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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엄마!
구해줘, 엄마!
Author: 블랙캣

제1화

오후 두 시, 태양이 한창 뜨거울 때 이웃 도시에 출장 중이던 나는 5살 난 딸애 하영의 전화를 받았다.

태블릿으로 걸어온 것 같았다.

딸애는 울먹이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엄마, 엄마, 빨리 와서 도와줘요! 아빠가 나를 차에 가둬놨어요.”

나는 머리가 멍해지고 기절할 뻔했다.

“하영아, 울지 마... 엄마에게 어디 있는지 말해줘. 바로 갈게!”

하영은 조금 진정한 듯 울며 말했다.

“여기는...”

하지만 순간 통화가 끊겼다.

나는 당황해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꺼져 있었다.

다시 걸어도, 여전히 전원이 꺼져 있었다.

태블릿의 배터리가 다 된 모양이었다.

아니지. 나는 그제야 중요한 일을 떠올렸다.

나는 허둥대며 남편 유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받지 않았다.

다시 걸어도, 여전히 받지 않았다.

그사이 나는 회사의 동료들을 불러와 그들에게 신고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미친 듯이 유도진의 전화를 거는 한편 차를 타고 집이 있는 도시로 빠르게 달려갔다.

다행히, 전화가 마침내 연결되었다.

유도진의 짜증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이상 전화하지 마. 바빠!”

전화기 너머에서 여자애의 까르르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난 저거 탈래요!”

아빠?

웬 여자애가 그를 아빠라고 부르는 거지?

하지만 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나는 조급한 마음에 물었다.

“당신 지금 어디야? 하영이는 왜 차 안에 가둬둔 건데?! 빨리 가서 하영이 좀 구해줘...”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 들렸다.

그제야 나는 여자애가 남편의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불만으로 가득했다.

“아빠, 나랑 놀아주기로 약속했잖아요... 전화하면 안 돼요.”

그는 서둘러 여자애를 달래주었다.

“알았어. 알았어. 아빠가 이젠 전화 안 할게! 봐봐. 지금 끄고 있잖아.”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지만,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나의 외침소리는 아예 무시됐다.

“전화 끄지 마. 제발.”

나는 차 안에서 미친 듯이 소리쳤다.

뚜뚜!

다시 걸어보니 전원은 이미 꺼져 있었다.

나는 초조한 마음에 눈물이 솟구쳤고 하마터면 휴대폰을 부숴버릴 뻔했다.

동료의 전화가 걸려와 경찰 측은 이런 일은 처리하기 힘들다며 지구대로 넘겼다고 했다.

그리고 구조자의 정확한 위치를 제공해달라고 했다.

구체적인 위치? 지금 내가 가장 알고 싶은 게 그거라고.

딸이 이미 구해달라고 외치고 있잖아.

나는 자신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좀 더 차분해지자.

지금은 매 순간이 너무나 중요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딸의 위치를 찾는 것이었다.

나는 서둘러 그의 주변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유도진은 오늘 휴가 냈어요! 어디 간다고는 말 안 했는데요!”

유치원 선생님: “하영은 오전에 아빠가 데려갔어요!”

오전에 이미 데려갔다고?

그래서 어디로 갔냐고 다시 물었지만, 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아, 맞다. 그때 하영이 엄마랑 또 다른 여자애도 왔었는데!”

나는 서둘러 물었다.

“같은 유치원 아이인가요? 어떻게 생겼어요?”

“머리가 노랗고 곱슬곱슬했어요...”

순간 나는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았다.

그 아이는 아마 성이 임 씨일 것이다.

임수아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의 머리카락도 노랗고 곱슬곱슬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 남편 유도진의 첫사랑이었다.

유도진은 줄곧 그녀를 좋아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그녀의 뒤를 쫓아다녔다.

그녀를 위해 그는 더 좋은 대학과 더 나은 직업을 포기했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부모님과도 등을 돌렸다.

하지만 임수아는 결국 재벌 2세와 결혼했고 심지어는 임신 후에 결혼했다.

결혼식 초대장을 받았을 때, 유도진은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았고 술에 취해 손목을 긋고 강물에 몸을 던졌다.

곁에서 그를 걱정하던 나도 강물에 뛰어들었지만 수영할 줄 모르던 나는 익사할 뻔했다.

길 가는 사람에게 구조된 후, 그는 나를 끌어안자마자 말했다.

“소월아, 우리 결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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