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사노오가 죽었다.부성국의 천 년 된 귀신이 이렇게 윤구주의 손에 죽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스사노오의 영혼이 재로 변하는 순간, 아메 신전 상공을 뒤덮었던 사악한 기운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어둠으로 가득 차 있던 하늘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성스러운 햇빛은 폐허가 된 신전을 비추었다.뒤이어 처절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신전 안에서 들려왔고, 곧 수많은 원혼이 신전 밖으로 빠져나갔다.그 원혼들은 과거 스사노오가 집어삼켰던 아이들의 영혼이었다.스사노오에게 삼켜진 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영혼은 환생하지 못한 채로 영원히 그 신전에 갇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스사노오가 죽은 지금, 아이들의 영혼은 신전을 떠나 자유를 되찾았다.아이들의 영혼은 신전 밖으로 빠져나온 뒤 정갈하게 한 줄로 서서 기괴한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그들의 눈빛을 보니 윤구주에게 고마워하는 것 같았다.윤구주가 그들을 구해주었으니 말이다.그러다 아이들의 영혼은 윤구주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윤구주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가봐.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환생해서 잘 살 수 있길 바랄게.”만 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영혼은 윤구주의 말을 들은 뒤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아이들의 영혼이 떠난 뒤 쿵 소리와 함께 엄청난 굉음이 신전 중앙에서 들려왔다.신전 중앙으로부터 시작해서 균열이 생기더니 곧 신전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아메 신전뿐만 아니라 하치카미 산의 산꼭대기도 무너질 것 같은 징조를 보였다.조금 전의 전투에서 윤구주와 스사노오의 파괴력이 너무도 강했던 탓에 천 년 가까이 된 신전의 기반이 버티지 못해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곧 산꼭대기까지 다 무너질 듯했다.신전과 산꼭대기가 무너질 것 같자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렸다.“무너지려는 건가?”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하치카미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산 아래에는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신도들이 있었다.만약 무너진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윤구주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갑
치히로 신이치가 죽는 순간 또 한 번 쾅 소리가 들려왔다.하치카미 산의 산꼭대기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그리고 수많은 거대한 바위가 산 아래로 굴러가기 시작했다.신전이 무너지자 하치카미 산꼭대기까지 전부 무너졌다.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 산 위에 전 세계에서 관광하러 온, 무고한 사람들 수십만 명이 있다는 점이었다.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진다면 오늘 사상자가 엄청 많이 나올 것이다.수많은 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지려고 하자 윤구주는 팔을 움직였다. 그 순간 강한 현기가 두 개의 거대한 바위를 강타했다. 하지만 산사태를 어떻게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비록 윤구주가 이쪽은 막았다고 해도 수많은 거대한 바위들이 다른 쪽에서 굴러떨어지고 있었다.거대한 바위들이 굴러떨어지고 있는데 윤구주의 체내에서 엄청난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곧 눈부신 금색 빛줄기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금색 빛줄기는 하치카미 산의 산꼭대기 상공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윤구주는 두 손을 움직였고 두 개의 거대한 금빛 손이 하늘에 나타났다. 그 손은 마치 신의 손처럼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거대한 바위들을 내리쳤다. 엄청난 힘 때문에 바위들은 전부 인적 드문 산등성이 쪽으로 굴러떨어졌다.산등성이 쪽은 원시삼림이 있는 곳이라 바위가 떨어져도 사람이 죽을 리는 없었다.윤구주는 두 손바닥으로 수십만 명의 목숨을 구한 셈이었다.산 아래.산꼭대기가 무너질 때, 참배하러 온 수많은 여행객은 모두 겁에 질렸다.“아메 신전이 무너졌어... 세상에... 얼른 도망쳐!”윤구주는 비록 대부분의 거대한 바위들을 막아냈으나 그중 극소수는 여전히 사람들 쪽으로 굴러떨어지고 있었다.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지자 미처 피하지 못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바위에 깔려서 고깃덩이가 돼버렸다.그리고 바위가 굴러떨어지고 있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두 명의 대학생이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그들은 부성국에 여행 온 대학생 반서윤과 장윤형이었다.“서윤아, 얼른 도망쳐! 하치카미 산에 산사태가 일어났어
