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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차창 너머로 아래층에서 뒤돌아서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상연훈은 손에 든 술잔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결국은 헤어졌네요.”

그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보던 이승하의 눈빛이 약간 흔들렸지만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표정이었다.

“지민이는 늘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고 원하지 않는 건 물건이든 감정이든 과감하게 포기하는 사람이었다.

술잔을 들고 있던 상연훈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걸 저한테 보여준 의도가 뭡니까?”

현재 이지민과 서로 혼담이 오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한테 여동생의 과거를 숨겨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당신을 속일 수 없을 테니까요. 남들의 입을 통해 이 사실을 아는 것보다는 차라리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말을 하면서 이승하는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타는 그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도 지민이와 계속 결혼할지 말지는 당신 스스로 결정해요.”

상연훈의 입가에 웃음이 더 깊어졌다.

“제 결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대표님의 여동생에게 달렸지요.”

말을 마치고 그가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이 대표님의 성격이 꽤 마음에 듭니다. 아쉽게도 대표님은 남자라서...”

이승하가 짙은 눈썹을 찡그리며 혐오의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자 그가 크게 웃음을 지었다.

“농담입니다. 저 성적 취향은 정상이에요.”

차가운 얼굴의 이승하가 손에 든 컵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대답했다.

“성적 취향이 정상이라고 했던 누군가가 내 아내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네?”

상연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다리를 내려놓고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누구예요? 감히 겁도 없이 대표님의 여자를...”

소파에 등을 기댄 남자는 그를 차갑게 쳐다보면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상연훈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내분이 너무 아름다워서 숨겨두신 건가 봐요. 저한테는 소개도 안 해주시고.”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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