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국 국민들이 원하는 건 뭔가요?”청룡은 염구준의 대본대로 국주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다.“들어볼까요?”국주는 청룡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청룡의 대답은 듣고 싶었다.“용국은 천년 제국입니다. 자신의 어떤 신화 체계가 있죠. 하지만 용국은 여태까지 한 번도 종교 신앙이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고래골옥도 하나의 술수에 불과합니다. 한편으로는 신도들이 추측하게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황실에서 압박하는 겁니다.”청룡도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확실하지 않은 물건일수록 달려드는 법이다.“그리고?”국주는 다음 질문이 기다려졌다. 염구준의 아이디어는 한번 들으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용국과 해영국, 설웅국과 서해 대국은 계속 견제 상태에 있습니다. 국민들은 용국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결론도 나지 않았습니다.”“저희는 전신전을 구석에 숨기지 않고 끌고 나가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국주와 전신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야 합니다.”청룡은 말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길을 사방으로 돌렸다. 국주는 그가 대본을 외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염구준 씨와 군사단은 무슨 생각이죠?”국주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비록 청룡 지존은 전신전 전주의 대리 자격으로 왔지만, 실력과 책략을 논하면 염구준과 아직 갭 차이가 많이 났다.“어… 용국은 각 나라의 떠돌이 연예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흐트러진 심리를 바로잡고, 동시에 우수한 연예인들을 배양하며 정상급 연예인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이…”이건 염구준이 생각한 게 아니었다. 군사단의 의견이었다.“이것들은 모두 정신적인 식량에 불과합니다. 국민들은 그래도 자신이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원과 권력을 필요로 합니다.”국주의 질문은 마침 또 청룡이 준비했던 질문 중에 있었다. 그는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역시 국주구나, 역시 군사단이구나!“국민들 모두가 소비할 능력이 생기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살 수 있어질 때 말입니다.”청룡은
한 가드가 갑자기 앞에서 나타나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무례하다!”이가 어르신은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 사람은 가문이 버린 아들 흑풍이었다.“너… 너…”“내가 어떻게 여기에 나타나?”흑풍은 한 걸음 한 걸음 놀라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이가 어르신에게 다가갔다. 두 가문의 가족들이 흑풍을 막으려 했지만, 그에게 한 대만 맞아도 즉사할 것이 분명해 차마 나설 수 없었다.“나한테 덤벼들 만큼 멍청하지는 않겠지!”흑풍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염구준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서 아직 그를 이긴 사람은 없었다.“넌 이씨 가문 사람이 아니다. 우리…”“당신들은 결백하지. 우리 둘째 가족이 총알받이가 됐으니까. 토사구팽이라는 거, 나도 잘 알고 있어!”흑풍의 얼굴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이씨 가문 사람의 공포심이 그를 더욱 흥분시켰다. 이 사람들은 예전에 자신을 개로 쓴 사람들이었다.“어떻게 하고 싶은데?”이씨 가문 장남 이장근이 흑풍을 가로막으며 크게 소리쳤다.“네가 이씨 가문의 다음 후계자구나?”흑풍은 이장근을 보며 눈에 살기가 돌았다.“당연하지!”“아니!”이가 어르신과 이장근이 동시에 대답했는데, 서로 다른 대답이었다.“멍청한 놈!”아들의 대답을 들은 이가 어르신은 절망적이라는 듯 대성통곡을 했다. 역시 흑풍은 그대로 이장근의 목을 뜯어버렸다.“당황하지 말고 조용히 해!”이씨 가문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흑풍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는 또 손을 써서 두 명을 처리했는데, 양손으로 그들의 가슴을 찔러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영감, 이씨 가문의 계보를 내놓으면 당신들은 살아있게 해줄게.”흑풍은 또 이씨 가문 손자 한 명을 손에 쥐었다. 만약 이씨 어르신이 안된다는 말을 한 마디라도 하면 오늘은 아마 가문이 전멸하는 날이 될 것이다.“흑풍, 꿈 깨!”이씨 가문 손자들은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흑풍은 당연히 사양하지 않고 서서히 손에 힘을 주었고 이에 젊은 남자의 팔은 그대로 잘려나갔다.“어때?
