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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흠칫하던 소준섭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에 담긴 흐릿한 감정은 빠르게 사라져 버렸고 대신 혐오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난 네 오빠 아니야.”

단번에 주서희를 밀어낸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증오가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네 오빠는 그 천한 놈이고 난 너랑 아무 상관 없어.”

그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며 그녀는 익숙한 듯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않은 채 덤덤하기만 했다.

덤덤한 그녀의 모습이 죽을 만큼 싫었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부은 얼굴을 붙잡고 이를 갈며 말했다.

“주서희, 네가 그 천한 놈처럼 이승하를 따른다면 오늘부터 우리 어렸을 때 하던 게임 다시 시작할 거야.”

어린 시절의 게임을 계속하겠다는 말에 주서희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면서도 지지 않으려는 완강한 눈빛을 보였다.

소준섭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다시 한번 그런 눈빛으로 날 보기만 해. 사람들 시켜 널 건드리게 할 수도 있어.”

남자는 여자보다 힘이 세다. 그가 때린 뺨에 그녀의 입가에서 순식간에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부어오른 볼을 감싼 채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반항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반항하면 성인식 그날보다 더 고통스러운 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자신의 발끝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 시켜서 날 건드려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자궁은 이미 제거된 상태니까.”

그 말에 소준섭은 숨이 막혔고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다 자업자득이지. 누가 너더러 그놈 아이를 임신하고도 지우지 말래?”

주서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자궁벽이 얇아서 아이를 지우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거 알고 있었잖아요...”

“죽으면 더 좋은 거 아니야?”

또다시 그런 말을 들어도 주서희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하도 너무 많이 들은 얘기라서 무감각해진 듯하다.

다만 소준섭이 직접 수술을 해주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거친 봉합수술 때문에 그녀는 감염이 되어 자궁을 적출한 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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