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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김시후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그녀가 전에 왜 그렇게 모질게 말했는지 말이다.

그녀의 죽은 뒤 모습을 보고 그가 슬퍼하고 자책할까 봐 그를 쫓아낸 것이었다.

사실 서유는 늘 그대로 변한 적이 없었다. 죽을 때까지 그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이승하를 사랑해서 자신을 그렇게 못되게 대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깊은 죄책감이 그를 집어삼켰다. 그녀의 손을 잡은 손이 자기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렸다.

서유는 그의 무력함을 느끼고 다시 손을 내밀어 그의 손바닥을 꼬집었다.

“사월아, 이제 가면 안 돼?”

김시후는 손을 내밀어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유야, 이번엔 네가 뭐라 해도 안 가. 끝까지 네 옆에 있을 거야. 영원히 네 옆을 지킬 거라고...”

영원이라는 말은 그녀가 감당하기에 너무 무거운 말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상처 주기 싫었다.

그녀는 가슴이 답답한 듯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그에게 말했다.

“사월아, 나 더 이상 말할 힘이 없어. 눈 좀 붙일게.”

김시후는 그런 그녀가 너무 마음이 아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단 좀 자. 내가 옆에 있을게.”

그는 혹시나 그녀가 자신을 내쫓을까 봐 조심스럽게 말했다.

서유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눈을 감았다.

김시후는 참대맡에 앉아 가만히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가 깊은 잠이 들고 나서야 그는 핸드폰을 꺼내 소준섭에게 전화를 걸었다.

원장실에서 주서희를 귀찮게 하던 소준섭은 김시후가 걸어온 전화를 보고는 멈칫했다.

저번에 김시후에게 문자를 보내 설명했지만 김시후는 답장이 없었다. 그런 김시후가 먼저 찾아왔으니 소준섭은 조금 기뻤다.

그는 주서희를 놓아주더니 전화를 받았다.

“시후야, 어쩌다 전화를 다 하고?”

김시후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심부전, 고칠 수 있어?”

소준섭은 김시후의 질문을 듣고 바로 그가 누구를 말하는 건지 알아챘다.

“적합한 심장은 찾았고?”

김시후는 무력감이 몰려와 꼭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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