“아버지, 당신이 그들을 위해 만든 밀실이 그들의 묘지가 됐네요.”흑풍은 사방에 널린 시체를 보며 즐기고 있었다. 그는 이날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왔다.“편히 쉬어라! 점잖은 척하는 자식들아!”흑풍은 말을 하면서 밀실을 향해 수류탄 하나를 던졌다. 이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은 모두 폭발음과 함께 한 줌의 재가 되었다.“우리 재밌게 놀아보자, 염구준!”순조롭게 이씨 가문을 점령한 흑풍은 이씨 가문 장남의 모습으로 위장하고 이가 어르신의 사망 소식을 외부에 알렸다.“국주의 빚 청산, 전신전이 직접 나서다!”흑풍은 사건을 이슈화시켰다. 이씨 가문 사람들이 처리당했다면, 다른 몇몇 나라들은 분명 연합을 할 것이다.“흑풍, 역시 넌 감정을 숨기는 데 서툴러. 날 너무 얕봤어!”바다 건너, 염구준도 이가 어르신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국주는 직접 그와 유선 회의를 했다.“은세집안과 피맺힌 원한이 있는 것이 흑풍 말고 또 누가 있나요?”염구준은 그제야 흑풍 그 자식이 이미 용국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은세집안에서 배양한 통솔자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어요.”국주의 뜻은 아주 명확했다. 통솔자들은 당연히 반란을 일으킬 것이고, 그는 가장 유능한 조수인 염구준이 필요했다.“국주님, 국주님께서는 4대 지존을 포함한 전신전의 병사들을 조종하실 수 있습니다!”염구준은 국주에게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이렇게 오래된 세력들을 처리하려면 전신전도 반드시 전력을 다해야 한다.“크게 한 번 놀아보자!”염구준도 이 게임이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고 생각했다. 여우는 우선 관여하지 않고, 천천히 용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여우는 흑주에서 미친 듯이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마치 그는 혼자가 아닌 듯했다. 염구준이 잠시 이 일에서 관심을 돌린 때를 틈타, 그는 흑주에서 충분히 많이 벌었다.염구준이 집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손가을은 밤새 들떠있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그룹의 모든 일이 염구준이랑 비교하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손가을도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한쪽에 서있던 진숙영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복잡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보았다. 만약 예전에 모두가 미워하던 이 사위가 아니었다면, 집안은 진작에 망해 길바닥에 나앉았을 것이다.“맞네, 내가 말을 잘 못하네.”손태석은 사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 한 가족인데 네 거 내 거 나눌 필요가 없었다.“아버님, 이제 아버님께서도 상장회사 대표님이신데 차 좀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염구준이 농담을 던졌다. 그는 손태석에게 차를 바꿔줄 생각이 있었다. 그는 장인어른 장모님이 반평생 동안 고생하셔서 버신 돈을 쉽게 쓰지 않으실 거란 것을 알고 있었다.“하이고, 이 나이에 차를 바꾸긴 무슨!”손태석은 바로 거절했다. 그는 그저 회사를 더욱 크고 강하게 만들어 다시 눈부시게 만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제가 준비하겠습니다!”염구준은 장인어른의 돈은 넣어두시라는 뜻으로 말했다. 그는 한번 결정한 일은 무조건 해낸다.가족들은 술을 마시며 즐겁게 얘기를 나눈 뒤, 다음 날 다시 새로운 직책에 투입되었다.염구준은 혼자서 자동차 단지로 향했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한 차들이 모여있었다.그는 장인어른 나이대의 사람들이라면 용국 비영을 가장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용국 대혁명을 대표하는 산물이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안녕하세요!”염구준을 접대하는 건 또 그 젊은 여자아이였다. 다른 직원들은 얼굴이 새파래졌다. 겨우 염구준의 주문 몇 건에 여자아이는 벌써 평생 먹고 살 걱정이 없었다.“내 기억 상 비영도 한정판이 있었는데.”염구준은 한 번도 사소한 일에 많은 말을 한 적이 없었다.“당신도 한정판 비영 뽑으러 왔어요?”젊은 여자아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염구준의 등 뒤에서 건방진 목소리가 들려왔다.“황성 왕자?”염구준은 말투만 듣고 그 사람이 황성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뒤돌아보니 젊은 사람 3명이 있었다.“아늑한 보금자리에 얌전히 있지 못하고
