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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육성재는 잠시 멍해졌다가 천천히 눈을 내리깔고 서유의 허리를 감쌌던 자신의 손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래서, 이게 좋아하는 거구나?

육성아가 전에 말해줬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보지 못하면 괴롭다고.

미친 듯이 소유하고 싶어지고 다른 사람이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걸 참을 수 없게 된다고.

서유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꼭 그랬다. 하지만...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이 하필 서유라니. 전에는 무시했던 여자, 이승하가 사랑하는 여자였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육성재는 한 걸음 물러섰다가 곧바로 돌아섰다.

“갑자기 볼일이 생각났어. 다음에 다시 약속하지.”

서둘러 도망치려는 그의 등 뒤로 이승하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육성재, 이 저녁 식사는 어떻게든 하고 가야 해.”

육성재가 고개를 돌려 고고하고 우아한 남자를 바라봤다.

“왜?”

이승하는 대답 대신 주태현에게 물었다.

“준비됐어요?”

주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 완료됐습니다. 식사하실 수 있습니다.”

이승하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가지.”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으로 육성재는 문밖에 서 있는 경호원들을 한번 쳐다보고는 이를 악물며 그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갔다.

서유는 이미 식당에 앉아 있었고, 두 사람이 들어오자 얼른 식사하라고 권했다.

이승하는 자연스럽게 서유 옆으로 걸어가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 친밀한 모습을 본 육성재는 방금 전 ‘좋아한다’는 감정을 깨달은 터라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먹먹함을 꾹 참으며 그는 두 사람 맞은편에 앉았다.

막 나이프와 포크를 집어 들었을 때 서유가 국을 한 그릇 떠서 이승하 옆에 놓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는 주인 여자가 손님을 대접하는 예의 바른 말투로 천천히 드시라고 했다.

지금 육성재의 상태로는 천천히 먹을 기분이 아니었고,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반면 이승하의 식욕은 좋아 보였다.

“여보, 먹여줘.”

방금 전까지가 물탐 듯 했다면 이 말은 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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