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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서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육성재는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사람 아닌가? 어떻게 강세은을 한 번만 보고 얼굴을 기억할 수 있는 거지?

어떻게 그의 의심을 풀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바람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서다가 실수로 돌멩이를 밟아 무게중심이 옆으로 쏠렸다.

바닥에 쓰러질 때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받쳐주며 그녀를 잡아주었다.

그의 힘을 빌려 겨우 자리를 잡은 그녀가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한편, 그가 그녀의 허리를 잡았던 손을 살며시 뒤로 숨겼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아니면 너무 긴장해서인지 손에 땀이 가득 찼다.

이때, 서유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방금 온 여자는 정말 이지민 씨였어요. 못 믿겠으면 지금 바로 전화할게요.”

그의 시선은 시종일관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있었고 머릿속에는 온통 방금 그녀를 껴안던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손가락이 스친 곳은 부드럽고 부서질 듯 가는 그녀의 허리뿐만이 아니었고 향긋한 그녀의 긴 곱슬머리도 그의 손끝에 닿았었다. 부드러운 머릿결이 손끝을 스쳐 지나가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설렜고 잠깐이었지만 푹 빠져들게 되었고 손을 놓기가 싫었다.

머릿속에 이런 장면들이 반복되어 서유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네? 방금 뭐라고 했어요?”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 얘기 하나도 안 듣고 있었어요? 그런 것도 모르고 난 또 열심히 설명했네요.”

“무슨 설명이요?”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육성재 도련님, 지금 괜히 트집 잡는 거죠?”

그제야 그는 자신이 S 조직의 행적을 조사하러 왔다는 것을 떠올렸다. 서유 때문에 마음이 복잡해진 그는 순간적으로 그녀가 못마땅하였다.

“나한테서 멀리 떨어지라고 했죠?”

“그쪽이 먼저 다가온 거거든요. 내가 일부러 다가온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뭐라 그래요? 육성재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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