염구준도 더 이상 겸손을 떨지 않았다. 최근 전신전의 소식이 어딜 가도 들리니,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염구준을 다 알고 있었다.“당신이 염구준?!”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다는 듯했다. 바로 눈앞에 무적의 전신이 있었다.“초라해지니까 이제 꼬리를 감추고 사람인 척을 하다니, 청해 사람들이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염구준은 더 이상 황성 왕자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젊은 여자아이에게 그를 데리고 차를 가지러 가달라고 했다.항상 그래왔듯, 일시불 결제는 비밀번호가 필요 없었다.“아무 줄이나 막 서지 마세요. 이렇게 흉흉한 세상에 목숨 날아가는 건 한순간입니다.”수속을 마치고 염구준은 자동차 단지 매니저에게 말했다. 그는 고작 개미 한 마리에게 화를 낼 필요가 없었다.“잠시만요, 저도 손씨 그룹에 갈 수 있나요?”염구준이 차에 올라타자마자, 젊은 여자아이가 바로 따라와 반짝거리는 눈으로 염구준을 보고 있었다.“당연하죠. 타세요. 손가을 대표한테 전화하겠습니다.”염구준은 신비롭게 웃으며 여자아이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나 저 사람이랑 제대로 얘기 좀 해야겠어.”황성 왕자 이사전이 중얼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가문에서 그를 청해로 보낸 것은 임무 때문이었다.“그 자식, 나는 안중에도 없었어…”빠르게 달리는 비영을 바라보며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각자 다른 생각이 들었다.염구준은 차를 몰고 단지 안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역시 비영이 용국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수입 차와 비교해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하지만 당신도 손씨 그룹에 행운을 가져오길 바라!”염구준은 차를 손씨 그룹의 입구에 세웠다. 젊은 여자아이는 그가 알려준 대로 보고를 하러 올라갔다.“아버님, 아버님 새로운 차 한 번 타보시죠!”염구준은 멀리 손태석이 보이자, 페달을 밟고 달려갔다.“염 서방, 자네…”손태석은 뭐라 해야 할지 몰랐다. 가슴 아프지만 설렜다. 비영은 신분의 상징이 아니
용성우가 무슨 말을 더 하려는 순간, 이사전이 룸 입구에 나타났다."이 자는 무슨 사람입니까?"염구준은 용성우의 말에 승낙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염구준은 용성우를 가리키며 이사전에게 물었다."용... 우리가 만나는 것과 상관없지 않나요?"이사전은 하려는 말을 다시 삼켰다. 염구준은 두 사람이 아는 사이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용성우 대표님, 당신도 황실과 연관이 있는 사람이죠? 적어도 연관이 있는 집안이잖아요?"염구준은 의미심장하게 용성우를 바라보았다. 흑풍이 용성우를 찾았다는 것은, 그의 배후 세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말해주었다."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용 대표님은 황성 용씨 집안의 외부 세력이죠?"염구준이 말을 마치자, 용성우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폭로될 줄 생각지도 못했다."흑풍이 당신을 찾을 때, 그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나중에야 알게 되었죠."염구준은 자신의 늦은 깨달음이 불만스러웠다."염 전주, 난 황성 외부 세력이자 버려진 집안이네."용성우는 바로 침착한 표정을 회복했다. 사실이기 때문이다."그럼, 흑풍에 관해 이야기합시다."염구준은 이사전이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으로 들어갔다."흑풍은 이씨 집안 사람입니다. 지금 대대적으로 이씨 집안 종가 성원을 죽이고 있습니다."이사전은 말을 마치고 화로 인해 이를 갈았다."나와 흑풍은 같은 부류의 사람일 것이네. 다만 난 종가를 건드리지 않고 용국에 남았을 뿐이네."용성우는 옛일을 언급하고 싶지 않은 듯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흑풍은 무예가 있는 사람입니다. 용국이 혼란스러울 때 그들은 가문의 수호자였습니다."이사전은 힘겹게 말했다. 이용하고 버리는 것은 대가문이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이가는 확실히 흑풍에게 미안한 짓을 했었다."쫓겨난 건 흑풍의 가족뿐인가요?"염구준은 계속 물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여우는 분명 쫓겨났다고 생각했다."7대 세가는 모두 자신의 분가가 있네."용성우는 고개를