“장윤형...”장윤형이 떠나자 반서윤은 더 깊은 절망에 빠졌다.쿵쿵쿵.맷돌만 한 크기의 바위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채 백 미터 고공에서부터 반서윤을 향해 떨어졌다.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바위를 본 반서윤은 얼굴이 잿빛이 되었다. 그녀는 부성국에 여행을 왔다가 이곳에서 죽을 줄은 몰랐다.그녀가 절망한 얼굴로 눈을 감은 순간, 바위는 그녀를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반서윤은 자신이 바위에 깔려서 고깃덩이가 될 줄 알았는데 위기일발의 순간 쿵 소리와 함께 금색 빛줄기가 그녀의 미간에서 쏘아졌다. 그 빛줄기는 윤구주가 그녀의 미간에 심어뒀던 방어 술법이었다.금색 빛줄기는 보호막이 되어 반서윤의 몸을 감쌌다.맷돌만 한 크기의 바위는 쿵 소리를 내면서 금빛 보호막을 강타했다. 그러나 보호막은 멀쩡했고 오히려 바위가 충격으로 인해 부서졌다.자신이 틀림없이 죽을 거로 생각했던 반서윤은 조금 전 굉음을 듣고 겁에 질려서 눈을 감고 있었다.그러나 몇 초 뒤 주변이 점차 조용해졌고 그녀는 자신이 멀쩡함을 발견했다.반서윤이 겁에 질린 얼굴로 눈을 떴을 때 놀랍게도 그녀의 눈앞에는 그녀의 몸을 감싼 금빛 보호막이 있었다. 그 보호막은 장벽처럼 그녀를 보호하고 있었다.“나 살아있는 건가? 나 살아남았어?”눈이 휘둥그레진 반서윤은 금색 보호막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윤구주가 아까 그녀의 몸에 방어 술법을 걸었다고 한 말을 떠올렸다.“설마 정말 윤구주 씨가 한 건가?”금색 보호막을 본 반서윤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아메 신전이 파괴되고 하치카미 산이 무너졌다. 그리고 이 일로 부성국에는 큰 파문이 일었다.부성국 전체가 아메 신전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심지어 전 세계가 이 재앙을 뉴스로 냈다.같은 시각, 화진 강성.용인 빌리지 홀.“세상에, 부성국의 아메 신전이 파괴되고 산까지 무너졌다고...”그 말을 한 사람은 화진 암부의 지휘사 정태웅이었다.그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손에 든 태블릿을 바라보았다. 그는 세계 뉴스를 보면서 놀란 목소리로
“백경재 씨, 일단 기다려봐요. 제가 해외에 있는 우리 쪽 스파이들에게 부성국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볼게요.”정태웅은 그렇게 말하더니 곧바로 위성 전화를 꺼내 비밀리에 어디론가 연락했다.그가 연락한 곳은 해외에 있는 암부 정보기관이었다.상대가 전화를 받자 정태웅은 서둘러 물었다. 정보기관에서 부성국의 최근 소식을 얘기해주자 정태웅의 살진 얼굴이 흥분으로 떨렸다.약 5분간 통화를 이어 나간 뒤 정태웅은 그제야 전화를 끊었다.“대단해! 우리 저하 진짜 대단해!”정태웅은 전화를 끊은 뒤 흥분에 겨워 그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말했다.아직 상황을 알지 못하는 백경재는 서둘러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정태웅 씨, 어떤 상황입니까?”“하하, 그거 알아요? 저하께서는 부성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메 신전을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루 사이에 7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기타가와 신사를 무너뜨렸어요. 심지어 수천 명의 사무라이들과 기타가와 참격으로 불리는 야나가와 류이치 가주를 죽였대요!”‘뭐?’정태웅의 말을 들은 백경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세상에, 우리 저하께서 정말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고요?”“하하! 드디어 우리 저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죠? 제가 보기엔 부성국의 그 빌어먹을 놈들이 잘난 척하다가 우리 저하의 심기를 건드린 게 틀림없어요. 쌤통이죠!”백경재는 그 말을 듣고 완전히 넋이 나갔다윤구주는 부성국에 간 지 3일도 되지 않았다.그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물었다.“그러면 저하께서는 언제쯤 돌아오실까요?”정태웅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곧 돌아올 거예요. 우리 저하는 항상 일 처리가 깔끔하거든요. 기다려보자고요. 저하께서는 그 부성국 악귀의 음령을 손에 넣으시면 바로 돌아올 거예요.”윤구주가 이번에 부성국으로 간 이유가 그 막강한 악귀의 음령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막강한 귀신의 음령을 손에 넣는다면 윤구주의 실력은 전성기 때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두 사람
