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소수빈이 한 발로 소씨 가문의 대문을 걷어차고 들어가자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던 소정의와 송문아는 들이닥친 사람이 소수빈임을 보고 깜짝 놀랐다.송문아는 소수빈의 생모로 두 사람이 헤어진 후 거의 만날 일이 없었고 소수빈이 어릴 적에는 송문아가 가끔 서울로 몰래 찾아가기도 했지만 소수빈에게 들킨 적이 한 번 있은 후로는 다시는 감히 가지 못했다.그때, 소수빈은 그녀에게 다른 사람의 첩이 되어 그 집 아이의 어머니를 죽게 하고 자신에게 사생자의 누명을 씌웠다고 욕하며 그녀를 부끄러움을 모르는 천한 여자라 칭했다. 그리고는 평생 자신을 다시는 찾지 말라고 했다.당시 송문아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울면서 돌아왔고 그녀는 자신이 첩이 된 것이 친아들의 증오를 살줄은 전혀 몰랐다. 그저 재벌가로 시집을 가서 아이에게 최상의 생활을 제공하면 그것이 아이에게 커다란 은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질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심지어 그녀가 소씨 가문의 상속권을 걸고 소수빈에게 소준섭을 대적하라고 했을 때도 소수빈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소씨와 얽히는 것을 유독 꺼리는 듯했고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다른 사람의 밑에서 일하는 것을 택했지 자신이 소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라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송문아는 이런 아들은 길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는 다시는 소수빈을 만나러 가지 않았다. 주서희가 서울에 돌아와 정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후로 그녀는 주서희를 통해 소수빈의 몇몇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심지어 소수빈이 결혼했을 때도 그녀는 차 안에 숨어 멀리서 신랑과 신부를 잠시 볼 뿐 감히 가까이 다가갈 엄두도 못 냈다.지금 소수빈이 느닷없이 소씨 가문에 돌아온 것을 보자 송문아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 수빈아... 네가 왜 돌아왔니...”소수빈은 군화를 신고 몇 명을 이끌고 한 걸음 한 걸음 송문아 앞으로 다가가더니 신발에서 칼을 꺼내어 딱 하고 나무 식탁에 꽂았다.그 칼은 그렇게 번쩍이며
소준섭은 이 메시지를 보고 차가운 웃음을 띠며 바보 같은 놈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신했는데 그가 아버지의 안위를 신경 쓰겠는가? 그의 아버지를 가지고 협박하다니 정말로 어이없을 뿐이었다! 소준섭은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컵 안의 우유를 저은 후에 주서희의 입술 옆으로 내밀었다. “여기 먹을 건 없고 유제품밖에 없으니까 먼저 이것이라도 마시고 배를 좀 채워.” 법원에서 나오고 나서 그를 따라 멀리까지 온 주서희는 계속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마치 엄청난 억울함을 당한 듯 눈에는 빛이 전혀 없었다. 주서희는 입에 넣은 우유는 전부 뱉어내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그를 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새장 안에 앉아 있었다. 그녀에게 힘이 없는 것도 아니었으나 진정제를 맞았기 때문에 눈을 뜨자마자 거대한 금실 새장 안에 묶여 있었다.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발에도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새장 난간 옆에 고정되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소준섭은 그녀가 마시지 않자 화를 내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아 컵 안의 우유를 전부 쏟아 부었고 그러자 주서희는 연달아 기침을 했다. 소준섭은 그저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다가 그녀가 더 이상 기침을 하지 않자 그제야 손수건을 가져와 젖은 손등을 천천히 닦아냈다. “주서희, 너와 윤주원이 힘을 합쳐 나를 대적하고 강간죄로 나를 감옥에 보내려고 했지. 감옥에 가면 너와 윤주원이 둘이서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소준섭은 손을 닦은 후 천천히 그의 커다란 몸을 웅크리고 주서희의 머리카락을 확 잡아 그의 눈앞으로 끌어당겼으며 주서희는 고통에 순간 식은땀이 났다. “내가 말하는데 내가 감옥에 가도 너와 윤주원이 함께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마치 미친 사람처럼 고개를 숙여 주서희의 입술을 물었고 힘이 워낙 세서 단 몇 초 만에 피부가 찢어지고 말았다. 피가 터져 나오자 소준섭은 혀끝으로 그 위를 핥
