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채은은 시독이 발작한 후 주세호의 윈워터힐스로 옮겨져서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윈워터힐스라면 주세호가 국내 최고의 의료진들을 모셔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현재 병실 안에서 소채은은 여전히 혼수상태였다.소채은의 부모님은 그녀를 살뜰히 챙겼다.거실 안.노인 백경재, 주세호, 정태웅, 그리고 동산까지 전부 거실에 있었다.“정태웅 지휘사님, 암부가 정말로 국방부에 의해 수배된 겁니까?”질문한 사람은 백경재였다.정태웅은 주먹을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말도 안 됩니다. 국방부에서 왜 갑자기 암부를 겨냥하는 거죠? 암부는 화진의 최고 정보 부문인데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죠?”백경재는 이해할 수 없었다.“문아름 그 지독한 여자가 벌인 짓이 틀림없어요!”정태웅의 두 눈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이황왕 문아름 말입니까?”“맞아요. 그 지독한 여자는 처음부터 우리 암부를 없애고 싶어 했어요. 그녀는 우리 암부가 저하께서 직접 설립한 곳이고 자신에게 굴복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죠.”백경재는 그 말을 듣고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자기 편이 아닌 사람들을 다 없애 버려서 독재하려는 속셈이군요!”옆에 있던 주세호는 고개를 들어 정태웅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서울로 돌아가려고요?”정태웅이 말했다.“돌아가야죠. 당연히 돌아갈 겁니다. 하지만 소채은 씨가... 걱정이 되네요.”암부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된 후로 정태웅은 3대 지휘사로서 지금 당장 서울로 돌아가고 싶었다.그는 민규현과 천현수가 걱정되었고 서울에 있는 암부원들이 걱정되었다.하지만 소채은은 현재 시독이 발작한 상태였고 그 때문에 마음 놓고 떠날 수가 없었다.“소채은 씨는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잘 보살필게요. 정말로 서울로 돌아갈 생각이라면 제가 비행기를 준비해 줄게요. 하지만 현재 서울이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하는데 돌아갔다가... 위험해질까 봐 걱정이 되네요.”주세호는 솔직히 말했다.정태웅도 주세호의 마음을 알고
정태웅은 흥분해서 말하더니 바닥에 널브러진 검은 복면을 쓴 시체들을 가리켰다.“조금 전 이 겁 없는 놈들이 이 근처에 숨어있는 걸 보았어. 그래서 죽였어.”윤구주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사실 윤구주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뒤 곧바로 강성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용인 빌리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텅 비어 있었고 그래서 곧바로 주세호의 윈워터힐스로 왔다.윤구주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그는 우연히도 주변에 매복하고 있던 검은 복면을 쓴 킬러들을 발견했다.윤구주가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자 세 사람은 곧바로 깨달았다.“저하, 드디어 오셨군요. 저하가 정말 너무 보고 싶었다고요!”정태웅은 감격한 나머지 눈시울까지 빨개졌다.윤구주는 웃으며 정태웅의 어깨를 두드렸다.“채은이는?”소채은을 묻자 세 사람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그들의 표정 변화를 본 윤구주는 서둘러 물었다.“왜 그래? 채은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저하, 저하께서 떠나신 뒤 소채은 씨는 갑자기 발작하셨습니다... 지금은 혼수상태예요.”주세호는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소채은의 시독이 발작했다는 말에 윤구주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얼른 날 채은이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줘.”“네!”세 사람은 서둘러 윤구주를 데리고 소채은을 보러 갔다.병실 안.주세호 일행은 윤구주를 데려왔고 소청하는 윤구주를 발견했다.“구주야, 드디어 돌아왔구나!”소청하는 흥분해서 윤구주의 곁으로 달려갔다.“아버님, 죄송합니다. 제가 채은이를 잘 돌보지 못했어요. 걱정 많으셨죠?”윤구주가 말했다.“아냐, 어떻게 네 탓을 하겠니? 그런데 그동안 어딜 갔었던 거야? 왜 이제야 돌아온 거야?”소청하는 윤구주가 부성국에 갔다는 걸 몰랐기에 궁금해서 물었다.윤구주는 그에게 설명해 줄 여유가 없어서 말했다.“아저씨, 그건 다음에 설명해 드릴게요. 지금은 채은이를 먼저 보고 싶어요!”“그래, 그래. 채은이 여기 있어!”소청하는 그렇게 말하면서 서둘러 윤구주를 데리고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침대 위에는 창
