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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정가혜가 떠난 뒤 이승하는 식장 스태프를 향해 말했다.

“아직 내보내지 않고 뭐 하고 있지?”

스태프들은 그녀 앞으로 다가와 다시 한번 얘기했다.

“이만 나가주시죠.”

배하린은 끝까지 자신을 쫓아내 보내려는 이승하를 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에게 따지고 들고 싶었지만 이연석 앞이라 꾹 참았다.

지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연석의 마음속 첫사랑 이미지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그와 결혼할 수 있을 테니까.

배하린은 고개를 푹 숙이고 불쌍한 얼굴로 얘기했다.

“연석아, 그럼 나는 이만 가볼게...”

정가혜가 가버린 지금 모든 게 상관없어진 이연석은 미련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먼저 가.”

배하린은 자신이 이렇게 얘기하면 그가 함께 떠날 줄 알았는데 이연석은 너무나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정가혜가 사라진 곳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는 그를 보더니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배하린은 주먹을 꽉 쥐더니 이내 뒤를 돌아 이곳을 떠나버렸다.

그녀가 떠나자 드디어 식장에 평화가 찾아왔다.

이씨 가문 사람들과 이승하의 친구들은 서로 와인잔을 부딪히며 담소를 나눴다.

이승하와 서유는 결혼식의 주인공이라 하객들이 남아 있는 한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이승하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끝내고 싶었지만 애써 참고 있다.

서유는 이승하에게 술을 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을 보고는 짧게 인사만 나눈 뒤 주서희와 함께 정가혜를 찾으러 나섰다.

정가혜는 식장 밖에 있는 잔디밭에 앉아 아무런 표정도 없이 디저트를 먹고 있었다.

서유는 그 모습을 보더니 주서희와 함께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잔디 위에 앉았다.

“연석 씨가 하는 말은 신경 쓰지 마. 너도 알잖아, 원래 좀 철이 없는 거.”

주서희도 한마디 건들며 정가혜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서유 씨 말이 맞아요. 괜히 그런 남자 때문에 기분 상할 거 없어요.”

정가혜는 그녀들의 위로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아까 일은 벌써 기억에서 지웠어요. 그저 나는 왜 만나는 남자마다 다 이 모양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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