사람들이라면 용국 비영을 가장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용국 대혁명을 대표하는 산물이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안녕하세요!”염구준을 접대하는 건 또 그 젊은 여자아이였다. 다른 직원들은 얼굴이 새파래졌다. 겨우 염구준의 주문 몇 건에 여자아이는 벌써 평생 먹고 살 걱정이 없었다.“내 기억 상 비영도 한정판이 있었는데.”염구준은 한 번도 사소한 일에 많은 말을 한 적이 없었다.“당신도 한정판 비영 뽑으러 왔어요?”젊은 여자아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염구준의 등 뒤에서 건방진 목소리가 들려왔다.“황성 왕자?”염구준은 말투만 듣고 그 사람이 황성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뒤돌아보니 젊은 사람 3명이 있었다.“아늑한 보금자리에 얌전히 있지 못하고
염구준도 더 이상 겸손을 떨지 않았다. 최근 전신전의 소식이 어딜 가도 들리니,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염구준을 다 알고 있었다.“당신이 염구준?!”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다는 듯했다. 바로 눈앞에 무적의 전신이 있었다.“초라해지니까 이제 꼬리를 감추고 사람인 척을 하다니, 청해 사람들이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염구준은 더 이상 황성 왕자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젊은 여자아이에게 그를 데리고 차를 가지러 가달라고 했다.항상 그래왔듯, 일시불 결제는 비밀번호가 필요 없었다.“아무 줄이나 막 서지 마세요. 이렇게 흉흉한 세상에 목숨 날아가는 건 한순간입니다.”수속을 마치고 염구준은 자동차 단지 매니저에게 말했다. 그는 고작 개미 한 마리에게 화를 낼 필요가 없었다.“잠시만요, 저도 손씨 그룹에 갈 수 있나요?”염구준이 차에 올라타자마자, 젊은 여자아이가 바로 따라와 반짝거리는 눈으로 염구준을 보고 있었다.“당연하죠. 타세요. 손가을 대표한테 전화하겠습니다.”염구준은 신비롭게 웃으며 여자아이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나 저 사람이랑 제대로 얘기 좀 해야겠어.”황성 왕자 이사전이 중얼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가문에서 그를 청해로 보낸 것은 임무 때문이었다.“그 자식, 나는 안중에도 없었어…”빠르게 달리는 비영을 바라보며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각자 다른 생각이 들었다.염구준은 차를 몰고 단지 안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역시 비영이 용국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수입 차와 비교해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하지만 당신도 손씨 그룹에 행운을 가져오길 바라!”염구준은 차를 손씨 그룹의 입구에 세웠다. 젊은 여자아이는 그가 알려준 대로 보고를 하러 올라갔다.“아버님, 아버님 새로운 차 한 번 타보시죠!”염구준은 멀리 손태석이 보이자, 페달을 밟고 달려갔다.“염 서방, 자네…”손태석은 뭐라 해야 할지 몰랐다. 가슴 아프지만 설렜다. 비영은 신분의 상징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