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던 안두성은 한숨을 내쉰 뒤 저택으로 돌아왔다.저택 안.육도진은 유유자적하게 정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안두성이 돌아오자 육도진은 그제야 눈을 가늘게 뜨면서 차를 마시며 말했다.“다 갔느냐?”“어르신, 제가 다 쫓아냈습니다.”안두성이 말했다.“참나, 염병할 것들. 날 귀찮게 하러 오네. 자기들이 잘못했으면서 아주 뻔뻔하게 굴어.”육도진은 욕하면서 말했다.“어르신, 오늘 보니 문벌 쪽에서 굉장히 조급한 듯합니다. 떠나기 전에는 그런 말도 남겼습니다. 신급 절정의 조상들을 부를 거라고요. 막아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 늙은 괴물들이 세상에 나온다면 서울은 큰 혼란에 빠질 겁니다.”안두성이 입을 열었다.“하, 누굴 겁주려고 그러는 건지. 신급 절정이면 뭐? 이틀 전 용하 산맥에서 죽은 신급 절정 강자들로는 부족한가 보지? 그 늙은이들에게 나와보라고 해. 안 죽고 사는지 보고 싶네!”육도진은 조롱 가득한 어조로 웃으며 말했다.용하 산맥 전투에서 문창정은 문벌 출신의 신급 절정 강자 5명을 보냈는데 전부 윤구주에게 죽임당했다.그런데 문벌에서 또 신급 절정 강자들을 보낼 거라고 했다.“어르신, 저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인가요?”안두성이 계속해 물었다.육도진은 손을 저었다.“상관하지 마. 그리고 내가 상관하고 싶다고 해서 상관할 수 있는 일도 아니야. 한 명은 삼십 년 전 서울 최고 절정이라 불렸던 윤신우고 다른 한 명은 우리 화진의 구주 군신 구주왕이잖아. 그렇게 대단한 부자를 내가 어떻게 관리하겠어?”“알겠습니다!”안두성은 말을 마친 뒤 물러났다.육도진은 윤구주 부자를 떠올리자 답답한 마음에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팽개쳤다.골치가 아팠다.이때 하인 한 명이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어르신, 어르신. 큰일입니다. 꼬마 도련님께서 또 소동을 일으켰습니다!”그 말을 들은 육도진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그 자식 또 무슨 짓을 한 거야?”“꼬마 도련님은 무각의 몇몇 선생님을 때려
육도진은 무각탑에 도착한 뒤 안에서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얘기해. 그놈 어디 있어?”육도진이 화가 난 목소리로 호위에게 물었다.얼굴에 퍼렇게 멍이 든 호위는 서둘러 무각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어르신, 꼬마 도련님은 바로 안에 계십니다!”“난 이 자식 때문에 화병으로 죽을 거야!”육도진은 욕지거리를 하면서 서둘러 탑 안으로 들어갔다.무각탑에 들어가자마자 꽃병 하나가 육도진의 얼굴로 날아왔다.다행히 육도진은 실력이 너무 약하지 않았다. 꽃병이 얼굴을 향해 날아들자 그는 손을 움직여 꽃병을 허공에서 깨뜨렸다.고개를 들어 보니 맨발에 머리가 크고 지저분한 아이 한 명이 무각탑 안에서 거만하게 허리에 손을 올리고 서 있었다.그가 바로 육도진의 친손자 서울의 꼬마 패왕이라고 불리는 육시우였다.육시우의 곁에는 얼굴에 멍이 든 신급 강자 노인 몇 명이 다들 고개를 푹 숙이고 억울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육도진이 안으로 들어오자 신급 강자인 무각 선생님들은 곧바로 육도진을 불렀다.“어르신!”그들 모두 살려달라는 표정이었다.“어, 할아버지. 여긴 어쩐 일이세요?”큰 머리를 가진 육시우는 육도진을 보고 애늙은이처럼 그를 불렀다.“이 자식, 또 사고를 쳤어? 이 무각을 아주 뒤집어 놔야 속이 후련해?”육도진은 다짜고짜 욕했다.아이는 화를 내지 않고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할아버지가 찾아준 선생님들이 다 쓸모없어서 그렇죠!”“너, 너, 네 이놈! 내가 가르쳤었지. 선생님을 존중해야 한다고. 선생님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야. 그런데 무각 선생님들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육도진이 화를 내며 말했다.“흥, 전 아빠가 일찍 돌아가셨잖아요. 제 아빠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할아버지만 동의하면 저는 누가 되든 상관없어요!”육시우가 말했다.그 말을 들은 육도진은 화가 나서 속이 터졌다.“아이고, 우리 육씨 일가에 어쩌다가 너 같은 말썽꾸러기가 태어났는지 모르겠어!”