주서희는 소준섭이 자기를 고통스럽게 하려는 것은 이해했지만 이렇게 복수하는 방식이 결국 자기를 해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 그녀가 겪고 있는 일들은 모두 자초한 것이었지만 윤주원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소준섭은 왜 윤주원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굴었던 걸까?!윤주원이 맞아서 기절했던 모습이 떠오르자 주서희의 마음이 떨렸다. “소준섭 씨, 이건 당신과 나 사이의 문제예요. 윤주원은 상관하지 말고 그를 좀 봐주면 안 되겠어요?”소준섭은 미친놈이니 뭐든 할 수 있다. 만약 윤주원을 정말 여기로 끌고 온다면 소준섭이 윤주원 앞에서 자신을 모욕할까 봐 걱정되었고 차라리 여기에 갇혀 끝없이 고통 받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녀의 허리를 꽉 잡은 남자는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의 귀에 대고 물었다. “나랑 하는 게 좋아, 아니면 그 놈이랑 하는 게 좋아?”주서희는 이 순간 소준섭에게 반항하면 더 미친 복수가 돌아올 걸 잘 알고 있어 속눈썹을 내리깔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윤주원은 나를 건드린 적 없어요.”사실이기도 했다. 주서희를 건드린 남자는 소준섭밖에 없었으나 소준섭은 믿지 않았고 주서희가 윤주원을 연루시키지 않으려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너 그놈이랑 그렇게 오래 사귀었는데도 한 번도 침대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내가 세 살짜리 애로 보이냐?”주서희는 그의 말을 듣고 더 이상 그를 달랠 생각도 하지 않았다. “믿든 말든 당신 마음대로 해요그녀는 눈을 다시 감고 그를 무시했고 소준섭은 화가 나서 그녀를 뒤집어 땅에 무릎을 꿇린 채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수치스러운 자세로 반쯤 무릎을 꿇고 있는 주서희는 새장 난간을 움켜쥐고 이를 악물며 그가 주는 고통을 견뎌냈다...한때 그녀는 소준섭 오빠가 자신을 사랑해 주길 꿈꿨지만 지금의 그녀는 그와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혐오스러웠고 마치 자신이 개처럼 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그의 통제에 의해 완전히 저항할 힘조차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그녀는 이런 자신이
소준섭에게 주서희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을 때 세상은 온통 어둠뿐이었다. 차라리 그녀 손에 의해 감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두 사람의 감정을 끝내는 것이 낫다. 그래야 자신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그녀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떻게 끝내겠다는 건데요?” 주서희는 고개를 들어 차갑게 소준섭을 응시했다. 끝낼 수만 있다면야 좋겠지만 소준섭은 쉽게 그녀를 놓아줄 리 없었고 끝내기 전에 그녀를 괴롭힐 것이 분명했다. 소준섭은 발을 내디디며 새장으로 천천히 다가갔고 그의 큰 몸이 쭈그려 앉을 때는 마치 조련사처럼 그림자를 드리워 주서희를 무겁고 억압되게 만들었다. 한 사람은 앉아 있고 한 사람은 쭈그리고 앉아 있었으며 두 깊은 눈빛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셀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정과 애정이 주서희의 분노 어린 표정 속에서 하나도 가치 없어 보였다. 소준섭은 긴 속눈썹을 내리깔고 오랜 고민 끝에 담담히 입을 열었다. “예전처럼 나와 한 달만 같이 지내줘. 끝나면 널 보내줄게.” 보내준다고? 주서희가 감옥에 보낼 소준섭인데 그녀가 그를 믿을 리가 없었다. “나를 여기까지 데려오려고 그렇게 애썼으면서 어떻게 날 보내줄 리가 있겠어요?” 소준섭 같은 사람이라면 그녀를 이 황량한 섬에 영원히 가두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하지만 주서희를 잃은 소준섭은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꿈속에서도 약을 삼켜야만 덜 비참할 정도로 너무 지쳤다. 그는 아무런 호언장담도 하지 않고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주서희의 손바닥에 놓아주었다. “한 달 후에 내가 너를 보내주지 않으면 이 총으로 날 쏴도 돼.” 총을 손에 쥔 주서희는 몇 초 동안 총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총을 들어 소준섭의 이마를 겨누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빈총이었다. 안에는 총알이 없었다. 소준섭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넌 정말로 내가 죽기를 바라는구나.” 그의 깊고 음산한 눈빛에서 드러난 실망감이 주
