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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임태진을 향한 김시후의 시선은 섬뜩했다.

“임태진,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죽고 싶어?”

김시후는 서유를 안고 임태진 앞에 서더니 그의 휠체어를 걷어찼다.

임태진의 팔, 다리는 치료 중이라 힘을 쓸 수가 없었기에 걷어차이자 바닥에 넘어져서 꼼짝하지 못했다.

그러나 임태진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처럼 고개를 돌리더니 바느질로 꿰맨 입으로 음험하게 웃어 보였다.

“서유, 정말 대단하네. 김시후마저 꼬드긴 거야? 그러니까 나랑 자지 않으려고 했지...”

김시후는 그의 말이 너무 역겨웠다.

마치 누군가 그가 애지중지하는 보물을 더럽힌 것처럼 김시후는 순식간에 집요하고 무시무시하게 돌변했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무거운 구두로 임태진의 입을 힘껏 짓밟았다. 그의 입을 으스러뜨리려는 듯 말이다.

그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에 임태진은 결국 두려움을 느끼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시후는 들리지 않는 것처럼 힘껏 짓눌렀다.

서유는 김시후의 모습에 곧장 정신을 차렸다.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송사월이 아니라 김시후였고, 당시 그 또한 그녀의 심장을 이렇게 짓밟았었다.

서유가 잠깐 딴생각을 하고 김시후가 임태진을 상대하는 사이, 아무도 그들의 등 뒤로 경호원들이 일어나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김시후는 아무런 방어도 하지 못한 채 경호원에게 야구 배트로 머리를 공격당했다.

엄청난 충격에 김시후는 눈앞이 까매지면서 그대로 고꾸라질 뻔했다.

그러나 서유가 떨어질까 봐 걱정되어 이를 악물고 버텨서 한쪽 무릎만 꿇었다. 그리고 품 안의 서유가 무사한 걸 보고 그제야 안도했다.

“김시후, 괜찮아?”

그의 목덜미에 팔을 두르고 있던 서유는 손이 축축한 걸 느꼈다. 팔을 풀어서 보니 온통 피투성이였다.

서유는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그의 팔을 잡고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

“너 다쳤어. 우리 얼른 여기서 떠나서 병원에 가자.”

서유는 등을 다쳤을 뿐이지만 김시후는 머리를 다쳤다. 치명적인 곳인 데다가 피도 많이 흘렸으니 심하게 다쳤을 것이다.

김시후는 고개를 젓더니 말없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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