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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서유는 머리가 맑고, 강은우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않은 정가혜를 보며 마음이 많이 놓였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정가혜가 또 강은우에게 배신당할까 봐 걱정되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정가혜는 어떻게 해야 하지?

그 생각을 하니 서유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셀 수 없는 많은 근심이 마음속에 차올라 그녀를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정가혜는 그녀가 아직도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것을 보고 급히 입을 열었다.

“걱정 마. 내가 무슨 남자한테 빠지면 불물 안 가리는 성격도 아니고. 남자 때문에 내 인생 망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녀는 가슴에 드리운 웨이브 머리를 뿌리치며 도도하게 말을 이어갔다.

“난 단호하고 쿨한 사람이니까.”

말을 마친 그녀는 차 문을 열고 서유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럼 난 돈 벌러 간다.”

그녀의 말에 서유는 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운전 조심해.”

고개를 끄덕이던 정가혜는 선글라스를 끼고는 차에 올라타더니 멋지게 후진하여 병원을 떠났다.

떠나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서유는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우렁찬 뺨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마침 화려한 옷차림의 한 여인이 원장실 문 앞에 서서 주서희의 뺨을 때리고 있었다.

주서희는 아무 말도 없이 반격조차 하지 않고 있었고 서유는 냉큼 다가가서 주서희를 확 잡아당겼다.

“주 선생님, 괜찮아요?”

붉게 부어오른 주서희의 얼굴을 보며 서유는 마음이 아팠다.

“괜찮아요.”

주서희는 서유를 향해 고개를 가로젓더니 덤덤한 표정으로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박하선 씨, 뺨 열 대면 충분하겠죠?”

박하선은 주서희를 도와주는 서유를 보며 굳은 얼굴에 경멸에 찬 표정을 지었다.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있는 그녀는 손목을 돌리며 주서희의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갔다.

“나한테 주서희 씨를 혼내라고 한 사람이 누군지는 알겠죠?”

주서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감히 저항하지 못하였다. 그 모습에 박하선은 피식 웃으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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