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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나는 마치 스프링처럼 그 앞에 뛰어갔지만, 의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내 심장은 쥐어짜듯 아팠다.

나는 의사를 흔들며 말했다.

“우리 딸 괜찮은 거죠. 선생님!”

그는 실망한 목소리로 나를 타일렀다.

“우린 최선을 다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지켜봅시다. 아이 아빠는요? 그도 오는 게 좋을 겁니다.”

절망과 분노에 휩싸여 나는 의사를 붙잡고, 무릎을 꿇고 다시 한 번만 더 노력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하지만 곧 나는 온몸에 관을 꽂은 채로 병상에 누워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하영을 보았다.

나는 영혼을 잃은 짐승처럼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그 뒤를 쫓아갔다.

“하영아, 하영아, 너 괜찮을 거야. 하영아.”

하영은 눈을 감고 온몸이 붕대에 휘감긴 채로 창백한 얼굴로 아무 말 없이 누워 있었다.

지금의 그녀는 마치 망가진 인형처럼 병상에 누워 있었다.

출장 가기 전만 해도 하영은 즐겁게 뛰어놀며 나를 끌어안고 달콤하게 엄마라고 불러주며 내가 돌아와서 함께 놀아주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이렇게 되었다.

아무리 내가 애타게 불러도 하영은 조용하게 대답이 없었다.

그 아이가 중환자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문 앞에서 멈췄다.

문이 닫히며 내 마음도 함께 닫혀버린 것 같았다.

저 안에서 얼마나 무서울까.

“소월아... 애 아빠에게도 알려야 하지 않겠어?”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의사가 방금 말한 것은 가족이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하영의 가장 큰 소망은 엄마, 아빠와 함께 놀고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힘든 순간에도 나는 이혼을 생각할 수 없었다.

하영은 항상 “아빠, 엄마, 나...”라고 말했으니까.

마치 그녀가 그린 가족 그림처럼 비뚤비뚤 그린 세 사람이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아래 초원에서 햇빛을 받으며 놀고 있었다.

내가 집을 나설 때, 하영은 동경 어린 얼굴로 나에게 꼭 약속해달라고 했다.

“엄마, 돌아오면 아빠에게 깜짝 선물을 해줘요. 아빠를 데리고 놀이동산에 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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