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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이연석은 전화를 끊고 머리가 깨질 듯 한 통증을 참아가며 별장에서 뛰쳐나갔고 도로변에서 아직 택시를 잡고 있는 가혜를 보고서야 그녀가 차를 타고 오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냈다. 자신이 너무 세심하지 못했음을 자책하며 그녀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가혜 씨, 주서희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

지금 막 콜택시 경로를 보고 있던 가혜는 주서희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급히 고개를 들어 이연석을 바라봤다.

“무슨 일이예요?”

“일단 차에 타요.”

이연석은 차 열쇠를 가혜에게 건네주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이 차에 탄 후, 가혜는 오늘 주서희와 소준섭의 재판이 있었다는 것과 첫재판이 끝난 후 소준섭이 가혜를 데리고 가려 했지만 윤주원이 막아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준섭은 말도 없이 윤주원을 때렸고 단이수가 싸움을 말리려다 소준섭이 데려온 경호원에게 부상당했다.

여기는 부산이었고 김씨 가문과 소씨 가문의 사람들의 구역이었기 때문에 소준섭은 더욱 횡포를 부리며 주서희를 차에 태웠다. 단이수가 보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헬리콥터를 타고 부산을 떠나 사라졌고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연석은 상황을 설명한 후 전화를 걸어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대의 고급차가 병원 입구에 멈춰 섰다.

이연석은 손발이 차가워진 가혜의 손을 잡고 병실로 들어섰다. 잘생긴 단이수의 얼굴에는 상처가 가득했고 입술은 찢어져 눈썹도 시퍼렇게 부어있는 것을 본 이연석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법정에 갈 때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지 않는 거야?”

단이수는 경호원에게 발로 차인 통증을 참으며 가슴을 부여잡고 들어오는 두 사람과 제국 수도의 재벌 도련님들을 바라봤다.

“나는 그런 왕자병 따위는 없어.”

단씨 가문은 그의 존재를 인정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를 단이수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에게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것뿐이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그저 변호사일 뿐이고 변호사라면 법정에 가는 것뿐이었다. 경호원을 왜 데리고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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