그 자리에 있던 정태웅을 제외하면 윤구주가 전성기 실력을 회복했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그건 화진의 무적이었던 남자가 돌아왔다는 걸 의미했다.그리고 10개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살신이 드디어 돌아왔다는 걸 의미했다.하지만 백경재와 주세호는 이러한 것들을 몰랐다.그들은 그저 놀란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볼 뿐이었다. 윤구주는 며칠 만에 사람이 달라진 듯했다.“됐어. 다들 나가보세요. 전 채은이 몸에 있는 시독을 없애야 해요!”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소채은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정태웅, 백경재, 주세호, 소채은의 부모님은 윤구주의 말을 듣고 방에서 나갔다.방에서 나갈 때 천희수는 답답한 심정으로 물었다.“여보, 구주가 우리 딸을 치료할 수 있을까요?”“구주가 치료할 수 있다면 치료할 수 있는 거야.”소청하는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주 회장님이 데려온 그 많은 의료진도 우리 딸의 병을 치료하지 못했잖아요. 그런데 윤구주가... 치료할 수 있겠어요?”천희수는 의심이 들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희 저하는 반드시 믿으셔야 합니다. 두고 보세요. 형수님은 곧 나을 겁니다!”정태웅은 가슴팍을 치면서 장담했다.천희수는 더욱 어안이 벙벙해졌다.우선 그녀는 왜 그들이 윤구주를 저하라고 부르는지, 왜 소채은을 형수님이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에게 있어 윤구주는 그저 기억을 잃은 녀석일 뿐이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신분이 하나 더 많아진 것일까?하지만 정태웅은 당연히 그녀에게 이런 것들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정태웅 지휘사님, 주 회장님. 저하께서... 부성국에 한 번 다녀오시더니 사람이 좀 달라진 것 같지 않아요?”백경재가 갑자기 말했다.윤구주의 문기지인 백경재는 꽤 오랫동안 윤구주의 곁을 지켰다.갑자기 돌아온 윤구주는 외모도, 기운도 아주 많이 달라졌고 백경재는 그 점이 의아했다.“하하하하! 백경재 씨, 우리 저하께서는 전성기 실력을 회복하셨는데 달라지지 않을 수가
정태웅은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맞아요. 바로 그 잡놈들이에요!”“영문의 사람들이 왜 여기 나타난 거죠? 게다가 저희를 감시하다뇨?”주세호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정태웅은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영문 놈들이 국방부에 붙은 것 같아요!”“국방부요?”“네! 영문 놈들은 돈이라면 환장해요. 아마도 국방부에 매수되어 우리를 상대하려는 걸 수도 있어요.”그 말을 들은 주세호는 침묵했다....방 안, 윤구주는 정태웅 등 사람들을 내보낸 뒤 소채은의 시독을 없애기 시작했다.천시 고충은 군형의 가장 기이한 독이었다.사실 이 독에 당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없었다.하지만 마침 윤구주가 수련한 구양진용결로 이 시독을 억누를 수 있었다.전에 윤구주는 기린화독 때문에 순수한 혈액을 사용하여 소채은을 치료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달랐다. 윤구주는 전성기 실력을 회복했고 체내의 기린화독까지 없앴기에 소채은을 치료할 수 있었다.병상 위 소채은을 본 윤구주는 부드럽게 소채은의 창백한 뺨을 쓰다듬었다.“채은아, 내가 곧 시독을 없애줄게. 조금만 기다려줘!”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곧바로 봉왕팔기 중 소생술을 시전했다.“소생술!”윤구주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자 녹색의 생명의 빛이 그의 손바닥에서 나왔다.이 소생술은 사람을 기사회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녹색의 생명의 빛이 나타나는 순간 윤구주는 두 손으로 소채은의 등을 눌렀다. 에너지가 천천히 소채은의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소생술로 치료하는 것은 시간이 조금 걸렸다.약 한 시간 뒤, 소채은의 몸에 드디어 반응이 생겼다. 그녀의 창백하던 얼굴에는 혈색이 돌기 시작했고 사지에 생겼던 시반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시독이 이미 온몸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에 당장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오직 내 구양진용결만이 채은이를 치료할 수 있겠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결연한 눈빛을 해 보였다.그는 반드시 소채은을 치료할 생각이었다.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두렵지 않았다.그 순간 윤구주는 손가
