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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그녀는 피식 웃었다.

“바보,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전남편인 강은우를 사랑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이연석을 만나게 되었고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그녀조차도 사랑했던 사람이 둘이나 되는데 바람둥이 도련님인 이연석이라면 더 말할 것 없겠지...

“변함없는 사랑이라는 걸 난 믿지 않아요. 그저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어요.”

“당신은 쿨하고 구속받지 않는 사람이잖아요. 내가 원하는 결혼 생활을 줄 수 없는 사람이에요.”

“다시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우리 두 사람은 또 헤어지게 될 거예요.”

“서로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면서 그렇게 당신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랑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을 영원히 내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게 해줘요.”

두 사람에게도 좋은 시절이 있었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이연석은 그녀에게 잘해주었었다.

안 좋게 헤어지긴 했지만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헤어진 연인 사이에도 다툼이 생기긴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고 용서받지 못할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 않나?

그녀와 그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그는 그녀가 돌아오기만을 바랐고 그녀는 안정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꿈꾸는 미래를 이연석은 그녀에게 줄 수가 없었다.

바람둥이인 이연석을 믿을 수가 없었으니까. 그런 사람이 평생 바람 한 번 피우지 않고 그녀 하나만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한참 뒤, 그가 힘없이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내가 어떻게 해야 날 믿어줄 거예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이리 표현했는데... 사랑한다고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왜 안 되는 건지?

지금껏 이렇게 힘들어 본 적이 없다. 죽는 것보다 더 힘든 고통이었다.

“알아요. 더 이상 나 안 좋아하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날 거절하는 거예요? 나 너무 힘들어요...”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도 심형진과 그녀가 키스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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