“정태웅 지휘사님, 소채은 씨는요?”정태웅은 병원을 가리키며 말했다.“제 부하가 말하길 소채은 씨는 지금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뭐?’“응급 처치요?”주세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정태웅은 더 말하지 않고 곧바로 병원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주세호와 백경재는 그의 뒤를 따랐다.강성제일병원 응급실 밖.정태웅과 주세호, 백경재 등 사람들은 부하들을 데리고 빠르게 달려가다가 저 멀리 있는 소청하 부부를 보았다.천희수는 눈시울이 빨개진 채 눈물을 닦으면서 소청하의 오른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소청하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응급실 문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아저씨,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형수님은 어디 계신가요?”정태웅은 달려간 뒤 곧바로 소청하 부부에게 물었다.소청하는 ‘형수님’이라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 그는 정태웅이 왜 갑자기 형수님을 찾는 건지 알지 못했다.옆에 있던 주세호가 서둘러 말했다.“소채은 씨를 말하는 겁니다.”소청하는 이해한 뒤 곧바로 말했다.“채은이는 지금 응급실에서 응급 처치를 받고 있어요.”응급 처치라는 말에 정태웅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서 서둘러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형수님 최근에 괜찮지 않았습니까? 왜 갑자기 쓰러진 거죠?”“저...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채은이는 최근 들어 회사 일로 바빴거든요. 그런데 오늘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바로 문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요.”소청하가 말했다.정태웅은 그 말을 듣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불현듯 소채은의 체내에 있는 천시 고충이 떠올랐다.설마 그 천시 고충의 독이 발작한 걸까?다들 무척 걱정하고 있을 때 띡 소리와 함께 응급실 문이 열렸고 안에서 네다섯 명의 흰 가운을 입고 마스크를 쓴 의사와 간호사들이 나왔다.“의사 선생님, 제 딸은 어떻습니까?”의사들이 나오자마자 소청하 부부는 서둘러 그들에게 다가갔다.선두에 선 사람은 주치의였는데 마스크를 벗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어떡해? 우리 딸 어떡하냐고!”겁을 먹은 천희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더니 큰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소청하는 서둘러 그녀를 설득했다.정태웅과 주세호, 백경재는 서둘러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병실 안, 소채은은 여전히 혼수상태였고, 창백한 얼굴에 산소 호흡기를 하고 있었다.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소채은의 팔과 다리에 회색의 시반이 뚜렷하게 생겼다는 점이다.달라진 소채은의 모습에 정태웅은 이를 악물었고, 콰득 소리가 날 정도로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그는 소채은이 가련했고 동시에 군형 삼마가 죽도록 미웠다.군형 삼마만 아니었다면 소채은이 이런 고통을 겪을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이... 이제 어떡하죠?”백경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다들 당황하지 말아요. 제가 지금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가장 뛰어난 전문의를 모셔 와서 소채은 씨를 치료해 달라고 할게요.”옆에 있던 주세호가 말했다.“그들에게 연락해 봤자 하등 쓸모없어요. 우리 저하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을 이 세상 누가 치료할 수 있겠어요?”정태웅은 눈이 벌게진 채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말에 주세호와 백경재 모두 넋이 나갔다.정태웅의 말대로 윤구주조차 치료하지 못하는 병이라면 아무도 치료할 수 없을 것이다.백경재가 말했다.“그렇다면 얼른 저하께 연락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형수님에게 정말로 문제가 생긴다면... 저하께 어떻게 말씀드리겠어요?”주세호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옆에 있던 주세호는 빠르게 위성 전화를 꺼낸 뒤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백경재 씨 말대로 저하께 연락해야겠어요!”말을 마친 뒤 정태웅은 곧바로 윤구주에게 연락했다.하지만 몇 번이나 전화해 보았지만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음만 나왔다.“큰일이에요. 저하와 연락이 되지 않아요.”정태웅은 휴대전화를 든 채로 속이 타들어 갔다.주세호가 말했다.“조급해 하지 말아요. 저하는 분명 곧 돌아올 거예요. 일단 기다려보죠!”“그래요, 주세호 씨 말대로 하자고요.”...부성국
