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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서유는 누군가가 귓속말을 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잘 들리지 않아 다가가서 똑똑히 들으려고 했지만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얼마 후, 귓가에 들리는 소리가 점점 또렷해졌다.

“서유야, 너 3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있어. 대체 언제쯤 깨어날 거야?”

그 소리가 이번에는 잘 들렸고 다름 아닌 정가혜의 목소리였다.

눈을 떴지만 시선은 희미했다. 정가혜의 윤곽만 어렴풋이 보일 뿐 그녀의 이목구비는 잘 보이지 않았다.

서유는 그녀의 볼을 만지고 싶었지만 손은 전혀 들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었고 아마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정가혜...”

서유의 몸을 닦아주고 있던 정가혜는 그녀의 허약한 목소리에 얼른 수건을 내려놓고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서유야, 드디어 깨어났네. 어디 아픈 데는 없어? 빨리 말해.”

서유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고 말이 잘 나오지 않아 그 대신 정가혜의 손을 잡았다.

소리 없는 그녀의 몸짓에 잔뜩 겁에 질렸던 정가혜의 마음이 드디어 가라앉았다.

그녀는 서유가 이대로 깨어나지 못할까 봐 걱정됐다. 다행히 깨어나긴 했지만...

눈시울이 붉어진 정가혜는 산소 호흡기를 쓴 서유를 빤히 쳐다보았다.

“서유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지난 3일 동안 서유의 가늘고 곧았던 다리가 갑자기 심하게 부어올랐다.

주서희를 찾아가 이유를 물었지만 주서희는 그녀에게 알려주려 하지 않았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네이버를 검색할 수밖에 없었다.

찾아보니 이것은 말기 심부전의 증상이라고 했다. 믿을 수 없었던 그녀는 서유가 직접 부인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그녀의 물음에 서유는 정가혜가 이미 짐작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원래는 적당한 시기에 정가혜에게 알리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의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고 이승하는...

그의 이름을 생각하니 서유는 몸이 아팠다. 그녀는 그가 가족을 위해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

그가 때린 뺨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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