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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이승하는 상연훈을 만나고 블루리도로 돌아왔다. 서유는 연이에게 숙제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가 돌아온 걸 보자마자 서둘러 다가가 그의 외투를 받았다.

“어땠어요?”

서유는 외투를 옆에 있던 하인에게 건네주고, 까치발을 들어 셔츠의 넥타이를 풀어주며 친절하게 굴었다. 이런 모습에 이승하는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키스했다.

“아이, 창피해...”

책상에 엎드려 글을 쓰던 연이는 이 모습을 보고 통통한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 손가락 사이로 몰래 다시 쳐다보았다.

“연아, 방으로 들어가.”

이승하는 아이에게 턱짓을 했다.

연이는 삐친 표정으로 그에게 한마디 했다.

“작은 이모부, 진짜 싫어...”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숙제책을 챙겨 짧은 다리를 움직이며 방으로 달려갔다.

연이가 방으로 들어가자 이승하는 서유를 안아 올리며 말했다.

“당신도 이제 숙제 제출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품에 안긴 서유는 그의 완벽한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대답했다.

“내가 숙제 제출하길 원해요?”

그녀를 올려다보던 이승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숙제를 다 끝내면, 지민이랑 상연훈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줄게.”

또 그 수법이다.

서유는 이번엔 속지 않았다.

“말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말지 뭐. 조금 있다가 연이랑 잘 거예요.”

그녀가 다시 연이랑 잔다고 하자 이승하는 급해졌다.

“알았어, 말할게. 그러니까 날 혼자 두지 마.”

서유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래야죠.”

그녀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날 소파에 놔줘요. 아니면 연이랑 잘 거예요.”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이승하는 그녀를 소파에 조심히 내려놓았다.

“지민이랑 상연훈 씨는 잘됐어요?”

이승하는 그녀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 먼저 만나보기로 동의했으니, 잘된 거겠지?”

서유는 잘됐다는 소리에 미소를 지었다.

“내 마지막 큰 고객이 당신 매부가 될 줄은 몰랐네요.”

이 말을 꺼내자 이승하는 조금 의아해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왜 상철수는 김초희에게 직접 현장 조사를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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