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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벌레에게 속은 기분이었다.

죽은 척하며 이리저리 작전을 펼치는 걸 보니 꽤나 영리했다.

하지만 오늘 맞딱뜨린 이상 염구준은 그것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염구준은 발끝으로 가볍게 점프해 거대한 지네가 만든 구멍으로 뛰어들었다.

"키이!"

감각이 예민했던 지네는 누군가가 쫓아오는 것을 느끼고 두려움에 찬 소리를 냈다.

그 사람은 너무 강해서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지네는 어느 한 구멍 속으로 들어가 움직임을 멈췄다. 마치 사냥감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약 10미터 정도 내려가자 염구준도 바닥에 도착했다.

얽히고설킨 동굴과 냄새를 보아 분명 그놈의 은신처였다.

여러 갈래의 동굴을 마주한 염구준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냄새도 완전히 사라졌다. 아마도 죽은 척하는 방법을 쓴 것 같았다.

"아!"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 염구준의 기운이 사라졌다.

"......"

이 모든 것을 감지한 거대한 지네는 상황이 유리해진 줄 알고 염구준에게 다가갔다.

그것은 단지 벌레였기에, 모든 행동은 생물의 본능에 따른 것이었다.

염구준 옆에 다가온 지네는 냄새를 맡았다. 불쾌해진 지네는 격노하며 한입에 물어뜯으려 했다.

당장이라도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피를 몽땅 빨아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잘 차려진 밥상은 물거품이 되고 오히려 이빨이 부러졌다.

염구준의 보호 기운은 그렇게 쉽게 깨질 수 없었다.

"하, 벌레와도 속임수를 써야 하다니."

염구준은 몸을 뒤집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죽은 척하며 벌레를 속였던 것이다.

"키이!"

지네가 포효했다.

마치 "네가 감히 나를 속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염구준은 도망치려는 지네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따라가 지네를 두 동강 냈다.

거대한 성충은 몇 번 몸부림치다 결국 죽었다.

강력한 성충이 자신의 은신처에서 죽고 말았다.

동굴 내의 하얀 뼈들을 본 염구준은 지네가 백번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온 염구준은 무릎을 굽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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