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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안 다쳤어.”

서유는 고개를 저었다. 김시후의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는데 그에 비하면 그녀의 등에 있는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너 많이 다친 것 같으니까 일단 병원부터 가자.”

서유의 손에는 그의 피가 가득 묻어있었다. 그 자극적인 빨간색에 서유는 저도 모르게 5년 전, 그가 차에 치였던 그날 밤을 떠올렸다.

서유는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 두 번 모두 그녀를 구하려고 크게 다쳤으니 말이다. 서유는 김시후가 왜 이렇게 자신을 보호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래.”

김시후는 고개를 끄덕인 뒤 서유를 안은 채로 파티장을 가로질렀다. 몇몇 경호원들은 두 사람을 보고 서둘러 다가가 그들을 둘러쌌다.

김시후가 심하게 다친 것 같자 그들은 그를 지키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연신 사과했다.

그러나 김시후는 개의치 않아 하며 임태진을 경찰서로 데려가라고 분부한 뒤 빠르게 호텔 로비 쪽으로 걸어갔다.

서유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김시후의 겉옷이 커서 그녀의 가녀린 몸을 감싸기에는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유는 불편함을 느꼈다. 혹시라도 호텔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볼까 봐 그녀는 김시후의 품속으로 머리를 파묻었다.

서유가 김시후의 품속으로 파고드는 순간, 호텔 문 앞에 경호원들이 몰려들었다. 스무 명 가까이 되는 경호원들이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

김시후는 걸음을 멈추고 링컨 타운카에서 내리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검은색 정장 위에 검은색의 코트를 걸치고 어둠 속에 서 있었다.

마치 조각상처럼 그 자리에 서 있던 그는 음험하고 매서운 눈초리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김 대표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서유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이승하가 왜 이곳에 있는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더 깊게 김시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이렇게 하면 이승하가 자신을 보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승하의 싸늘한 시선은 줄곧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김시후는 이승하에게서 적의를 느꼈지만 왜 그가 자신에게 적의를 갖는 건지 알지는 못했다.

“이 대표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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