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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대표 이사 사무실을 나온 이연석은 단이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단이수는 그에게 골프장 위치를 보내왔다.

골프장으로 달려가니 파라솔 밑에 앉아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채 먼 곳을 응시하는 단이수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마침 상연훈이 이지민에게 스윙을 가르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민이는 골프 칠 줄 아는데.”

단이수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한마디 내뱉었다. 그 뜻을 모를 리가 없었던 이연석은 의자를 끌어당겨 그의 옆에 앉았다.

“상연훈이 굳이 가르치려고 한 거겠지.”

남자가 여자를 꼬시는 수작이다. 공을 휘두르며 스킨십을 통해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거.

상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은 정직한 줄 알았는데 그도 예쁜 여자를 보면 일단 들이대는 날라리 성격인 듯하다.

“네 동생이 먼저 가르쳐달라고 한 거야.”

단이수가 고개를 들더니 이지민를 향해 턱을 치켜세웠다.

“두 커플이랑 내기 중이야. 홀인원이면 팁으로 10억 쏘기로.”

내기 때문에 이지민과 상연훈이 이렇게 힘을 합쳐 골프를 치는 것이었다.

재밌게 노는군...

한편, 이연석은 왠지 모르게 상연훈이 눈에 거슬렸다. 그가 자꾸만 여동생한테 치근덕거리는 것 같았다.

“가. 우리도 공 치러 가자. 상연훈 저놈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지.”

그가 외투를 벗고는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리며 단단한 팔뚝을 드러냈다.

“됐어.”

단이수가 그를 막아섰다.

“지민이가 나한테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래. 걔 심기 건드려서 좋을 게 뭐가 있어?”

“그렇다고 이렇게 여기서 풀이 죽어 있을 거야? 두 사람이 알콩달콩하는 모습 지켜만 볼 거냐고?”

그녀를 품에 안고 있는 상연훈을 바라보며 그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상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과 여자라도 빼앗을까?

이씨 가문에게도 상대가 안 되는 가문에서 무슨 수로?

게다가 이지민은 아마 그에 대한 마음을 접은 지 오래되었을 것이다.

풋풋했던 시절 그밖에 모르던 소녀를 결국 그는 잃고 말았다.

“어떡하긴? 찾아오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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