육시우가 구주왕을 때려죽이겠다고 하자 육도진은 기겁했다.“말도 안 돼. 넌 절대 그분의 상대가 되지 못해.”육도진은 그렇게 말한 뒤 무도탑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육시우가 육도진을 잡았다.“할아버지, 할아버지는 그 사람 이름이 뭔지만 알려주세요. 얼른 얘기해주세요!”육시우가 자기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계속 캐묻자 육도진은 어쩔 수 없이 얘기해 주었다.“윤구주라고 한단다. 능력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 봐.”말을 마친 뒤 육도진은 무각탑을 떠났다.기민한 눈빛을 가진 육시우는 윤구주의 이름을 듣더니 작은 주먹을 쥐었다.“윤구주? 기다려. 내 주먹으로 때려죽여 줄 테니까.”육도진은 그 뒤로 하루 종일 서재 안에서 문벌 쪽의 소식을 알아보고 있었다.구주왕은 이미 서울로 돌아왔고 문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비록 대부분의 문벌은 윤구주가 살아있다는 걸 아직 몰랐지만 만약 이 일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서울 전체가 혼란에 빠질 것이다.그렇기에 서울 내정을 관리하는 우상 육도진은 반드시 이를 막아야 했다.그래서 그는 지금 당장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생각이었다.“안두성!”육도진은 자료를 쓱 본 뒤 이름을 하나 불렀다.저택의 집사인 안두성은 빠르게 달려왔다.“어르신, 무슨 분부 있으십니까?”“내가 물으마. 공씨, 제씨, 옥씨, 신씨 4대 문벌 쪽은 어때?”안두성이 보고했다.“아직은 네 문벌 모두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아본 데 의하면 네 가문 모두 그들의 신급 절정 조상들과 연락한 것 같습니다.”그 말에 육도진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서울의 4대 고대 문벌로서 네 가문은 과거 윤씨 일가와 실력이 엇비슷했다.만약 그들이 정말로 신급 절정 실력의 조상들과 연락했다면 서울에서 한 차례 대전이 일어날 것이다.“그 네 집안 모두 배짱이 아주 두둑하네.”육도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곧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흥, 하지만 아무리 그들이 신급 절정 실력의 조상들을 부른다고 해도 아무 소용 없을 거야. 자기 주제 파악을
안두성은 비록 육도진의 뜻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우상 저택의 집사로서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질문은 하면 안 되는지 잘 알고 있었다.“안두성, 나 대신 구주왕을 찾아봬.”육도진이 갑자기 말했다.안두성은 육도진이 구주왕을 만나러 가라고 하자 너무 흥분해서 펄쩍 뛰었다.“어르신, 제게 화진 제일의 왕을 찾아가라고 하신 겁니까?”육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구주왕을 찾아가서 공씨, 제씨, 옥씨, 신씨 4대 고대 문벌의 신급 절정 실력을 갖춘 조상들이 찾아갈 거라는 소식을 전해.”육도진은 천천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안두성은 그제야 육도진의 뜻을 이해했다.육도진은 윤구주에게 미리 언질을 주려는 것이었다.“네, 네! 꼭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안두성은 기뻐하면서 말했다.이제 곧 전설 속 화진 제일의 왕을 만날 수 있으니 도저히 들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육도진이 집사에게 윤구주를 찾아가라고 할 때, 문밖에서 누군가 몰래 그들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육시우였다.육도진이 안두성에게 윤구주를 찾아가라고 하는 걸 듣게 된 육시우는 곧바로 눈을 빛냈다.“구주왕? 설마 할아버지께서 집사 할아버지에게 나보다 더 강하다던 그 사람을 만나러 가라고 한 건가?”그런 생각이 들자 육시우는 매우 기뻤다.그는 서둘러 어둠속에 몸을 감추고 안두성이 나오길 기다렸다.육시우는 안두성을 따라가서 소문으로만 들었던 윤구주를 때려죽일 생각이었다.그렇게 하면 육시우가 가장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허름한 마당.윤구주는 형제들을 데리고 그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방 안.“저하, 저희 언제 청룡 형님을 구하러 갑니까?”질문을 한 사람은 민규현이었다.민규현은 내공을 회복하고 윤구주의 도움으로 신급 절정이 된 이후로 줄곧 청룡이 마음에 걸렸다.청룡은 사이가 가장 좋은 형제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청룡은 윤구주 휘하의 유능한 장군 네 명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까지 청
