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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뒤에 있는 서유의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이승하는 박하선을 향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이젠 만족해?”

이승하가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보고 박하선은 그제야 의심을 풀었다.

둘째 오빠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절대 때리지 않았고 오히려 필사적으로 보호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이렇게 무자비하게 때린다는 건 그가 이 여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뜻이었다.

방금 이 여자의 편을 든 것도 아마 주서희 그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을 위해 주서희의 친구를 혼내주었고 이건 둘째 오빠가 여전히 자신을 가장 아끼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녀는 원래 서유를 죽이려고 했지만 자신을 향한 둘째 오빠의 사랑이 사라져 버리는 게 싫어서 이 일은 이쯤에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오빠가 이 여자를 직접 혼내준 걸로 충분해.”

박하선은 작은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이승하에게 건네주었다.

“손 닦아. 더러우니까...”

이승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물티슈를 받아 고개를 숙이고 손을 닦으면서 곁눈질로 바닥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는 서유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모습을 보고 그는 가슴이 답답했고 온몸에 고통이 전해졌다.

1초만 더 있으면 미친 짓이라도 할까 봐 두려워 빠르게 시선을 거두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박하선이 서유를 발로 차려 할 때 이승하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안 갈 거야?”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발을 거두고는 경호원을 데리고 이승하의 뒤를 따라갔다.

옆에 있던 연지유도 서유를 쳐다보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두 사람을 따라나섰다.

그들은 시끄럽게 등장해 시끄럽게 사라졌다. 자리에 남은 서유는 전혀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마치 죽기 직전의 인형처럼 아무런 의식도 생각도 없었다. 화장실 안의 불빛이 깜박거리더니 이내 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녀는 뒤통수에서 뜨거운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얼마 안 돼서 머리카락과 옷이 축축해졌고 몸이 점점 차가워졌다.

이승하의 메시지를 받고 주서희가 달려왔을 때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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