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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안나야, 너 구주 좋아하지 않았니?”

주세호는 윤구주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윤구주의 이름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네? 아빠, 뭐라는 거예요? 제... 제가 왜 윤구주를 좋아하겠어요?”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안나의 예쁘장한 얼굴은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살짝 빨개졌다.

자신의 무안함을 감추기 위해 주안나는 서둘러 그릇 위에 놓여 있던 사과를 들고 깨작대기 시작했다.

“아빠한테 숨길 생각 하지 말거라! 아빠 눈에는 다 보이니까 말이야.”

주세호는 한숨을 푹 쉬더니 안타까운 눈빛으로 주안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네겐 기회가 없어.”

‘응?’

“아빠, 그 말 무슨 뜻이에요?”

주안나는 어리둥절해졌다.

“내 말뜻은 간단해. 넌 아마 평생 윤구주와 결혼할 기회가 없을 거다. 구주는... 구주는 곧 소씨 집안 아가씨와 결혼할 테니 말이다.”

결혼이라는 두 글자에 주안나의 손가락이 흠칫 떨리면서 입가로 가져갔던 사과가 바닥으로 떨어져 데구루루 굴렀다.

경국지색의 미모를 지닌 주안나는 그 순간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아빠, 농담이죠? 구주 오빠가 결혼한다고요?”

주안나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주세호를 바라보았다.

주세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리가요... 이렇게 빨리요? 구주 오빠... 줄곧 용인 빌리지에 있던 거 아니었어요? 왜 갑자기 결혼을 한다는 거예요?”

주안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주세호가 말했다.

“윤구주가 왜 갑자기 결혼하려는 건지는 나도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윤구주가 소채은 씨를 굉장히 사랑한다는 거야. 그리고 소채은 씨도 구주를 몹시 사랑하고!”

주세호의 말에 주안나는 심장이 저렸다.

그것은 칼로 난도질하듯,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었다.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막막함이 주안나를 휘감았고, 주안나 본인 역시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솔직히 그녀와 윤구주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두 번의 간단한 오해를 제외하고 나면 밥 한 끼 같이 먹었던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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