윤구주가 모든 첩보원에게 유명전에 관한 정보를 조사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있을 때, 용민이 빠르게 문밖에서 뛰어왔다.“주인님! 밖에 우상의 저택 집사라는 분이 와서 주인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우상 저택이라는 말에 사람들의 안색이 달라졌다.“우상 저택의 사람이 이렇게 빨리 저하께서 서울로 돌아온 걸 알았다고?”민규현이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윤구주가 서울로 돌아온 뒤 지금까지 문씨 일가를 제외하면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다.그런데 갑자기 우상 저택의 사람이 찾아오다니.민규현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윤구주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좌상이 아닌 우상이라고?”화진에는 좌상과 우상이 존재했다.좌상은 군대를 장악하고 우상은 내무를 장악했다.과거 화진의 왕이었던 윤구주는 당연히 좌상과 우상을 알고 있었다.“주인님, 그 사람은 자기가 우상 저택에서 왔다고 했습니다.”우상 저택이라는 말에 윤구주는 머릿속에 육도진의 모습을 떠올렸다.그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들어오라고 해.”“네!”잠시 뒤, 예상대로 우상 저택의 집사 안두성이 빠르게 달려왔다.멀리서 윤구주를 본 우상 저택의 집사는 흥분하면서 머리를 조아렸다.“저하, 저 안두성 우상 어르신의 명령을 받고 구주왕님을 뵈러 왔습니다!”그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감격한 듯 말했다.“일어나 봐.”윤구주가 말했다.“감사합니다, 저하!”안두성은 매우 흥분했다.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흥분했다.눈앞의 윤구주는 화진의 모든 백성이 숭배하던 인물이었고 안두성이 가장 존경하는 신이기도 했다.화진의 군신인 그를 드디어 직접 보게 되었으니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안두성은 숨을 헐떡였고, 두 다리는 덜덜 떨렸다.윤구주는 안두성을 보고 물었다.“육도진 우상은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아는 건가?”“네, 네! 어르신께서는 이미 알고 계십니다!”안두성은 서둘러 대답했다.“알고 있다면 왜 직접 오지 않은 것이지?”윤구주가 물었다.“저하, 어르신께서는..
“됐어. 이제 가봐.”윤구주는 할 말을 다 한 뒤 축객령을 내렸다.안두성은 눈치가 빨랐기에 윤구주가 축객령을 내리자 곧바로 인사를 하고 떠났다.그가 떠난 뒤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꼬맹아, 숨어있는 그놈을 잡아 와.”“네!”남궁서준은 대답한 뒤 어두운 왼쪽 구석을 향해 오른손을 움직이며 말했다.“나와.”쿵!손그림자가 어둠을 향했다.어둠 속, 큰 머리에 동그란 눈을 가진 아이는 남궁서준의 손그림자가 날아오는 걸 보더니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뻗어 남궁서준의 손그림자를 맞받아쳤다.그러나 건장하고 다부진 아이는 남궁서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쿵 소리와 함께 아이는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고 아픈지 앓는 소리를 냈다.하지만 아이는 전혀 화가 나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오히려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자세히 보니 그 아이는 다름 아닌 육도진의 손자 꼬마 패왕 육시우였다.겨우 열 살짜리 아이가 갑자기 나타나자 민규현뿐만 아니라 정태웅 등 사람들은 어리둥절해졌다.“응? 이 녀석은 누구지? 감히 여기까지 와서 우리 대화를 엿듣다니.”정태웅은 답답해하면서 말했다.옆에 있던 재이, 용민 등 사람들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앞에 있는 육시우를 바라보았다.정작 육시우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육시우는 두 눈을 부릅뜨고 호시탐탐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두려운 게 전혀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이 자식, 어디서 튀어나왔지? 감히 여기까지 찾아와서 우리 대화를 엿듣다니. 꼬맹아. 너희 집 어른들은 널 상관하지 않는 거냐?”이때 민규현이 참지 못하고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물었다.육시우는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리고 거만하게 말했다.“똑똑히 들어요. 제 이름은 육시우예요! 알겠어요?”“...”사람들은 어린아이가 건방지게 굴자 어이가 없었다.재이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시우야, 누가 널 우리에게 보낸 거니?”정태웅이 물었다.“제가 오고 싶어서 온 건데요. 왜요?”육시우가 대답했다.“참나, 어린