윤구주가 구양진용결을 시전한 순간, 윈워터힐스 전체에 금빛이 감돌았다.소채은의 방 위쪽에는 9개의 금색 빛기둥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세상에, 뭔 일이래요? 여보, 저것 좀 봐요...”마당에 있던 천희수는 소채은의 방에서 9개의 금색 빛기둥이 치솟는 순간 겁을 먹고 비명을 질렀다.소청하도 금색 빛줄기를 보고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다들 놀라워하고 있을 때 정태웅이 갑자기 흥분해서 9개의 빛줄기를 바라보았다.“저하께서 구양진용결을 시전하셨어! 소채은 씨 살 수 있겠어!”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 말을 들었고, 주세호가 가장 처음 반응했다.“구양진용결이요?”“맞아요. 이 세상에 천시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저하의 구양진용결뿐이에요!”정태웅이 다시 말했다.크엉!이따금 용의 울음소리가 소채은의 방 안에서 들려왔다.하늘 높이 치솟은 9개의 금색 빛기둥과 금빛에 둘러싸인 윈워터힐스를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금빛으로 뒤덮인 방 안에서, 윤구주와 소채은 두 사람 또한 금빛에 둘러싸여 있었다.이때 윤구주는 구양진용결을 사용해 소채은의 시독을 없애고 있었다.한 시간이 지났고, 두 시간이 지났다.치료는 밤 11시까지 이어졌다.거의 밤 12시가 되어서야 검은색의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기는 피가 소채은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그것은 시독이었다.검은 시독이 입에서 뿜어져 나와 바닥에 닿는 순간, 바닥이 치직 소리를 내면서 부식되었다.마치 황산처럼 말이다.연달아 10번 넘게 독을 토한 소채은은 드디어 안색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시독을 뱉은 뒤 그녀의 몸에 생겼던 시반은 전부 사라졌고, 감각이 없던 사지도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같은 시각, 윤구주의 금빛 눈동자에서 신념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소채은의 몸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그는 신념을 이용해 소채은의 몸을 엑스레이 검사를 한 것처럼 똑똑히 보았다.소채은의 몸을 확인해 본 윤구주는 결국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드디어 시독을 다
소청하 부부가 당황해하고 있을 때 정태웅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하의 치료가 끝난 게 틀림없어요!”“우리 딸이 나았다는 말인가요?”소청하는 그 말을 듣고 서둘러 정태웅에게 물었다.정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제 예상대로라면 그럴 겁니다.”소청하 부부는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소채은의 방으로 달려갔다.그들은 달리는 와중에 소채은의 이름을 불렀다.소청하 부부가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을 때 소채은은 침대 위에 누워있었고 곁에는 윤구주가 그녀를 보살피고 있었다.“구주야, 우리 딸 어때?”안으로 달려 들어온 소청하가 곧바로 물었다.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채은이 체내의 시독은 깨끗이 처리했습니다.”“정말? 그렇다면 채은이 이제 괜찮은 거야?”천희수가 흥분해서 물었다.“네!”윤구주의 말을 들은 소청하 부부는 더는 참지 못하고 서둘러 소채은의 곁으로 달려갔다.병상 위 소채은은 완전히 회복된 건지 혈색도 좋고 상태도 좋아 보였다. 멀쩡한 사람 같아 보였다.게다가 몸에 있던 시반까지 완전히 사라졌다.딸의 무사한 듯한 모습에 천희수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 그녀는 소채은의 이름을 작게 부르면서 소채은의 손을 꽉 잡았다.“아버님, 어머님. 채은이 체내의 시독을 이제 막 없애서 지금은 푹 쉬어야 해요.”윤구주가 말했다.“그래,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 우리는 그냥 옆에 있기만 할 거야. 절대 채은이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소청하가 말했다.윤구주는 소채은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부드러운 눈빛으로 소채은을 본 뒤 정태웅 등 사람들을 데리고 방에서 나갔다.방에서 나오자마자 정태웅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저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형수님을 치료하셨군요!”“축하드립니다, 저하!”옆에 있던 백경재와 주세호도 기쁜 얼굴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윤구주는 길게 탁한 숨을 내뱉었다.소채은의 시독을 드디어 치료했다.윤구주를 오랫동안 힘들게 했던 문제 중 하나가 드디어 해결되었다.“저하, 형수님께서는 언제쯤
