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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그가 무엇을 할지 대충 짐작되었던 김종수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지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결국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따라오게.”

이승하는 피범벅이 된 상처도 신경 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김종수를 따라 프로그램실로 향했다.

콘솔 앞에 앉더니 컨트롤러 위의 간단한 프로그램에 따라 빠르게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가늘게 뻗은 손가락이 피범벅이 된 채로 빠르게 코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김종수는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시간을 확인했다.

“10분 남았어. 10분 뒤면 1-2가 A 구역의 프로그램실로 돌아갈 거야.”

지금 이 시간에 1-2는 일반적으로 B 구역의 프로그램실에 있었다.

1-2는 시간 관리가 매우 엄격한 사람이었다. 시간대별로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스케줄이 잘 짜여있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는 예정된 스케줄을 벗어나지 않았고 1분 1초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그가 프로그램실로 돌아와서 자네가 프로그램을 수정한 것을 알게 된다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승하는 머리를 통제하는 칩의 프로그램을 바꿔버렸다.

먼저 위치추적 시스템과 도청 시스템을 끄고 빠른 속도로 폭파 기능 시스템을 바꿨다.

화면을 주시하던 넷째 어르신은 눈을 깜빡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이승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어쩐지 1-1과 1-2가 모두 이승하를 죽이기 아까워하더라니.

이 녀석은 정말 대단한 놈이었어.

폭파 시스템을 한 번에 제거할 수는 없지만 폭파 시간을 30분 이내로 설정한 것은 진짜 놀라운 일이었다.

모든 일을 마친 후, 이승하는 또다시 코드를 작성하기 시작했고 그 또한 넷째 어르신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뭐 하는 거야?”

이승하는 아무 말도 없이 일을 마친 후 컨트롤러를 집어 몸에 숨겼다.

넷째 어르신은 그가 대답이 없자 더 이상 묻지 않고 손목시계만 쳐다보았다.

“4분이면 충분해. 루드웰을 떠나게 해줄게.”

넷째 어르신이 봉태규를 죽이고 이승하의 도피를 도왔다고 해도 그가 루드웰에 처음가입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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