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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심형진이 자신의 야망을 태연히 인정하자 이승하는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의학상을 받고 싶어 하는 건 알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당신이 원하는 걸 절대 갖지 못하게 할 거예요.”

이 잔인한 말에 심형진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무슨 권리로?”

이승하는 손에 든 작은 칼을 햇빛 아래 들어 올렸다. 칼날에서 눈부신 빛이 반사됐다.

“당신 목숨과 앞날이 내 손에 달렸으니까.”

칼에서 반사된 빛에 눈이 부신 심형진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손목에 칼이 스치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뜨자 살갗에서 붉은 피가 쏟아져 나왔다...

손목을 베어낸 사람은 피를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마치 생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심형진은 이승하가 그저 말로만 협박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로 칼을 휘두르자 크게 놀랐다...

정 의사도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지만 문 앞을 막고 선 경호원에게 밀려 도로 들어왔다.

이승하는 느긋하게 소수빈이 건넨 물수건으로 칼날을 닦아냈다.

“심형진 씨, 내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 말하지 않으면 당신이 입을 열 때까지 계속 베어낼 수밖에 없겠지.”

손목의 고통에 심형진은 이승하의 말이 단순한 협박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 남자는 교활할 뿐 아니라 무서운 짓도 서슴지 않는 자였다. 자신이 이승하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이다.

“말하면 돌려보내 주시겠습니까?”

이승하는 냉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심형진은 이제 이승하의 미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피 흘리는 손목만 바라보며 망설였다.

이승하의 인내심이 바닥난 듯했다. 칼끝을 심형진의 손목으로 가져가 힘줄을 도려내려 하자 심형진이 황급히 애원했다.

“제발 손목 건드리지 마세요. 다 말하겠습니다...”

그의 손으로 아직 수술을 해야 했다. 절대 망가뜨릴 수 없었다!

“그날 원장님이 윤 선생님을 찾아와 의학상은 윤 선생님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을 때, 저는 마음에 꿍꿍이를 품었습니다. 마침 급하게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었는데, 그 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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