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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이때 위패들 앞에는 흐릿한 노인의 허상이 꼼짝하지 않고 책상다리를 한 채 앉아 있었다.

노인의 몸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영혼 같았다.

노인이 책상다리하고 앉아 있을 때 갑자기 그의 미간이 번쩍이더니 신기하게도 눈에 보이는 화염 표식이 그의 미간에 나타났다.

“음?”

그 화염 표식이 나타난 순간, 노인은 돌연 눈을 번쩍 떴다.

그는 오른쪽 눈의 동공이 번쩍였고 왼쪽 눈에는 회색 안개가 껴있었다.

눈을 뜨는 순간, 노인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큰일이네! 기린화독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발견됐어. 설마... 그가 우리 문씨 일가의 화독을 해독한 걸까?”

노인은 놀란 목소리로 말하더니 훌쩍 일어나 눈을 크게 뜨고 손으로 자신의 미간에 나타난 화염 표식을 만졌다.

자신의 미간에 확실히 화염 표식이 나타난 걸 확인하게 되자 노인의 표정이 유달리 심각해졌다.

이때 쿵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졌고 곧 사당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사당 아래쪽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넓은 사당 중앙에 아주 거대한 균열이 하나 나타났다.

그 균열은 마치 지진처럼 사당을 두 쪽으로 나누었고 곧 나이든 목소리가 아래에서부터 들려왔다.

“역시 화진의 왕이야! 화진의 천명을 타고난 놈다워! 우리 문씨 일가의 기린화독을 해독한 걸 보면 말이야!”

땅속에서부터 소리가 울려 퍼지자 노인은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조상님, 깨어나셨군요!”

노인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땅속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우리 문씨 일가에서 가장 강력한 기린화독조차 천하제일의 왕을 억누르지 못하는구나! 놀라워!”

그의 목소리는 감탄하는 것 같기도, 탄식하는 것 같기도 했다.

“조상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기린화독을 없앴다고 해도 지금은 한낱 쓸모없는 인간에 불과합니다. 현재 화진의 왕은 우리 문씨 일가 사람이 아닙니까?”

땅속의 목소리가 말했다.

“아니, 넌 틀렸다. 구주왕은 비록 죽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여전히 자타가 공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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