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58화

한편, 배하린이 허리를 감싸자 이연석의 표정이 갑자기 차갑게 변하였다.

그가 있는 힘껏 그녀를 밀어내며 입을 열었다.

“분명히 얘기했지. 다시는 나 찾아 오지 말라고.”

어렵게 그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있나? 그녀가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어리광을 부렸다.

“너무 그러지 마. 어찌 됐든 내가 너 첫사랑이고 네 목숨까지 구해줬는데. 그 나이 많은 여자 때문에 날 이렇게 버리는 거야?”

그가 그녀의 손길을 뿌리쳤다.

“배하린, 네가 날 구해준 건 고마워. 하지만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은 이미 충분히 했어. 너한테 더 이상 빚진 거 없다고. 그리고 첫사랑이라는 거...”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혐오가 가득 찬 눈빛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 당시 네가 우리 둘째 형한테 꼬리 친 거 나 다 알고 있어.”

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래전의 일을 이연석이 알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이 그녀는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

그는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고 그랜드 호텔의 꼭대기 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바닥에 누워 의식을 잃은 심형진의 모습만 보였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그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단이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어? 심형진이 가혜 씨한테 무슨 짓이라도 한 거야?”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단이수가 먼저 물었다.

그 녹음 파일과 사진들은 모두 단이수가 보낸 것이었다.

정가혜의 성격으로는 분명 그것들을 보고 심형진과 헤어질 것이라고 짐작했다.

다만 심형진의 말이 마음에 걸렸던 그는 정가혜한테 나쁜 일이라도 벌어질까 봐 걱정되었다.

그 생각에 그는 바로 자신이 한 일을 이연석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얼른 위치를 파악해서 정가혜를 구하러 가라고 했다.

엘리베이터로 다시 들어온 이연석이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단이수를 나무랐다.

“내가 몇 번을 말해. 전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이혼한 여자라 이런 사진들 보면 받아들일 수 없을 거라고 했잖아. 끝내 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