반서윤이 살아있는 모습을 본 장윤형은 감격한 얼굴로 흥분해서 달려갔다.“서윤아, 다치지는 않았어? 어서 보자!”장윤형은 그녀에게로 달려가면서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런데 장윤형이 그녀를 걱정하고 있을 때 반서윤은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꺼져!”장윤형은 반서윤이 자신을 미워한다는 걸 알고 서둘러 말했다.“서윤아, 미안해. 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내가 그때 너무 놀라서, 당황해서 그랬어. 그러니까...!”“장윤형, 다시 한번 말하는데 꺼져! 난 너만 보면 역겨워. 알아?”반서윤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서윤아, 날 한 번만 용서해 주면 안 돼? 생사의 갈림길에서는 누구라도 두려워할 거라고! 장담하는데 윤구주 그 사람이라고 해도 자기가 우선이었을 거야!”장윤형은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장윤형, 너 정말 뻔뻔하다. 감히 윤구주 씨와 널 비교하려고 들어? 그거 알아? 윤구주 씨가 아니었다면 난 이미 죽었을 거야!”그 말을 들은 장윤형은 입을 뻐끔거리면서 뭔가 더 변명하려고 했다.그런데 반서윤이 다시 말했다.“지금부터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장윤형. 너처럼 용기도 없고 오기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인간쓰레기 따위 난 관심 없으니까. 내가 평생 남자 친구를 사귀지 못한다고 해도 너 같은 걸 마음에 들어 할 리는 없어!”반서윤이 그렇게 말하자 장윤형은 이번 생에 반서윤과 잘될 가능성이 전혀 없음을 깨달았다.그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말했다.“흥, 네가 이렇게 정 없는 애인 줄은 몰랐다. 그래, 갈게!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그 윤구주라는 사람은 아마 산에서 바위에 맞아 죽었을 거야. 하하하하!”장윤형은 크게 웃으면서 떠났다.반서윤은 혼자 그곳에 남아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하치카미 산이 무너진 뒤 이미 5, 6시간이 흘렀다.수색대는 산 위에 있던 모든 관광객을 산 아래로 대피시켰고, 이제 하치카미 산은 계엄령이 떨어져서 완전히 폐쇄된 상태였다.반서윤은 아무리 찾아보아도 윤구주를 찾지 못했다.
윤구주는 스사노오 귀신의 음령을 꺼낸 뒤 봉안보리구슬로 된 팔찌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던 천 년 된 빙설화도 꺼냈다.세 개의 천 년 된 한기를 지닌 보물 중 오직 빙설화만이 순수한 천년초였다.그 외 봉안보리구슬과 천 년 된 스사노오 귀신의 음령은 천년초는 아니었다.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았다.중요한 건 이 세 물건을 이용해 피갈이 단약을 만든다면 윤구주 체내에 있는 기린화독을 없앨 수 있다는 점이었다.세 개의 한기를 띤 보물이 나타나자마자 하치카미 산은 곧바로 엄청난 한기에 휩싸였다.산꼭대기에는 두꺼운 얼음이 쌓였다. 마치 한겨울이 된 듯한 광경이었다.번뜩이는 두 눈동자가 손안의 세 보물을 바라보았다. 윤구주의 눈동자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가 치솟아 올랐다.그는 머나먼 동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문아름, 두고 보자! 피갈이 단약을 만들어 기린화독을 없앤 뒤 전성기 때로 돌아간다면 널 죽여버릴 거야!”차갑게 말한 뒤 윤구주는 손을 움직여 산꼭대기의 동서남북 네 방향을 향해 네 개의 진법 흔적을 남겼다.그 진법 흔적이 나타나자 눈에 보이지 않는 현기들이 거대하고 빛나는 보호막을 형성하여 윤구주와 산꼭대기를 전부 뒤덮었다.그것은 차단 장벽이었다.윤구주는 곧 피갈이 단약을 만들 것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말아야 했다.이 차단 장벽은 모든 방해를 막을 수 있었고, 새와 벌레도 이 장벽을 통과하기 어려웠다.장벽을 만들어낸 뒤 윤구주는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이리와!”슉슉슉!스사노오의 음령, 봉안보리구슬, 천 년 된 빙설화가 윤구주의 앞으로 날아왔다.“연단 시작!”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두 손을 모았고 쾅 소리와 함께 엄청난 청색 소생의 기운이 그의 두 손바닥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이것은 그의 봉왕팔기 중 하나인 소생술이었다.소생술은 의도 중의 삼라만상을 포함하고 있으며 오래된 연단술도 포함했다.윤구주가 소생술을 펼치자 응집된 청색 현기가 솥이 되어 갑자기 윤구주의 앞에 나타났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