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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정가혜의 얼굴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그녀의 전남편도 그녀에게 목석같다느니 돌 같다느니 하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소리를 이연석도 똑같이 해버렸다.

3년 동안의 잠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그녀는 남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어야만 하는 팔자인 걸까?

“연석아, 그렇게 말하지 마. 언니가 나이가 조금 많아 보이기는 해도 그래도 여잔데, 그러는 거 실례야.”

배하린은 이연석의 팔짱을 끼며 선심 쓰듯 얘기했다.

주서희는 그런 그녀의 모습과 말투에 기가 막혀 웃음이 절로 났다.

“배하린 씨라고 했죠? 얼굴을 보면 그리 어린 나이도 아닌 것 같은데 생각하는 대로 말을 막 내뱉을 시기는 지나지 않았나?”

배하린은 주서희가 갑자기 끼어들어 인신공격해대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다시 무해한 얼굴로 돌아와 이연석의 품속으로 쓰러졌다. 그러고는 뭐라고 일러바치려는데 그대로 당해줄 주서희가 아니었다.

그녀는 가방에서 명함을 꺼내더니 웃으면서 배하린에게 건네주었다.

“마침 우리 병원에 실력 좋은 성형외과 선생님들이 있거든요. 시간 나면 관리받으러 와요. 리프팅도 좀 하고 이리저리 손 좀 보면 아마 금방 젊어 보일 수 있을 거예요. 원장 권한으로 특별히 할인을 많이 해줄게요.”

그 말에 배하린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딱 봐도 내가 더 어려 보이는데 리프팅? 그리고 뭐 손을 보면 젊어 보일 수 있다고? 이 여자가 진짜!’

배하린은 이를 꽉 깨물고 그녀가 건네는 명함을 힐긋 바라보았다.

그러다 병원 이름을 보고는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녀가 내민 명함에는 서울에서 제일 유명한 병원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일반 사람들은 병을 보고 싶어도 쉽게 볼 수 없다는 VIP들이 많이 찾는 병원이었다.

배하린은 자신에게 이딴 망발을 내뱉은 여자가 그런 병원의 원장이라고 하자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애써 진정하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 명함을 받아들었다.

“고마워요, 서희 언니.”

배하린은 주서희의 이름을 보고 바로 언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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