육시우가 윤구주를 때리고, 그와 싸워서 이기겠다고 하자 사람들은 다시 한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왜 웃는 거예요? 계속 웃으면 제 주먹으로 다 때려죽일 줄 알아요!”사람들이 웃자 겨우 열 살 된 육시우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됐어, 됐어. 다들 그만 웃어.”이때 윤구주가 그들을 말렸다.그런 뒤 그는 육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넌 왜 세계 최강이 되고 싶은 거야? 그렇게 윤구주를 이기고 싶어?”육시우는 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육시우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동그랗고 큰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다.“세계 최강이 된다면 할아버지가 절 매일 무각탑에 가둬놓고 수련시킬 일이 없을 테니까요!”“아, 그렇구나.”윤구주는 그제야 깨달았다.육시우는 수련하기가 싫어 윤구주와 싸워서 이기려는 것이었다.“형, 형은 잘생겼고 성격도 좋네요. 대체 누가 윤구주인지 저한테 알려줄 수 있어요?”육시우는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그가 윤구주라는 걸 몰랐다.육시우가 묻지 윤구주는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바로 윤구주야!”‘뭐?’자기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윤구주라는 걸 알게 된 육시우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윤구주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입을 열었다.“정말로 형이 윤구주예요?”“그래.”윤구주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육시우는 당황스러웠다.그는 윤구주를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형이 어떻게 윤구주예요?”“왜 내가 윤구주가 아니라고 생각해?”“하지만 조금 전에 다들 절 비웃을 때 형은 절 비웃지 않았잖아요. 형은 저한테 좋은 사람인 걸요?”겨우 열 살 된 육시우가 말했다.육시우는 무도 귀재일 뿐만 아니라 육도진의 친손자였지만, 겨우 열 살이었다.그래서 아직 미숙하고 유치했다.조금 전 다들 그를 비웃을 때 오직 윤구주만이 그를 비웃지 않았다. 그래서 육시우는 윤구주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그렇게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만약 세계
어렸을 때부터 초인적인 힘을 타고난 육시우는 무도 재능이 남궁서준 만큼 뛰어났다.육시우는 네 살 때 맨손으로 바위를 깨부쉈고 열 살인 지금은 무각탑 안의 선생님 십여 명을 흠씬 두들겨 팰 수 있었다.이로써 육시우가 얼마나 강한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천 근 무게가 담긴 주먹은 마치 트럭처럼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다.윤구주는 육시우의 주먹이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육시우가 휘두른 주먹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훌륭한 권법이야!”퍽!강한 주먹이 윤구주의 가슴을 강타했다.윤구주는 꼼짝하지 않았고 몸도, 옷자락도 움직이지 않았다.“이게...”육시우는 그 광경을 보고 완전히 넋이 나갔다.그는 자신의 천 근 무게가 담긴 주먹을 윤구주가 전혀 피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심지어 더욱 중요한 건 그의 가슴을 때렸는데도 옷자락조차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치 돌이 바다에 가라앉은 듯, 윤구주의 몸이 그의 주먹에 담긴 힘을 전부 녹인 것처럼 말이다.육시우가 경악하고 있을 때 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자, 네가 이겼다. 이제부터 네가 세계 최강이야!”“...”천 근 무게를 담긴 주먹으로 때렸는데도 옷자락조차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가 이겼다고 하다니.육시우는 비록 겨우 열 살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존심이 있고 체면이 있었다.윤구주의 말에 육시우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지, 지금 저 모욕하는 거죠?”육시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닌데? 난 정말로 네 권법이 훌륭하다고 생각해.”윤구주는 솔직히 말했다.“하지만 제가 형에게 주먹을 휘둘렀는데도 형은 꿈쩍하지 않았잖아요... 제가 진 게 확실해요!”육시우는 당장이라도 울 듯한 얼굴로 말했다.윤구주는 육시우를 위로했다.“아니, 틀렸어. 난 열 살 때 너처럼 엄청난 위력이 담긴 주먹을 휘두르지 못했어. 그러니까 따져보면 네가 이긴 거지!”“정말요?”육시우는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당연하지!”윤구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