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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절망만이 남은 그녀의 얼굴을 보니 주서희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숙여 꼭 안아주었다.

“서유 씨, 고마워요.”

주서희의 부드러운 포옹이 서유를 사색에서 끌어냈다. 그녀는 힘겹게 손을 들어 주서희의 등을 토닥거렸다.

“오히려 저를 살려주셔서 제가 고마운걸요. 주 선생님 아니었으면 언니와 작별 인사할 기회도 없었어요.”

정가혜가 달려 나가자마자 간호사가 들어와 그녀의 상태를 체크하며 그녀에게 주서희가 그녀를 구한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주서희가 왜 그녀를 살리려고 달려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른 걸 더 물을 필요가 없었다. 그 은혜만으로 충분했다.

“사실은 이...”

사실은 이승하가 알려줘서 간 거라고 서유에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유가 잘라버렸다.

“주 선생님, 우리 언니, 그러니까 가혜는 어디 갔어요?”

이미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 정가혜가 돌아오지 않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되었다.

주서희는 모든 신경이 서유에게 쏠려 있었기에 정가혜가 병실을 비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주서희는 병실을 빙 둘러보더니 서유에게 말했다.

“찾아보라고 할까요?”

서유는 감사를 전하며 다시 침대맡에 놓인 쇼핑백을 쳐다봤다.

“주 선생님, 향수 가져가요.”

주서희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서유가 목숨으로 바꾼 정성을 생각하니 거절할 수가 없었다.

향수를 받은 주서희는 서유에게 일찍 쉬라고 당부하고는 병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몇몇 경비를 불러 CCTV를 돌려보라고 했다.

병원에서 나온 정가혜는 병원에서 달려 나가다 실수로 이연석과 부딪혔고 둘 사이에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별다른 큰 충돌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그저 몇 마디 주고받더니 정가혜는 다시 어디론가 달려갔고 그 뒤로는 찍힌 영상이 없었다.

주서희는 시CCTV에 찍힌 정가혜를 가리키며 경비들에게 말했다.

“사람 보내서 저 여자 좀 찾아와요.”

경비는 바로 사람을 찾으러 갔다. 일 처리를 마친 주서희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서유는 이미 잠에 든 상태였다.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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