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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이연석의 표정이 굳었다.

“말 다 했어요?”

정가혜는 그를 노려보더니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렸다.

이연석이 정신을 차렸을 때 정가혜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화를 이기지 못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끝내는 타고 온 고급 승용차에 분풀이했다.

분풀이가 될 줄 알았으나 딱딱한 철판에 맞아 발가락이 부서졌다.

오늘 재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이연석은 의사와 비서의 부축하에 응급실로 향했다.

어젯밤 서유가 깨어났다는 간호사의 말에 주서희는 바로 청진기를 들고 VIP 병실로 향했다.

주서희는 서유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뒤통수에 감염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주서희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서유 씨, 뒤통수는 칼을 댔기 때문에 감염 상황만 계속 관찰하면 됩니다. 다른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주서희는 멈칫하더니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서유를 보며 말했다.

“심부전 악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얼마 버티지 못할 수도 있어요.”

서유는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 거죠?”

두 손을 가운에 찔러넣은 주서희는 서유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 말투가 다소 무거웠다.

“한주 정도 남았어요.”

그렇게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만 않았어도 특효약 같은 거로 한두 달은 더 버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못이 뒤통수를 관통하는 바람에 심부전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한 주를 더 버티는 것도 기적이라고 봐야 했다.

주서희는 서유의 뒤통수에 못이 박혀 있던 장면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도 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

“서유 씨, 도대체 누가 당신 뒤통수에 대못을 박은 거예요?”

이승하는 그저 주서희에게 그를 포함한 박하선과 연지유가 서유에게 손을 댔는데 바로 사람을 구하러 가달라고만 했다.

하지만 서유 몸에 난 상처는 누가 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주서희는 여러 사람에게 맞아서 난 상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승하가 이 싸움에 참여했다고 믿지는 않았다.

자세한 상황을 모르니 서유에게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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