윤구주가 민규현과 천현수의 상황을 묻자 정태웅은 눈이 벌게져서 말했다.“저하, 형님과 셋째는 지금 연락이 안 됩니다.”“암부의 다른 부문과도 연락이 안 되는 거야?”“네. 국방부에서 손을 쓸 때 우리 암부의 모든 통신 수단을 차단했습니다.”정태웅이 다시금 말했다.그 말에 윤구주는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엄청난 한기를 띤 살기가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민규현, 천현수는 서울 암부에 있었다.그런데 암부 본부는 국방부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렇다면 민규현과 천현수도 아마 공격을 받았을 것이다.하지만 윤구주는 두 사람의 실력을 믿었다.두 사람이 도망치려고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도망쳐 나올 수 있을 것이다.“저하,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 국방부는 영문과 결탁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문벌과 종파들이 그들의 편에 섰습니다.”정태웅이 갑자기 말했다.화진 국방부는 지위가 아주 높았다.하지만 국방부에도 분파가 많았다. 예를 들면 문벌, 종파, 세가 등 말이다.그리고 국내의 10대 군사 구역도 있었다.당시 윤구주가 혼자 국방부를 휘어잡았을 때 세가, 종문, 문벌 등에서는 모두 윤구주를 왕으로 대접했다.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윤구주는 비록 살아있긴 하지만 이젠 문아름이 구주왕의 자리를 대신했다.문아름이 암부에 손을 썼다는 것이 뭘 의미하겠는가?국방부의 문벌, 종파, 세가 등이 전부 문씨 일가의 편에 섰다는 걸 의미한다.그런 생각이 들자 윤구주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 감히 우리 형제에게 손을 쓴 놈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할 테니까.”...밤의 장막이 드리워진 강성 입국장.서울에서 날아온 전용기 두 대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착륙했다.공항 활주로에는 차들이 쭉 줄지어 서 있었고 검은 복면을 쓴 영문 사람들이 귀신처럼 조용히 서 있었다.그들은 서울에서 온 거물을 기다리고 있었다.전용기 두 대가 서서히 착륙한 뒤 비행기 안에서 200여 명의 강한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내렸다.그들은 한눈에 봐도 엄
노인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했고 7, 80대로 보였는데 사실 그녀의 나이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비록 그녀는 나이가 아주 많았지만 눈빛만큼은 아주 살벌했다.그녀는 검은색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지팡이의 머리 쪽에 ‘여’ 자가 새겨져 있었다.신급 강자의 기운을 띤 그녀는 말을 하면서 눈앞의 불빛이 환한 도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어르신, 왕이 생기면서부터 우리 화진은 세계 강대국 중 하나가 되었어요. 강성은 연해 도시라서 교통도 편리하고 산업도 발전해서 아주 부유한 곳이에요.”한동석이 말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좋은 도시가 곧 피바다가 되겠어요.”여선희는 기괴하게 웃었다.“한동석 장군, 국방부에서 암부가 적과 결탁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었다는 게 사실인가요?”이번에는 우렁찬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말을 한 사람은 키가 작은 노인이었다.그 노인은 여선희와 마찬가지로 신급 강자의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고 있었다.노인의 뒤에는 10여 명의 대가급 강자가 있었다.한동석은 노인의 말을 듣더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집법위는 항상 공정하고 엄격합니다. 왕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암부에서 적과 결탁한 건 확실한 일이죠.”신급 강자의 노인 황정두는 기묘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전 국방부에서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을 처리하려고 그런다고 들었는데요. 그리고 구주왕의 충실한 부하였던 자들을 다 죽일 생각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한동석은 그 말을 듣더니 표정이 차갑게 돌변하면서 고개를 돌려 말했다.“어르신, 저희 국방부를, 이황왕을 믿지 않는다는 뜻입니까?”황정두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쓸데없는 말은 삼가시죠. 우리는 이황왕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암부가 적과 결탁한 증거를 국방부에서 확보했다고 하니 우리 3대 문벌은 당연히 따라야죠.”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사람들 사이에서 들려왔다.자세히 보니 눈이 하나뿐인 노인이었다.그 노인도 그들처럼 신급 강자였다. 하지만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