소준섭은 주서희를 식탁 의자에 앉힌 후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부드럽게 물었다. “뭐 먹고 싶어?”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주서희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요.”소준섭의 손이 잠시 멈췄다가 그녀의 머리 뒤에서부터 천천히 손길을 따라 입술 쪽으로 옮겨갔다. “예전처럼 나를 대해주기로 했잖아, 좀 더 나에게 다정하게 굴어봐.”예전에는 그를 어떻게 대했었지?웃으며 맞이하고 다정하게 대해주고 하루 종일 사랑 한다고 말하고 밤마다 달콤하게 얽혀 잠들지 않았었나? 지금도 그때처럼 그를 대해야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주서희의 눈빛에는 약간의 증오가 묻어났지만 얼굴에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치즈 빵, 소고기, 오렌지 주스...”그제야 소준섭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다시 한 번 주서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래, 얼마나 좋아.”그가 혼자 부엌으로 갈 줄 알았는데 그가 그녀를 부엌으로 안아 데려가더니 깨끗하게 정돈된 조리대 위에 그녀를 앉히고 부엌문을 닫은 후 두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있게 되자 그제야 천천히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아마도 그녀가 칼 같은 것을 빼앗아 그를 해치려 할까 봐 매우 짧고 작은 도구들만 사용했는데 그것들로는 치명상을 입히기 어려웠다.주서희도 그렇게 작은 도구로 소준섭처럼 체격이 크고 힘이 강한 남자와 싸우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런다고 해서 전혀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주서희는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소준섭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스테이크를 굽자마자 첫 번째로 한 조각을 잘라 주서희의 입가에 가져갔다.“한번 먹어봐, 맛이 어떤지 봐줄래?”주서희가 그를 속이던 몇 년 동안에도 이렇게 지낸 적이 있었지만 그때의 주서희 눈에는 증오가 없었고 지금의 주서희는 마지못해 입을 열고 천천히 씹으며 아무 말 없이 그가 주는 대로 먹었다.소준섭은 화를 내지 않고 마치 장난꾸러기
주서희는 휴대전화를 쥐고 몇 초간 망설이다가 서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서유의 번호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유는 그 불치병을 앓고 있던 소녀가 그녀에게 고마워서 향수를 사러 가던 길에 맞아 죽은 특별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거실에 앉아 한밤중 동안 한숨도 못 잔 서유는 갑작스러운 낯선 전화에 놀라 심장이 쿵쾅거렸고 주서희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비로소 깊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서희 씨, 당신 어디에요? 괜찮아요? 소준섭이 당신한테 해코지한 거 아니죠?!” 연이은 걱정과 안부가 주서희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고 그녀는 별일 없다고 말한 후 소준섭을 올려다보았으며 그의 신호에 따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서유 씨, 당신들... 더 이상 나를 찾지 마요. 나 소준섭과 섬에 한 달 정도 있다가 돌아갈 거예요. 지금은 마침 봄이고 풍경이 아름다워서 여행하기 좋아요...” 그녀는 이곳이 어느 나라의 섬인지도 어떤 섬인지도 알지 못했다. 말할 수 있는 정보는 단지 섬이란 것과 온도를 보고 계절이 봄임을 추측한 것뿐이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서유와 이연석은 잠시 멍해졌고 둘 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이승하는 빠르게 반응하며 전화를 받아 차갑게 말했다. “소준섭, 그 사람을 풀어줘라. 내가 널 찾아내면 감옥살이로 끝나지 않을 거야.” 소준섭은 입 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 “이승하, 이것은 나와 주서희 사이의 일이야. 너는 참견하지 마.” 말을 마친 후 이승하는 “탁”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겨우 전화로 위치를 추적하려던 이연석이 아직 추적이 끝나기도 전에 화면에 갑자기 붉은색 표식이 나타났다. “이 자식, 꽤 빠른데.” 이연석은 욕설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서유의 휴대전화를 보고 화면에 표시된 번호가 알 수 없는 번호인 것을 확인했다. 이승하는 이연석에게 이 번호로 계속 추적하라고 지시한 뒤 소수빈에게 차갑게 명령했다. “국내는 지금 여름이야. 봄에 해당하는 나라는 브라질, 아르
