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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정가혜는 꼬박 2시간을 울었다. 남은 눈물을 모두 쏟아낸 후에야 울음을 그쳤다.

서유가 입꼬리를 올리며 그런 정가혜를 비웃었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 가혜 언니는 늘 굳센 모습이었는데, 울음보 기질도 있구먼.”

정가혜는 서유와 디스전을 펼칠 기분이 아니었다. 그저 수심에 가득 찬 얼굴로 서유에게 물었다.

“너 눈 안 보이는 거 주 선생님은 알아?”

서유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몰라.”

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인제 그만 신세 져야지.”

이를 들은 정가혜는 마음이 착잡해졌다. 서유도 살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으니 눈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가혜는 빛을 잃은 서유의 눈동자를 보며 무너져오는 멘탈을 단단히 부여잡고는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서유야, 심부전은 언제부터 시작된 거야?”

정가혜가 알아본 데 의하면 심부전은 말기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바로 이런 상태까지 악화하는 케이스는 없었다.

서유는 이씨 집안 사람에게 당하기 전부터 이미 심부전을 앓고 있었다. 또 중간에 무슨 일을 겪으면서 말기로 악화한 게 틀림없었다.

서유는 이제 정가혜에게 모든 걸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아니면 정가혜는 그녀가 어쩌다 죽게 되었는지도 모르게 된다.

서유는 겨우 정신을 붙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5년 전에 김시후의 형 김준혁에게 발에 두 번 걷어차였던 거 기억나?”

정가혜는 무언가 떠오른 듯 물었다.

“그 발길질에 심부전에 걸린 거야?”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의사 선생님이 심부전이 올 수도 있다고 하셨거든. 잘 보호하면 몇 년 더 버틸지도 모른다고. 근데 잘 보호하지는 못했나 봐. 심부전이 점점 악화하더라고.”

서유는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정가혜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서유는 정가혜가 진정할 수 있게 손등을 토닥이더니 말을 이어갔다.

“부산에서 한동안 치료 받았어. 부산에서 돌아와서 다 말해주려 했는데 그때는 네가 송사월을 죽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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