염구준은 이사전을 힐긋 보았다. 과거 부유했던 도련님은 지금 아주 불쌍해 보였다.이사전은 고개를 저으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는 다른 사람이 결제하는 술자리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술을 한참 마시고 있는데, 염구준의 전화가 울렸다. 주작의 개인 번호였다."전주님, 청해에 킬러가 나타났습니다. 본부 임원 한 명이 살해되었습니다."수화기 너머에서 불안한 주작의 숨결이 들려왔다. 방금 큰 싸움을 겪은 것 같았다."지금 어디야?"염구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고 가족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흑풍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외곽에 있는 거래 중심에 있습니다."주작이 답했다. 염구준은 수화기 너머에서 희미하게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 주작을 귀찮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뛰어난 고수일 것이다."바로 갈게!"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고, 용성우에게 결제를 당부하고 자리에서 떠났다."손님, 차 타십니까?"염구준이 아래층에 도착하자마자 택시 기사 한 명이 가까이 왔다."외곽 개발구로 가주세요!"염구준이 목적지를 말했지만, 기사는 줄곧 움직이지 않고 빤히 그를 쳐다보았다."염 전주님, 100근이 되는 폭탄을 견뎌낼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기사가 싸늘하게 말했다. 염구준은 함정인 것을 깨닫고 살짝 놀랐다."죽고 싶어?"염구준이 주먹을 휘둘렀지만, 기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염구준은 머릿속이 텅 비는 것 같았다. 뜨거운 충격이 그의 모든 피부를 태우는 것 같았다."하마터면 큰일 날뻔했어!"염구준은 원소화를 통해 치명적인 피해를 피했지만, 고막은 여전히 은은하게 아팠다.번화가에서 갑자기 폭파 사건이 생기자, 순식간에 난리가 났다. 교통도 꽉 막혔고 수많은 차가 부딪쳐 거리의 교통을 마비시켰다.염구준은 흑주에 다녀온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예전이었다면 죽지는 않아도 반쯤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어쩔 수 없이 염구준은 걸어서 신 개발구로 갈 수밖에 없었다. 주작이
사망한 직원에 대한 배상은 반드시 충분해야 한다. 염구준은 그와 동시에 청해 경찰에게 연락했다. 반드시 소식을 막고 모든 것을 테러 조직의 습격으로 간주시켜야 한다."구준 씨..."손가을은 염구준이 황성으로 떠나는 것이 걱정되었다. 많은 일들을 겪고 나니, 이미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가을아, 몸 잘 챙겨. 꼭 우리 가족과 그룹의 안전을 보장할게."염구준은 아내를 꼭 껴안고 말했다. 흑풍이 제거되지 않으면, 손씨 그룹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 것을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손가을은 한참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도 염구준이 사명을 짊어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주작 씨. 수고스럽지만 구준 씨 잘 돌봐주세요."손가을은 주작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녀 웃음에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주작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사람을 시켜 손가을을 집으로 데려다준 후 주작은 염구준은 따라 청해 공항으로 향했다. 염구준은 되도록 빨리 황성에 도착하려 했다.‘이화 그룹의 청해 입주를 환영합니다.’공항에는 플래카드가 가득 걸려 있었고, 전광판에도 모두 이화 그룹의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염구준은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설마 흑풍도 온 것인가?’염구준은 전광판을 유심히 보았고 이화 그룹의 회장이 흑풍인 것을 확인했다.‘대체 어떤 배후가 있기에, 이가의 사람들을 죽였는데도 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 걸까?’염구준은 이리저리 각 나라에서 떠도는 흑풍이 어떻게 용국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큰일이야!"염구준은 곧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흑풍이 염구준을 찾아낸 이상, 이사전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이사전은 지금 이미 위험할 수도 있다.그가 생각에 잠기고 있을 때 용성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흑풍이 용병을 데리고 청해 호텔을 습격했다."이서전 씨 지금 어때요?"염구준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는 이씨 집안의 사람이 이렇게 사라지길 원치 않았다."지금 곽 군단장께서 지원하러 와서, 이서전도 잠시 안전하네. 하지만 어떤 미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