그는 매우 들떠서 주서희를 안고 바닷가로 나와 모래사장으로 가지 않고 그녀를 근처의 잔디밭에 내려놓았다. 주서희가 도망칠까 봐 걱정이 되었는지 주서희가 땅에 앉자마자 수갑을 꺼내 그녀의 오른손목에 채우고 다른 쪽은 자신의 왼손목에 채웠다. 주서희는 이를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예전처럼 지내자 더니 왜 아직도 이런 식으로 나를 경계하는 거죠?”소준섭은 개의치 않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서로의 감정을 더 끈끈하게 해주지 않아?” 주서희는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속으로는 혹시 밤에 잘 때도 이렇게 수갑을 채워 두어 자신이 총을 못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대책을 생각하고 있을 때 소준섭이 갑자기 그녀를 아래로 눌렀다. “이 섬에는 아무도 없어, 너와 나만 있어. 한번 하자.” 주서희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소준섭, 난 원하지 않아요!”남자는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키스했고 그녀의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전에 네가 그랬잖아, 여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사실 원한다는 거라고. 난 그 말을 항상 기억하고 있어.” 주서희는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밀어냈지만 그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고 옷이 벗겨질 때 뒤에 있던 잡초들이 피부에 박혀서 아플 정도였다. 그가 그녀가 아파하는 걸 알아차렸는지 그녀를 안아 뒤집어 그의 위에 엎드리게 했다. 손목이 그의 손목에 수갑으로 묶여 있어서 도망갈 수도 없었고 허리는 그의 한 손으로 단단히 눌려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뿐이었다. 주서희는 가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분명 소준섭을 그렇게 미워하는데 왜 그가 그녀를 만질 때마다 반응을 보이는 걸까? 그녀는 눈을 감고 이러한 감정적인 반응을 전혀 드러내고 싶지 않았지만 소준섭은 그녀의 미세한 표정에서 그녀가 사실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의 어두운 눈동자에 주서희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사
주서희는 그 음산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돌리자 소준섭이 회전 계단 옆에 서서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순간, 태양은 사라지고 어둑한 달빛만이 건물의 꼭대기 층 유리를 통해 반사되어 소준섭의 얼굴에 어른거렸다.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보였다.그런 소준섭을 본 주서희는 몸을 떨며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고 그녀의 등은 새장 방의 문에 닿았다. 그 순간, 소준섭이 한 걸음 내딛으며 손목에 감겨 있던 흰 천을 풀면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가 그녀 앞에 도착했을 때 흰 천은 마침내 풀려 있었고 주서희는 그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폭력을 휘두를 것이라고 생각해 겁에 질려 도망치려 했으나 힘이 엄청난 그에게 잡혀 끌려왔다. 그는 흰 천으로 그녀의 두 손을 묶은 뒤 그것을 그녀의 머리 위로 들어 올렸고 그의 차가운 손가락이 그녀의 얼굴에서 가슴까지 쓸어내렸으며 남자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며 물었다. “한 달 후에 너한테 총을 준다고 하지 않았나? 뭐가 그렇게 급해?”주서희는 굴욕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소준섭, 난 당신이랑 한 달 동안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소준섭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세게 물었다. “하지만, 난 그러고 싶어.”따뜻한 혀끝이 피부를 핥을 때 마치 독사에 쏘인 듯 고통스러우면서도 떨림을 일으켰고 주서희는 물린 고통을 참으며 그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다리는 그에게 잡히고 몸은 문에 눌려 꼼짝할 수 없었다.소준섭은 일부러 그녀를 물면서 귀에 대고 말했다. “너 혹시 SM 같은 거 해본 적 없어? 벌로 한 번 해보는 게 어때?”그 단어가 나오자마자 주서희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소준섭, 제발 함부로 하지 마요!”그녀를 집단으로 강간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성적인 학대를 가했고 그 배후에 있던 소준섭이 이것을 벌로 삼으려 하다니, 그의 마음속은 대체 얼마나 어두운 걸까?소준섭은 그녀의 뺨에 키스를 하며 마치 연인에게 말하듯 매우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