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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흰 양복을 입고 술잔을 들고 다리를 꼬고 있는 이승하는 영락없는 나른한 귀공자의 모습이었다.

그는 무관심한 듯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술 한 병을 마시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이 향했다.

검은색 깊은 브이넥 드레스로 요염한 몸매를 드러내고 있는 정가혜는 조명 아래에서 더욱 섹시하고 남자의 욕구를 자아냈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진 얼굴은 술 때문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뽀얀 피부가 붉게 물들었다.

온몸에서 풍기는 남다른 분위기는 룸에 앉아 있는 클럽 에이스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많은 부잣집 자제들은 그런 패기 넘치는 정가혜를 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을 사로잡혔다.

이연석은 남자들이 모두 그녀의 깊은 브이넥 아래 가슴골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져 손에 든 술잔을 냅다 던졌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술잔이 깨지는 소리에 정가혜는 세 번째 술병을 가지려던 손을 멈추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술잔을 던진 이연석을 바라보며 자본주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연석 도련님, 혹시 무슨 불만이라도 있으신가요?”

이연석은 요염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갑자기 불편함을 느껴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

“꺼져!”

정가혜는 어리둥절했다. 고작 술 두 병을 마시게 하려고 거금을 들여 그녀를 여기로 부른 것일까?

하지만 그가 말을 꺼낸 이상, 정가혜도 여기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술병을 내려놓고 그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만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술값은 받지 않을 테니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룸을 나갔다.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배인은 그녀가 무사히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장님, 역시 대단하세요. 이렇게 빨리 처리하시다니...”

정가혜의 얼굴에서 미소가 점점 사라졌다.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이연석은 방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미 다른 여자를 껴안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정가혜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는 시선을 돌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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