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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단이수가 떠난 뒤, 이연석은 바로 비서에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 당장 F국으로 가서 스칼렛이라는 사람에 대해 조사해봐.”

정선월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옆에 있던 심범태가 헛기침을 하며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두 사람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고 심형진조차도 모르는 비밀인 것 같았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정선월이 아이에 대해 말을 한 것 같았다. 만약 그런 거라면 정가혜한테는 정말 재수 없는 일인데...

고민 끝에 한 번 알아보기로 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가 위험한 처지에 빠지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니까.

충동적인 성격이 자신에게는 해만 되고 사람들에게 이용만 당하게 된다는 걸 깨달은 그는 둘째 형처럼 모든 일을 정확하게 조사하고 증거를 얻은 다음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모든 것을 폭로할 생각이었다.

한편, 차에 앉아 집을 쳐다보던 정가혜는 갑자기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집에 가면 노현정은 분명 얘기는 잘 되었는지 언제 결혼할 건지에 대해 물을 것이다.

결혼은 그녀한테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왠지 모르겠다. 분명 재혼할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긴 한숨을 쉬던 그녀는 시동을 걸고 블루리도로 향했다.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창문을 내리는데 뜻밖에 이연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조수석에 앉아 있는 그도 막 창문을 내렸고 서로 마주 보게 된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그녀를 쳐다보던 그가 재빨리 시선을 돌리고는 이내 창문을 닫아버렸다.

짙은 속눈썹을 깜박거리던 그녀도 고개를 돌리고는 앞쪽의 신호등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원했던 일이었다. 근데 낯선 사람을 대하듯 자신을 대하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자신이 이렇게 억지를 부릴 줄은 몰랐던 건지 피식 웃음이 났다.

한편, 이연석은 원래 블루리도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정가혜의 차가 그곳을 향하는 것을 보고 그는 차를 돌렸다.

백미러 속, 뒤돌아가는 고급 차를 보며 그녀는 안색이 변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래,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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