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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밤 열 시가 다 되어서야 서유는 연이의 방에서 나왔다.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던 그가 급히 다가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그녀를 껴안고 밖으로 나가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가혜 씨 클럽에 가고 싶으면 나랑 같이 가. 응? 이제 그만 화 풀어.”

마치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남자의 목소리는 풀이 죽어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혼자 갈 거예요.”

그녀를 안고 있던 손이 갑자기 굳어졌고 잘생긴 얼굴에 그늘이 졌다.

“당신도 알잖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렇게 사랑해서 화날 때마다 나 무시하는 거예요?”

그녀의 물음에 그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야.”

남자는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다시 한번만 기회를 줘.”

마음속 방어의 벽이 점차 무너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간신히 참았다.

“세은 씨랑 약속했어요.”

그의 안색이 점차 어두워지더니 그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녀의 얼굴을 한참 동안 쳐다보던 그가 그녀를 내려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서재로 돌아갔다.

문이 쾅 닫히는 순간 그녀의 심장도 덩달아 덜컹 내려앉았다.

화가 난 그의 모습은 역시 무서웠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수가 없었던 그녀는 소지섭을 불렀다.

차가 정원을 나선 후, 소지섭은 노파심에 몇 번이나 그녀를 설득했다.

“사모님, 이 늦은 시간에 클럽이라니요? 대표님께서 아시면 난리 나실 텐데...”

그가 언짢아할 거라는 건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 또한 참을 수가 없었다.

“그저 시늉만 하는 거예요. 절대 허튼짓 안 해요.”

말려도 소용이 없자 소지섭은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는 백미러를 쳐다보았다. 마침 뒤편에서 고급 차 십여 대가 그들의 뒤를 따라왔다.

소지섭은 고개를 저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진 꼴이다. 운전기사만 재수가 없게 되었으니...

한편, 서유와 강세은은 VIP룸에서 만나 먹을 것을 잔뜩 주문했다.

정가혜는 시간이 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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