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50화

그 당시 단이수를 때리고 욕하던 모습이 떠올라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가 복수라도 할까 봐 두려웠던 사람처럼 문밖에 서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사과하려고 왔어.”

그녀는 들고 있던 귀중품을 단이수에게 건네주었다.

“자네 외할머니가 나 때문에 돌아가신 걸 이제 알게 됐어. 정말 미안하네.”

단이수는 그녀가 건네주는 물건을 받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물건을 현관 앞에 내려놓았다.

다시 몸을 곧게 펴고 그를 올려다보며 긴장하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지민이랑 다퉜어. 아직도 자네에 대해 마음이 있는 것 같던데. 두 사람 다시...”

“사모님.”

단이수가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지민이가 그런 건 저희 외할머니 때문일 겁니다. 저한테 아직까지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에요. 저와 지민이는...”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붉게 부어오른 눈에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이 훤히 드러났다.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지민은 사랑하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사랑하지 않으면 깨끗이 물러나는 사람이었다.

아니, 그녀는 스스로 물러난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강요에 의해 떠난 것이었다.

그녀를 떠난 보낸 방법이 너무 잔인해서 그녀가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유나희는 두 사람이 결국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분명히 이미 동의했는데 왜 다시 함께할 수 없는 건지?

단이수는 그녀에게 답을 주지 않았고 그저 허리를 굽혀 현관에 있던 물건을 들어 다시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사과 필요 없습니다. 어머니로서 딸이 행복해지길 바란 마음에서 그런 것이니 전 이해합니다.”

“저희 외할머니는 저한테 미안한 마음에 자살하신 겁니다. 이게 다 제가 못난 탓이죠.”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 젊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며 그녀는 믿기지가 않았다.

자신이 단이수한테 편견이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 편견이 딸을 해쳤고 남의 귀한 집 손자까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