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63화

한편, 탈의실에서 나오니 이연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심형진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심형진은 그녀를 데리고 친구들을 만났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다만 화장실에 갔는데 누군가 심형진의 앞에서 그녀에 대해 뭐라 하고 있었다.

“클럽을 운영하는 여자 친구라... 직업이 조금 그런데. 부모님은 동의하셔?”

“그 소식 몰라? 클럽 운영만 하는 게 아니라 한번 이혼한 적이 있는 여자래.”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아 보이는데. 아이는 있어?”

“글쎄. 그걸 누가 알겠어? 아이를 지웠을 수도 있고 전남편한테 아이를 줬을 수도 있고. 예쁘게 생겼으니까 얼굴 하나 믿고 좋은 남자 만나려고 했을지도 모르지. 근데 짐이 되는 아이를 데리고 있겠어?”

참 듣기 거북한 말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심형진은 벌써 그들한테 뭐라 했을 거지만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금 이연석이 정가혜의 손목을 잡은 일에 대해 아직도 신경 쓰고 있는 게 분명했다.

사실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신경 쓰이는 건 이연석의 손길에 그녀가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연히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매번 그녀는 핑계를 대며 그를 완곡하게 거절하곤 했었다.

그런데 이연석에 대해서는 그런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것이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가 침묵하는 동안 옆에 있던 친구들의 웅성거림은 점점 더 커졌다.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한참 동안 망설이던 그녀가 용기를 내어 앞으로 다가가 한마디 내뱉었다.

“이혼은 했지만 아이는 없어요. 운영하고 있는 클럽은 연 매출이 몇백억이 넘어요. 굳이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날 필요는 없다는 얘기죠.”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제야 정신이 든 심형진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잡아당겼다.

“미안해. 저들이 상황을 잘 몰라서 헛소리를 한 것뿐이야.”

“저 사람들은 모르지만 선배는 알고 있잖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