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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서유가 다가와 정가혜의 손을 잡고 힘주어 쥐었다.

“가혜야, 그렇게 말하지 마. 누구나 결혼을 꿈꿀 권리가 있어. 다만 그 결혼이 행복할지 불행할지의 차이일 뿐이야.”

정가혜의 눈에는 체념이 가득했다.

“어째서 내가 만난 건 다 불행한 걸까.”

이 말에 서유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정가혜가 겪은 일들은 정말로 모두 불행한 일뿐이었으니까.

전 남편 강은우는 돈과 집을 가로챘고, 이연석과는 그저 즐기는 관계일 뿐이었다. 심형진에 이르러서는 좋은 짝이라 생각했건만, 뜻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다.

점점 야위어가는 정가혜의 얼굴을 바라보며 서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심형진 씨를 거절하지 않았으니, 그의 어머니가 분명 또 난리를 피울 거야.”

정가혜도 정선월이 또다시 소란을 피울 것임을 모르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정말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몰랐어. 그가 그렇게 하는 걸 보니 차마 매정하게 굴 수가 없더라고.”

말을 마친 후 정가혜는 마음속으로 다시 이연석을 떠올렸다. 그가 재결합을 요청했을 때는 결코 자해나 무릎 꿇기 같은 걸로 강요하지 않았었는데, 심형진은...

왜 또 이연석 생각이 나는 걸까. 이미 서로의 길을 가기로 했는데 왜 그들을 비교하고 있는 거지? 설마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 건가?

정가혜는 짜증이 나 손에 든 컵을 내려놓고 소파에 누웠다. 멍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서유의 기억 속에서 정가혜는 언제나 깔끔하고 결단력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심형진의 일에 대해서는 우유부단해 보였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가혜야, 왜 심형진 씨를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거야?”

그래, 왜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걸까?

분명 이연석을 거절할 때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매정하고 단호했는데, 어째서 심형진에게는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 거지?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그때 서유가 그녀의 눈을 뜨게 해주었다.

“때로는 나도 도덕적으로 옴짝달싹 못 하게 되면 차마 매정하게 굴지 못해.”

정가혜는 홱 고개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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