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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저 유람선에 있는데 잠깐 만나자고 하십니다.”

이승하는 택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함께 이동하고 있는 거대한 배를 바라보았다.

배의 갑판 위에는 베레모를 쓰고 기품을 풍기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이승하를 보자 머리 위에 쓴 베레모를 벗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이승하의 부드러운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매서운 눈동자에 적대감이 감돌았다.

“내 항로를 어떻게 아는 거지?”

“어르신의 배가 우리 배를 따라온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성에서 나온 뒤로 줄곧 따라오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이승하는 통제당하고 감시당하는 듯한 느낌이 싫었기에 표정이 점점 더 안 좋아졌다.

배에 타고 있던 강중헌은 입술을 벙긋했고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이승하는 그 말을 알아들었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든 여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몇 초 후 이승하는 돌아서서 택이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

“잘 지키고 있어.”

이승하는 이 말만 남기고 택이가 허리에 차고 있던 총을 챙긴 후 경호원들과 함께 그 거대한 배에 올라탔다.

50세가 넘은 남자는 관리를 잘해 여전히 기품 있는 모습을 보였고 신사처럼 침착하고 우아해 보였다.

배를 타는 이승하를 본 강중헌은 차분한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승하야, 결혼 축하해.”

강중헌은 어릴 때부터 그에게 사격과 전술을 가르치며 손수 이승하를 키웠고 이승하는 어르신을 볼 때마다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강세은을 보내 서유를 납치하고, 자신을 협박했던 그 순간부터 존경심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총을 손에 꼭 쥔 채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강중헌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당연히 결혼을 축하하러 왔지.”

이승하는 총으로 그의 손을 떼며 가만히 응시하더니 이윽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요?”

결혼을 축하한다는 사람이 큰 배를 몰고 와서 들이받나?

강중헌은 우아하게 웃었다.

“그리고 루드웰에 대해 할 얘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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