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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스사노오가 죽었다.

부성국의 천 년 된 귀신이 이렇게 윤구주의 손에 죽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스사노오의 영혼이 재로 변하는 순간, 아메 신전 상공을 뒤덮었던 사악한 기운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어둠으로 가득 차 있던 하늘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성스러운 햇빛은 폐허가 된 신전을 비추었다.

뒤이어 처절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신전 안에서 들려왔고, 곧 수많은 원혼이 신전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 원혼들은 과거 스사노오가 집어삼켰던 아이들의 영혼이었다.

스사노오에게 삼켜진 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영혼은 환생하지 못한 채로 영원히 그 신전에 갇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스사노오가 죽은 지금, 아이들의 영혼은 신전을 떠나 자유를 되찾았다.

아이들의 영혼은 신전 밖으로 빠져나온 뒤 정갈하게 한 줄로 서서 기괴한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빛을 보니 윤구주에게 고마워하는 것 같았다.

윤구주가 그들을 구해주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아이들의 영혼은 윤구주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윤구주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봐.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환생해서 잘 살 수 있길 바랄게.”

만 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영혼은 윤구주의 말을 들은 뒤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아이들의 영혼이 떠난 뒤 쿵 소리와 함께 엄청난 굉음이 신전 중앙에서 들려왔다.

신전 중앙으로부터 시작해서 균열이 생기더니 곧 신전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메 신전뿐만 아니라 하치카미 산의 산꼭대기도 무너질 것 같은 징조를 보였다.

조금 전의 전투에서 윤구주와 스사노오의 파괴력이 너무도 강했던 탓에 천 년 가까이 된 신전의 기반이 버티지 못해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곧 산꼭대기까지 다 무너질 듯했다.

신전과 산꼭대기가 무너질 것 같자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너지려는 건가?”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하치카미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

산 아래에는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신도들이 있었다.

만약 무너진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윤구주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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