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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단이수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몇 번 목격한 후, 이지민은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둬버렸다. 밤낮 없이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그렇게 지냈다.

그때, 그녀는 단이수가 와서 자신을 찾아줄 것을 기대했다. 재결합을 원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단순히 위로의 말이라도 듣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이지민은 다시는 단이수를 만나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나 단이수가 갑자기 찾아와 이제 다시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도, 그녀는 그를 무시했다.

오빠 이연석은 단이수가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고 말했지만, 이지민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음에도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유를 묻지도 않았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었다.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 언덕 아래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단이수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살며시 미소 지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그녀는 이미 그를 놓아주었다. 굳이 말해봐야 그녀와 그녀의 부모 사이에 골만 깊어질 뿐이다. 무엇 때문에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냥 그녀가 아무것도 모른 채,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두자.

이런 생각에 잠긴 단이수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다.

“오늘 밤 말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 거야.”

“말해도, 날 용서해 줄 거야?”

“아니.”

단이수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

“그럼, 하지 말자.”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돌아섰다.

그의 야윈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지민은 처음 그를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

그때 단이수는 ‘나이트 레일’이라는 룸에 앉아 있었다. 그는 나른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어 혼자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둑어둑한 조명 아래, 그는 주변의 시끄러운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고독으로 가득 찬 존재처럼 보였다.

얌전한 성격의 이지민은 이런 남자에게 저항할 수 없었다. 그녀의 친구들이 그에게 빠지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그녀는 이미 첫눈에 반해버렸고, 친구들의 충고는 너무 늦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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